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은 다시 샴페인 잔을 들었다. 지아는 어느새 수희와 신혼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결혼 준비 때문에 미뤄뒀던 여행을 뒤늦게 다녀왔다는 수희의 말에 지아가 부럽다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마지막으로 여행 간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 “너는 맨날 바쁘냐?” 재욱이 옆에서 말을 보탰다. “이번 주말도 출근해야 돼?” “응. 내일도 나가야 돼. 오늘도 퇴근하고 온 거야.” “그렇게 살면 연애는 언제 하냐?” “연애할 시간이 어딨겠니, 내가.” 서준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할 사람이 없는 거 아니야?” “그것도 맞지.” 지아가 태연하게 인정하자 재욱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대학 때도 그런 소문 있었잖아.” “무슨 소문?” “네가 재하 좋아해서 다른 남자는 눈에도 안 들어온다고.” 서인은 잔을 입술에 가져가려다 멈췄다. “야, 그 얘길 여기서 왜 해.” 지아가 재욱을 쳐다봤다. “아니, 옛날에 그런 얘기가 있었다고.” 재욱은 웃으며 대답하다가 뒤늦게 서인을 돌아봤다. “아, 형수님. 죄송합니다. 괜한 얘기를 했네요.” “괜찮아요.” 서인은 가볍게 웃었다. “취했으면 그만 마셔.” 지아가 핀잔을 주자 재욱은 잔을 내려놓았다. 서준이 다른 화제를 꺼내면서 대화는 곧 넘어갔다. 서인은 샴페인을 한 모금 마셨다. 지아는 수희가 가져온 디저트를 살펴보고 있었고, 재하도 별다른 반응 없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잠시 뒤 지아가 재하에게 물었다. “너 이번 동문 모임 나올 거야?” “시간 봐서.” “좀 나와. 다들 너 궁금해해.” “생각해 볼게.” 지아는 더 권하지 않고 재욱에게도 참석할 거냐고 물었다. 서인은 맞은편에 앉은 지아를 바라봤다. 지아는 재욱의 대답을 듣다가 웃었고, 재하도 두 사람의 이야기에 가끔 말을 보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인은 문득 재하와 눈이 마주쳤다. 재하가 몸을 조금 기울였다. “신경 쓰여요?” “뭐가요?” “아까부터 저쪽만 보길래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25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