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오전부터 이어진 회의가 오후까지 밀렸고, 중간중간 결재와 보고가 끼어들었다. 퇴근할 무렵에는 다음 날 오전에 볼 자료까지 가방에 넣어 나와야 했다. 금요일 역시 비슷했다. 한성 본사를 빠져나온 건 해가 거의 진 뒤였다. 서인은 곧장 청담동의 샵으로 향했다. 갈라 참석을 결정한 게 월요일이었지만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 브랜드 측에서 드레스와 주얼리 후보를 보내왔고, 그중 몇 가지를 추려 피팅까지 마친 상태였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치고 드레스로 갈아입은 뒤에야 서인은 거울 앞에 섰다. 검은 드레스는 장식이 거의 없는 디자인이었다. 몸을 따라 떨어지는 선이 매끈했고, 드러난 목선을 따라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힌 목걸이가 올라갔다. 머리를 올려 묶어 드러난 귀에는 같은 컬렉션의 귀걸이를 착용했다. 평소보다 짙어진 손끝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수요일에 시은이 골라준 네일이었다. 그날은 지나치게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드레스와 주얼리까지 갖추고 나니 오히려 잘 어울렸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작은 스톤이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마지막으로 립을 수정하던 중 직원이 들어와 재하가 도착했다고 알려왔다. 서인은 가방을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건물 앞에는 검은 세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가 열어준 문으로 차에 오르자 먼저 와 있던 재하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 역시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검은 턱시도에 흰 셔츠, 별다른 장식 없는 보타이까지 평소 공식 석상에서 보던 차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인이 옆자리에 앉아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는 동안에도 재하는 말이 없었다. 문이 닫히고 나서 고개를 들자 그가 여전히 자신을 보고 있었다. “왜요?” 재하는 그제야 시선을 거뒀다. “아니.” 잠깐의 틈을 두고 그가 덧붙였다. “오늘 예쁘네요.” 서인은 잠시 재하를 바라봤다. 결혼하고 함께 공식 석상에 나선 게 한두 번도 아니었다. 그때마다 비슷한 차림을 했고, 재하 역시 그 모습을 수도 없
最終更新日 : 2026-10-04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