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과 그의 절친들에게 사로잡히다 (역하렘): Chapter 31 - Chapter 40

89 Chapters

제30장: 침묵이 깨지기 전에

그날 밤, 재러드의 강력한 요구로 경호원들은 정원과 저택 내부를 두 번이나 샅샅이 수색했다. 재러드는 저택 전체를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한 뒤 마일라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 그녀가 이미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러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어스름한 방 안에 누워 있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잠은 찾아오지 않았다. 양을 세어보아도 소용없었고, 눕는 자세를 계속 바꾸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천장을 응시하는 그의 머릿속으로 오늘 있었던 일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헤이든이 거둔 성공에 기뻐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그를 부러워한 적은 없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늘 대중의 시선을 받는 삶은 그가 즐기거나 견뎌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란… 원래 그런 존재들이니까. 수년 동안 그는 언론이 헤이든의 작은 행동 하나, 실수 하나까지 어떻게든 스캔들로 가공해 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회사를 상장할 때부터 연애사, 마일라와의 결혼, 그리고 이번 사고에 이르기까지. 저들은 언제나 부정적인 가십거리를 찾아내곤 했다. 언론을 너무 비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기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젠장, 저들은 대부분의 순간 최소한의 페어플레이조차 하지 않았다. 헤이든이 싱글이었을 때는 신문이나 가십지 따위가 자신에 대해 뭐라고 떠들든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마일라가 그의 삶에 들어오고 저들이 그녀를 돈을 노리는 창녀 취급하려 했을 때, 헤이든은 빠르게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그 기사를 썼던 기자를 쫓아가 완전히 매장해 버리고, 기자의 커리어를 박살 낸 뒤 그 기사를 실었던 회사와 블로그들까지 싹 다 쓸어버리던 헤이든의 모습이 떠올라 재러드는 나지막이 풋하고 웃었다. 그 누구도 그의 노여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한 어떤 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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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복도의 핏자국

팬트리 문이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안쪽으로 산산조각 나며 파열하자, 마일라는 가슴이 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뒤로 껑충 물러섰다.마일라의 숨소리가 가쁘고 얕게 이어졌다. 가해지는 또 다른 충격에 문이 위태롭게 흔들렸다.좁은 공간 속에서 그녀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구굴렀다. 밀가루 자루, 파스타 소스 병, 그리고 생수 상자들이 보였다. 그러다 포장재를 자르는 용도의 작은 가위 한 자루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녀의 몸이 움찔했다.손을 바들바들 떨며 그녀는 재빨리 가위를 낚아챘다.문이 안쪽으로 쾅 소리를 내며 완전히 일그러졌고, 목재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그녀는 선반 쪽으로 몸을 바짝 밀착시키며 뒤로 물러섰다.날카롭게 일그러진 문틀 사이로 한 남자가 성큼 걸어 들어왔다. 주방의 희미한 조명을 등지고 있어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었지만, 어깨 폭은 문틀의 절반을 막아설 만큼 거대했다."널 구하러 왔어, 로지," 남자의 목소리가 낮고 기괴하게 흘러나왔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삭이듯."로지," 그가 마치 성당 안에 둘만 남아 기도라도 올리는 것처럼 부드럽게 그녀를 불렀다.마일라의 심장이 갈비뼈를 미친 듯이 두드렸다. "대체 로지가 누구야?"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한 걸음 더 다가섰다.그녀는 허벅지 뒤로 가위를 숨긴 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물러서," 강한 척 목소리에 날을 세우려 애썼지만, 떨림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 찰나의 순간, 팬티 건너편에 있던 그가 다가와 그녀의 입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막아버렸고, 비명 소리는 목구멍 뒤로 컥 하고 막혀버렸다.마일라가 몸부림쳤지만 그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마치 집안 구조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처럼, 그는 그녀를 끌고 주방 너머 복도로 성큼성큼 나아갔다.그녀의 억눌린 비명 소리가 벽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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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복도의 핏자국 (2부)

