#외전 5화. 매일 다시 선택할 사람진서아가 한시준의 집에서 지낸 지 여섯 달이 지났다.처음에는 일주일씩 연장하던 동거였다.두 번째 일주일이 끝났을 때는 서아가 먼저 기간을 말하지 않았고, 시준도 묻지 않았다.계절이 바뀌는 동안 드레스룸의 절반은 자연스럽게 서아의 옷으로 채워졌다. 화장대 위에는 립스틱과 향수가 늘어났고, 냉장고에는 시준이 먹지 않던 과일과 탄산수가 들어왔다.침실 구석의 수면등도 여전히 켜져 있었다.이제 시준은 불빛이 없으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았다.같이 산다고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시준은 서아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시간을 확인했고, 서아는 그런 시준에게 라운지 영업시간표를 냉장고에 붙여놓으라고 했다.서아는 사용한 컵을 아무 곳에나 두었고, 시준은 발견하는 즉시 정해진 위치로 옮겼다.한 번은 서아가 일부러 컵을 거실과 침실, 드레스룸에 하나씩 놓아두기도 했다.시준은 말없이 전부 치운 뒤 다음 날 같은 자리에 새 컵을 가져다 놓았다."뭐 하는 거예요?""네가 필요해서 둔 줄 알았어.""제가 어지럽힌 거예요.""알아.""그런데 왜 다시 놔요?""내가 치우는지 시험한 거잖아."시준은 서아보다 먼저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여전히 자주 부딪혔다.하지만 이제는 한쪽이 사라지는 것으로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고 했다.문을 닫더라도 잠그지는 않았다.그 정도면 두 사람에게는 충분히 평온한 연애였다.서아가 시준의 변화를 눈치챈 것은 목요일 아침이었다.시준은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자꾸 서아의 왼손을 바라봤다.처음 한두 번은 우연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식탁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차에 타기 직전에도 시선이 같은 곳에 머물렀다.서아가 결국 손을 들어 보였다."왜 자꾸 봐요?"시준이 시선을 피했다."안 봤어.""세어봤는데 일곱 번 봤어요.""그걸 왜 세.""이상하니까요."서아는 그의 앞에 왼손을 내밀었다."뭐 묻었어요?""아니."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