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으로 나왔는데도 귓가에 그 소리가 남아 있었다.빠르고 작은 심장 소리.사라는 초음파 사진을 손에 든 채 한참 내려다봤다.검은 화면 안의 작은 형체.아무리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저게 자기 배 안에 있었다.벌써 여덟 주나.강수가 차 문을 열었다.사라는 타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강수의 시선이 내려왔다.“왜.”사라는 초음파 사진을 들었다.“이게 진짜 우리 애래.”“어.”“심장도 뛰어.”“들었어.”“엄청 빨리 뛰던데.”강수는 대답하지 않았다.사라는 또 사진을 내려다봤다.신기했다.그런데 신기한 감정이 조금 가라앉자 그제야 현실이 밀려왔다.강수.자기.그리고 서희.사라의 얼굴에서 조금씩 웃음이 사라졌다.강수가 그 변화를 보고 있었다.“오빠.”“왜.”사라가 한참 입술만 달싹였다.“우리 이제 어떻게 해?”처음으로 그 질문을 했다.둘이 처음 선을 넘었을 때도 하지 않았다.연애를 시작했을 때도.강수의 물건이 하나둘 자기 집을 채우고, 어느 순간 그 집을 ‘우리 집’이라고 부르게 됐을 때조차 묻지 않았다.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사라는 원래 그런 여자였다.좋으면 만났다.싫으면 돌아섰다.내일의 마음을 오늘 약속하지 않았다.그런데 이제는 달랐다.둘 사이에 하나가 더 생겼다.강수의 시선이 사라의 배로 내려갔다.아직 평평했다.겉으로는 어제와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강수가 손을 뻗었다.큰 손바닥이 배 위에 조심스럽게 닿았다.사라가 그 손을 내려다봤다.“나도 모르겠어.”처음이었다.사라가 그렇게 말하는 건.“좋은 건지, 무서운 건지도 모르겠어.”강수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아까 심장 소리 들을 때는 되게 이상했어.”사라가 작게 웃었다.“진짜 내 안에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잠깐 침묵했다.“근데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할 게 너무 많아.”강수의 턱이 굳었다.사라가 그를 올려다봤다.그리고 결국 입 밖으로 꺼냈다.“서희도 있잖아.”바람이 지나갔다.강수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