“마일라!” 두려움에 찌든 재러드의 고함이 집 안 전체를 쩌렁쩌렁 울렸다.그가 권총을 뽑아든 채 주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한쪽 경첩이 떨어진 채 부서진 팬트리 문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를 감싼 공포가 두 배로 치솟았다.“마일라?”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와중에 그가 다시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주방은 텅 비어 있었다.팬트리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그의 눈에 띄었다. 다가가 확인해 보니 그녀의 전화기였다.심장이 더욱 강하게 내리쳤다. 그가 주방을 쳐들어 나가 복도를 내달렸다.메인 복도 중간 지점에 도달한 그는 동쪽 복도로 갈라져야 할지, 직진해서 거실과 도서관으로 향해야 할지, 아니면 서쪽 복도로 내려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잠시 멈춰 섰다. 이래서 그가 커다란 집을 지독하게 싫어했던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복도와 모퉁이들.집 안은 이미 밝게 불이 켜져 있었다. 모든 경호원이 그의 경고 사격 소리를 듣고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내 그의 주변으로 대원들이 몰려들었다.그가 가장 가까이 있던 자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 집의 마님이 납치당했다. 우리 빌어먹을 코앞에서 말이다."대원들의 눈이 충격으로 커졌고, 말을 잃은 채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그가 손을 내밀었다. "이어폰 내놔." 이어폰을 받아 끼자마자 그는 보안 통제실을 향해 소리쳤다. "놈들의 움직임을 추적해. 당장.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라고.""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는," 몇 초 후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동쪽 복도로 갈라져 들어갔습니다."재러드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복도를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경호원 두 명이 즉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마지막? 카메라로 안 보인단 말인가?" 그가 이어폰에 대고 으르렁거렸다. "이 저택의 모든 모퉁이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 텐데.""그렇습니다, 팀장님. 하지만 현재 무언가가 시스템을 방해하고 있습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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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압박점

“누구든 응급처치 상자 좀 가져와.” 작은 거실 중 하나의 소파에 그녀를 내리놓으며 재러드가 고함을 질렀다.주위를 서성이던 경호원 두 명 중 한 명이 상자를 가지러 서둘러 뛰어 나갔다.재러드는 걱정으로 팍 삭아버린 얼굴로 그녀의 상태를 살피며 돌아섰다. 어디를 건드려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그의 두 손이 허공에서 불안하게 방황했다.마침내 다친 발목을 쿠션 위에 올려놓자 그녀가 흠칫하며 신음을 내뱉었다. “손에 묻은 피는 내 게 아니에요. 팔다리에 생긴 약간의 멍이랑 발목 빼고는 다 괜찮아요. 나 멀쩡해요, 제이.”“아니, 멀쩡하지 않아.” 턱에 힘을 준 채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부어오른 부위를 확인하며 그가 말했다.다리를 받쳐 든 그의 손길은 흔들림이 없었지만, 그를 안심시키려 그녀가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은 순간 온몸을 관통하는 미세한 떨림이 전해져 왔다.마일라는 움직임을 멈추고 그를 멍하니 응시했다. “당신 떨고 있네요,” 놀람을 감추지 못하며 속삭였다.그녀가 아는 한, 재러드는 세 베프 중 가장 흔들림 없고 차분한 남자였다.그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 마일라는 침을 꿀꺽 삼켰고, 그의 눈은 여전히 그녀의 팔에 남은 멍 자국과 어깨를 따라 난 긁힌 상처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경호원이 응급처치 상자를 들고 돌아오자, 재러드는 소독 솜으로 그녀의 상처를 빠르게 닦아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돼가고 있지?" 그가 경호원들을 향해 물었다. "그자 찾았어?"경호원들은 불안하게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 못 찾았습니다, 팀장님.""한 놈도 못 잡을 거면서 대체 내가 너희들을 이렇게 많이 데려다 놓은 이유가 뭐야?!!" 그가 분노로 빽 소리를 질렀다. "내가 직접 다 해야 하는 거냐고?"부하들은 사과의 말을 중얼거리며 거의 튀어 나가듯 방을 빠져나갔다. 그는 당장이라도 그들의 뒤를 쫓아가고 싶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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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심장 마비

