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외계인들이 이 영화의 진짜 착한 놈들인 것 같아,” 마일라가 웅얼거렸다.그녀와 베크는 작은 거실 소파에 다리를 담요로 덮은 채 나란히 파묻혀 있었다. 베크의 배 위에는 먹다 만 팝콘 그릇이 놓여 있었고, 마일라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그의 품에 쏙 안겨 있었다. 베크의 손가락은 나른하게 그녀의 머리칼 한 가닥을 꼬고 있었다.조명은 은은하게 어두웠고, TV 화면에서는 저예산의 형편없는 SF 영화의 부드러운 불빛이 멍하니 새어 나오고 있었다.“아마 그럴걸,” 템포를 늦춘 채 그녀의 관자놀이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베크가 동의했다. “세상을 구하겠다고 나서는 저 남자는 누가 봐도 무능한 멍청이니까.”복도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재러드라고 생각한 마일라가 큰소리로 불렀다. “제이, 와서 이 말도 안 되는 영화 좀 봐요.”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녀가 입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동작이 그대로 굳어졌다.헤이든이 문가에 서 있었다. 부드러운 코튼 조거 팬츠와 낡은 회색 티셔츠 차림이었고,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손은 목발을 짚고 있지 않았고, 다리에는 보조기조차 채워지지 않았다.그는 아무런 지지대 없이 온전히 두 발로 서 있었다. 약간 뻣뻣해 보이긴 했지만, 완벽하게 혼자 힘으로 선 모습이었다. 이어 그가 느리고 단호하게 방 안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또 한 걸음. 입가에 희미하고도 자랑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그의 시선은 온전히 마일라와 베크를 향하고 있었다.믿을 수 없다는 듯 마일라가 날카롭게 숨을 들이키며 자리에서 왈칵 일어났다. 비틀거릴 만큼 급하게 일어선 그녀의 커다란 두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갑작스럽게 멈춰 선 그녀를 따라 고개를 돌렸던 베크는 입을 떡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경외감에 휩싸여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헤이든이 세 걸음을 더 내디뎠다. 이제 휘청거림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았
Last Updated : 2026-10-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