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집이냐, 결혼이냐, 강수냐.셋을 따로 떼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며칠 전까지는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강수와 결혼했고, 함께 사는 곳이 집이었고, 그 안에서 자신은 그의 아내였다.그 모든 게 하나였다.그런데 지금은 사라가 그걸 하나씩 떼어놓고 물었다.서희의 시선이 강수에게 향했다.“오빠.”강수는 말없이 바라봤다.“강수 오빠.”이번에는 사라가 눈을 깜빡였다.서희의 목소리가 떨렸다.“난 강수 오빠야.”거실이 조용해졌다.“집 때문에 이혼 안 한다는 거 아니야. 결혼한 여자라는 자리 하나 붙들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니고.”서희는 무릎 위에 올린 손을 꽉 잡았다.“나 아직 오빠 사랑해.”사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신이 다른 여자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당신 좋아했던 마음까지 갑자기 없어지는 거 아니잖아.”강수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서희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나는 어제까지도 내 남편이 나 사랑하는 줄 알았어. 조금 바빠졌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졌어도…… 그냥 그런 줄 알았어.”그 시간 동안 강수에게는 돌아오는 곳이 따로 생겼다.사라는 그곳에서 강수를 기다렸고, 강수는 퇴근하면서 사라가 좋아하는 우유를 샀다.그 사실을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그런데 나보고 어떻게 바로 끝내.”사라의 눈이 서희에게 머물렀다.“이혼하면 끝나는 거잖아.”“서류는.”서희가 고개를 저었다.“나는 안 끝나.”사라는 입술을 다물었다.그건 이해할 수 있었다.자신은 관계가 끝나면 떠나는 사람이었다. 잡지 않았고, 잡히지도 않았다. 마음이 식으면 그걸 굳이 붙들어놓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서희는 자신과 달랐다.강수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결혼했고, 그 사람과 평생 살 거라고 믿었다.“그래서 이혼 안 하는 거야?”“응.”서희가 대답했다.“적어도 지금은.”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아.”서희의 미간이 좁아졌다.“그게 끝이야?”“뭐가?”“내가 네가 만
Last Updated : 2026-09-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