헤이든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때까지 병상 난간을 강하게 움켜쥐었다.벽에 걸린 음소거 상태의 TV에서는 재러드가 방금 본 것과 동일한 생중계 화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번쩍이는 조명들, 내달리는 경호원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억측들.기자의 덤덤한 목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렸다.“…오클리 부인이 다친 것일까요? 집 안에서 누군가 총에 맞은 것일까요? 출처에 따르면, 저택에 혼란이 휘몰아치는 동안 CEO는 척추 부상으로 여전히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헤이든은 TV를 꺼버리고 리모컨을 협탁 위에 거칠게 내던졌다.“대체 왜 아무도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전화기를 거칠게 흔들며 베크가 분통을 터뜨렸다. 마치 그렇게 하면 기적적으로 누군가 전화를 받기라도 할 것처럼.그들은 재러드와 마일라, 그리고 저택의 집 전화로 계속해서 통화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마일라의 전화는 아예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베크는 지난 1분 동안 백 번은 족히 머리를 쓸어 넘기며,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방 안을 서성거렸다. 그러고는 다시 재러드의 번호를 눌렀다."무슨 일이 생긴 거야," 마디마디마다 분노를 감춘 채 헤이든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휠체어를 끌어당겨 그 위로 몸을 실었다.베크가 문 쪽으로 휠체어를 돌렸다. “가자.”의사가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막아섰다. “오클리 씨, 안 됩니다. 척추 염증이—”“내 길에서 당장 비켜,” 헤이든이 차갑게 말했다.“선생님, 환자분의 상태가—”“총성이 난 우리 집에 내 아내가 있어!” 헤이든이 벼락같이 소리쳤고, 그의 목소리에 방 안 전체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그리고 집 안의 그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아. 내 척추 따위 알 바 아니야, 의사 선생! 당장 비켜, 안 그러면 내 친구를 시켜서 널 치워버리게 할 테니까.”베크가 위협적인 눈빛으로 노려보자 의사는 얼굴이 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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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소멸

차가 현관 계단 앞에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서자마자, 베크가 밖으로 재빨리 뛰어내려 헤이든의 하차를 도왔고 두 사람은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마일라! 제이!"휠체어가 현관문을 내달리는 동안, 패닉이 서린 헤이든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베크는 부츠로 대리석 바닥을 내리치며 그의 바로 뒤를 따라 내달렸다.“여기 있어!” 집 안 어딘가에서 재러드의 목소리가 대답해 왔다. "세 번째 거실에 있어."헤이든은 기다리지 않았다. 코너를 급하게 돌며 휠체어가 넘어질 뻔할 정도로 손잡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발목에 붕대를 감고 머리는 어지럽혀진 채 팔에 긁힌 상처가 가득한 마일라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휠체어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재러드가 말리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방을 가로질렀다.“마일라—” 헤이든이 입을 열었지만, 그녀가 그의 무릎 위로 몸을 던지며 두 사람 모두를 현실에 묶어두려는 듯 그의 어깨를 감싸 안자 그 말은 목구멍 뒤로 막혀버렸다.그는 그녀를 부서질 듯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 여파로 휠체어가 뒤로 몇 센티미터 밀려날 정도였다.그는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를 감싸고 있던 모든 긴장감과 공포로 인해 온몸이 파르르 떨려왔다.“괜찮아,” 그녀의 머리칼에 대고 그가 중얼거렸다. 마치 기도문처럼 들렸다. “다행이야. 마일라, 자기야, 당신 괜찮은 거지.”그들의 곁에 멈춰 선 베크는 마치 병원에서부터 내내 달려온 사람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자신 역시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두 사람의 순간을 방해해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 듯 그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마일라는 한쪽 팔을 뻗어 베크가 자신들의 눈높이까지 몸을 숙일 때까지 그를 끌어당긴 뒤, 다른 한 손으로 그를 꼭 감싸 안았다.헤이든이 팔을 뻗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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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소멸 (2부)

