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사랑하느냐는 질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 단어를 자신에게 가져다 붙여본 적이 별로 없어서였다.좋으면 좋았고, 싫으면 싫었다. 만나고 싶으면 만났고, 떠나고 싶어지면 떠났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해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끌린다고 해서 그 감정을 굳이 거창한 이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래서 사라는 잠깐 생각했다.“사랑……?”서희의 눈이 흔들렸다.사라는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그게 뭔데.”“뭐?”“나 그런 거 잘 몰라.”서희의 얼굴이 어이없다는 듯 굳었지만 사라는 장난치는 게 아니었다. 정말 생각하고 있었다.강수도 말없이 사라를 내려다봤다.“근데 그냥.”사라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옆에 있으면 설레고 좋아.”강수의 시선이 멈췄다.“같이 있으면 즐겁고 재미있어. 별거 안 해도 그래. 밥 먹고, 놀고, 그냥 소파에 같이 누워 있어도 좋아.”사라는 잠깐 강수를 올려다봤다.그 눈에는 평소처럼 장난기가 없었다.“그리고 오빠 앞에 있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별거가 별거 아니게 돼.”강수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서희는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사라를 바라봤다.“그게 무슨 말이야.”사라는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말로 설명하려니 생각보다 어려웠다.자신에게는 언제나 별것 아닌 척했던 것들이 있었다. 돌아갈 곳 없이 자란 것도,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것도, 서후를 잃은 것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라를 옮겨 다니고, 웃고, 놀고, 사람을 만나면 그만이었다.그런데 강수 앞에서는 굳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었다.“다들 나 이상하다고 하거든.”사라가 작게 웃었다.평소처럼 밝은 웃음은 아니었다.“너도 알잖아. 나 어릴 때부터 뜬금없는 짓 많이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갑자기 어디 가버리고.”서희는 대답하지 않았다.너무 잘 알았다.“사람들은 처음에는 재밌어해. 근데 오래 보면 꼭 그래. 왜 그렇게 사냐고. 좀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