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의 일상은 놀라울 만큼 똑같이 평범했다.어젯밤 이 집에 서희가 찾아왔고, 세 사람이 한 거실에 앉아 몇 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커튼 사이로 아침 햇빛이 들어왔고, 알람은 평소와 같은 시간에 울렸으며, 강수는 먼저 일어나 샤워를 마친 뒤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욕실 세면대 앞에 선 강수가 턱에 면도기를 천천히 밀었다.그 옆에는 사라가 있었다.잠에서 깨기는 한 건지 의심스러운 얼굴이었다. 긴 머리는 사방으로 헝클어져 있었고, 눈은 절반도 뜨이지 않았다. 잠옷 차림으로 세면대에 기대선 채 칫솔만 입에 물고 멍하니 거울을 보고 있었다.칫솔이 느릿느릿 움직였다.그러다 멈췄다.“오빠.”강수는 거울을 보며 면도기를 움직였다.“왜.”“출근을 왜 하는 거지…….”강수의 손이 잠깐 멈췄다.거울 너머로 사라를 봤다.“돈 벌려고.”사라는 눈을 감은 채 다시 칫솔질을 했다.“나 돈 있는데…….”“그래도 해.”“오빠도 돈 많잖아.”“어.”“근데 왜 해?”“일이니까.”사라의 미간이 느릿하게 찌푸려졌다.“이상해…….”“뭐가.”“돈 벌려고 출근하는 건데 돈 있는데 출근해.”강수는 대꾸하지 않고 다시 면도했다.사라는 잠에 취한 얼굴로 한참 고민하다가 중얼거렸다.“그럼 우리 오늘부터 백수 하면 안 돼?”“안 돼.”“왜.”“회사 가.”“회장님 너무해…….”“비서가 더해.”사라가 그제야 눈을 조금 떴다.“나 비서 아닌데.”“보조 비서.”“그게 그거잖아.”강수가 물로 얼굴을 씻었다.그사이 사라는 다시 눈을 감고 있었다.칫솔을 입에 문 채로.강수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사라의 칫솔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자지 마.”“안 자.”“눈 떠.”“눈 뜨고 있어.”“감았어.”사라가 억지로 한쪽 눈만 떴다.“떴어.”강수는 말없이 바라보다 사라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줬다.사라는 양치를 끝내고 입을 헹군 뒤 그대로 강수의 팔에 이마를 기댔다.“나 오늘 연차.”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