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텐시아는 분노가 끓어올라 가슴이 답답했다. 당연한 듯 콜로세움의 최고 권위층에 앉아 결투를 지켜보는 아미노의 숨을 당장 끊지 못해 답답했고, 상처의 치료도 마다하고 도망치듯 퇴장하는 아이작의 굽은 어깨 또한 답답했다. “아이작. 어째서…, 아미노의 말을 따른 것이냐.”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퍽퍽 내려쳤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심장과 숨이 머질 것 같았다. 포기의 기로에 서서 생의 끝도 넘보지 못하는 우울한 자의 모습이 마치 에테르가 지켜본 자신의 죽음과 비슷해 보여서 더욱 그랬다. “배신의 편에 서서 내, 내 죽음을 목도한 자이면서! 이렇게 비굴하다니!” 그녀의 눈 밑이 파르르 떨리며 분노가 연민으로 변했다. “차라리 그 창으로 아미노를 죽이지 그랬어!” 그리고 그것은 코끝에 머무는 슬픔으로 자리 잡으려 했다. 그때, 연약한 바람이 다시 그녀의 앞머리를 훑으며 위로하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바람은 아르텐시아를 진정시키려는지 한참 동안 주변을 서성였다. 그러는 사이 아이작은 어딘가에 도착해 있었다. 아르텐시아의 신전 앞이었다. “…….” 그의 시선 안에 어둠을 품고 굳게 닫힌 문이 들어왔다.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