그의 날카로운 어조에 마일라는 흠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무릎 위에서 두 손을 엉켜 잡았다. 베크가 다시 그녀 곁에 쪼그리고 앉았다. 다른 이들보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긴장감만큼은 조금도 감돌지 않았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었어? 목소리조차도?”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얼굴은 봤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이상한 건, 그자가 날 계속 '로지'라고 불렀다는 거예요. 마치 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처럼요.” 방 안이 정적에 싸였다. 헤이든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로지?” 마일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로지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자는 그저—” 그녀는 말을 멈추며 고개를 저었다. “내 말이 전혀 안 들리는 것 같았어요. 마치 날 당신들로부터 구해주고 있다고 믿는 것처럼요.” 그녀가 그들을 바라보았다. "당신들 같은 사람들한테서 날 구해주려는 듯이 말이에요." “구해주다니?” 베크가 날카롭게 되물었다. “그 여자가 그 자를 가위로 찌르기 전까지는 말이지,” 재러드가 중얼거렸다. 그 말이 헤이든의 주의를 끌었다. 그의 고개가 홱 돌아왔다. “당신이 뭘 했다고?” 마일라가 침을 꼴깍 삼켰다. “내가 그 자를 찔렀어요. 두 번이나요.” 베크의 입꼬리가 어둡고 자랑스러운 미소로 호를 그렸다. “역시 내 여자답네.” 헤이든은 웃지 않았다.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두 손이 떨어져 나가더니, 휠체어가 삐걱거릴 정도로 팔걸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피를 흘리고 있던 자를 끝내 못 잡았다는 뜻인가?” “도련님,” 문가에 서 있던 경호원이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희가 모든 곳을 수색했습니다. 모든 복도. 모든 옷장. 수영장 건물 구석구석까지요. 아무것도 없었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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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왜 그 얼굴이 익숙한 걸까?

벤 휘태커 형사는 기분이 전혀 좋지 않았다. 오늘 일찍 범죄 현장으로 출동하느라 점심을 굴렀는데, 저녁에 이어 아침 식사까지 건너뛰어야 할 처지에 놓인 것 같았다.오클리 가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가면서, 그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경이로운 광경에 탄복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는 문제들 때문이었고, 그 문제들은 헤이든을 휠체어 신세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 캐롤랜 형사는 침대에서 억지로 끌려 나온 듯한 몰골이었지만 그딴 건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청바지와 부츠 위에 어두운 블레이저가 단추도 잠기지 않은 채 걸쳐져 있었고, 귀 뒤에는 펜이 꽂혀 있었으며, 손에는 이미 수첩이 쥐어져 있었다.“오클리 씨 부부 맞으십니까?” 벤의 침착한 목소리가 방 안을 찌르고 들어왔다.마일라는 발목에 붕대를 감고, 팔에는 긁힌 상처들이 선명한 채, 얼굴은 창백하지만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다시 헤이든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자리에 앉은 이후로 헤이든은 그녀의 손을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다. 손을 놓으면 그녀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허리를 꼭 감싸 안고 있었다.그들의 뒤에서 베크는 턱에 힘을 단단히 준 채, 순전히 정신력만으로 자신을 붙들고 있다는 듯 가슴 위로 팔짱을 끼고 서성이고 있었다.재러드는 어깨를 넓게 편 채 창가에 서서, 플래시와 소총을 든 첫 번째 경찰 무리가 앞뜰로 밀려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벤은 그들에게 전문적인 인사를 가볍게 고개로 건넨 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브리핑은 받았습니다만, 혹시라도 놓친 부분이 있을지 모르니 무언가를 보거나 들은 모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습니다.”캐롤랜의 시선이 방 안을 쓸어내리다가 마일라에게서 멈춰 섰다. “오클리 부인부터 시작하죠.”헤이든의 팔이 본능적으로 마일라의 허리를 더 세게 조여왔다. “잠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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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점진적인 화해

