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외전 - 진서아 시점(1)##내가 그 남자를 선택하기까지결혼한 뒤에도 한시준은 가끔 나를 손님처럼 기다렸다.정확히 말하면, 내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렸다."안 들어오고 뭐 해요?"늦은 밤 라운지 문을 열자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계단 끝에 서 있었다.영업은 이미 끝난 시간이었다.직원들도 모두 퇴근했고, 골목에는 겨울비가 가늘게 내리고 있었다."네가 마감 중이었잖아.""열쇠 있잖아요.""라운지 열쇠는 없어.""집 열쇠 말고요."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손님으로 오지 않는 날에는 내가 먼저 부르기 전까지 계단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내 남편이 된 뒤에도 그랬다.처음 만난 날의 한시준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에덴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았다.비싼 정장과 손목시계 때문만은 아니었다.남자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시선이었다.무엇을 보고 있는지보다, 그것을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했다.한시준은 사람을 선택하는 눈으로 봤다.마음에 들면 가지고, 싫증 나면 놓아버리는 사람.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가능성은 생각해본 적 없는 남자.그런 남자들은 오히려 다루기 쉬웠다.원하는 말을 해주고, 정해진 순간에 웃어주고, 자신이 특별하다는 착각을 주면 됐다.그날도 평소와 똑같이 웃었다.그런데 그가 말했다.세 번 다 똑같은 미소라고.처음에는 조금 놀랐다.그런 걸 알아보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그렇다고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내 손목을 잡고도 놓으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놓지 않을 것처럼 굴었으니까."밀어내지 않는다고 원하는 건 아니에요."나는 그의 손가락을 하나씩 떼어냈다.그 순간 시준의 눈빛이 달라졌다.기분이 상한 남자의 얼굴이었다.그런데도 화를 내지 않았다.대신 나를 더 오래 봤다.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그가 나를 손님에게 웃어주는 여자가 아니라, 자신을 거절한 사람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비싼 귀걸이를 돌려보낸 건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었다.정말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