헤이든의 사고 이후 집안이 이렇게까지 긴장감에 휩싸인 적은 없었다. 형사들이 여전히 복도를 샅샅이 뒤지고 모든 출입구에 경호원들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집안의 벽들마저 숨을 죽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형사의 강요로 마침내 침실로 물러났을 때, 그것은 잠을 청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오늘 밤 이 집안에서 쉽게 눈을 감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라리 이른 아침을 맞이하는 것에 가까웠다.마일라는 욕실 욕조 가누기에 앉아 있었고, 오가는 김이 그녀를 감싸는 동안 물줄기가 피와 공포를 씻어내렸다. 아드레날린이 빠져나가자, 붕대로 감겨 있던 그녀의 발목이 한층 더 욱신거리며 고통을 호소했다.기자들의 카메라가 자극적인 소설을 받쳐줄 사진을 건지기 위해 여전히 집 주변을 정밀 감시하고 있었기에, 경호팀은 앞뜰에 나서는 인원을 줄이라고 조언한 상태였다.헤이든은 침대 근처 휠체어에 앉아, 마치 스토커가 당장이라도 침입할 수 있다는 듯이 문가를 응시하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캐롤 형사의 말이 그의 뇌리에서 계속해서 메아리치며 그의 안을 갉아먹었다. '처음부터 부인이 표적이었습니다.'자신의 헛된 동정과 자기애에 가려지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테고, 그녀가 이런 끔찍한 일을 겪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자신의 아내는 자신 때문에, 자신을 노리는 미친 얼간이 때문에 이런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마일라가 마침내 머리칼에서 물기를 뚝뚝 떨어뜨리며 몸에 타월을 감은 채 욕실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작고 피로에 찌들어 보였다. 오늘 밤의 사건들이 마침내 그녀를 온전히 덮친 것만 같았다."이리 와," 베크가 절반쯤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두꺼운 가운을 둘러주고 젖은 머리에 다른 타월을 얹어주며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그녀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아 올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아냈다.헤이든은 그녀의 다친 발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렸다. 젖은 붕대를 풀고, 붉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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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쥐새끼의 굴

경호원은 스쳐 지나가는 상사들의 뒤를 지켜보았다. 휠체어를 탄 헤이든의 곁에서 마일라가 그의 손을 꽉 쥔 채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헤이든은 그녀를 한시도 시야에서 놓쳐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경호원의 눈썹이 이마 끝까지 치솟았다. 다들 방금 한 침실에서 같이 나온 건가? 충격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던 그는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내 상관할 바 아니지. 부자들은 언제나 기괴하다니까." 입속으로 중얼거린 뒤 그들의 뒤를 따랐다.동쪽 서관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지만, 그들은 수영장 방으로 직행하는 대신 다른 복도로 갈라져 들어갔다.헤이든의 물리치료실 겸 헬스장에 다다랐을 때, 캐롤랜 형사가 입구에서 참을성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들의 쥐새끼 굴을 찾았습니다," 그녀가 무덤덤하게 말했다.헤이든의 두 손이 휠체어 팔걸이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보여줘."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충격 흡수 패드가 깔린 바닥을 지나 물리치료실 구석 패널 벽면으로 그들을 신속하게 안내했다."이 방이 수영장 방과 인접해 있는 걸 보고 structural 위약점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들어왔었습니다," 캐롤랜이 말했다. "그러다 이 소리를 들었죠."그녀가 손가락 마디로 패널을 툭툭 쳤다. 텅 빈 소리가 둔탁하게 반향 되어 돌아왔다.그들의 눈이 놀람으로 커졌다.캐롤랜의 손가락이 목재 위로 미세하게 튀어나온 옹이 자국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이걸 봤습니다. 고작 1밀리미터 정도 솟아있지만..." 그녀가 그것을 가볍게 눌렀다.벽이 딸깍 소리를 내더니, 기름칠이 잘 된 은밀한 경첩의 낮은 신음 소리와 함께 안쪽으로 스르륵 열렸다.패널 뒤로 한 사람이 겨우 기어 들어갈 만한 폭의 좁은 통로가 펼쳐지자 마일라의 숨이 날카롭게 턱 막혔다.물리치료실의 손전등 불빛이 어둠을 찌르고 들어가 구겨진 음식 포장지, 텅 빈 보온병, 그리고 구석에 처박힌 이불 더미를 비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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