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1 - Chapitre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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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계장님하고 내가 무슨 별다른 얘기할게 있니? 평소에 하던 정기 중간 보고지.”혜진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하며 주아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강태하 대상자 특이 동향 보고였어. 한동그룹 건은 마 계장님이 유독 예민하게 구는 거 너도 알면서 왜 그래?”주아의 날카로운 시선이 혜진의 긴장한 얼굴과 블라우스 칼라를 의심스럽게 훑어내렸다.하지만 평소 서혜진이 보여준 빈틈없는 태도에 더는 파고들 구실을 찾지 못했다.“……그래? 난 또 뭐라고. 너무 둘이서만 쑥덕거리길래.”주아가 입술을 삐죽하며 비켜서자, 혜진은 태연한 척 탕비실을 빠져나왔다.등 뒤로 주아의 의심어린 시선이 느껴졌지만 발걸음만큼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밤 10시 30분, 강남 펜트하우스.통유리창 너머의 화려한 야경 아래, 혜진은 태하에게 관제 로그가 든 태블릿을 건넸다.“단말기 수신 감도 교란 이력과 외부 신호 충돌 로그 손봐 둔 테블릿이예요. 계장 컴퓨터로도 똑같이 확인될 거예요.”태하는 화면을 확인한 뒤 태블릿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단정한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의 얼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본부 감찰관실과 검찰 쪽 신뢰할 만한 라인에 이미 손을 써 뒀어. 마 계장 놈이 오는 11시 정각에 맞춰 덮칠 거야.”태하가 혜진의 차가운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고생했어, 혜진아. 이제 넌 여기서 나가. 현장에 네가 있으면 불필요한 의심을 살게 뻔해.”“……조심해요, 태하 씨.”혜진이 코트를 여미며 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삐익—! 삐익—!거실 벽면에 매립된 인터폰에서 다급한 경보음이 울렸다.태하가 버튼을 누르자 화면 너머로 펜트하우스 관리인 오 실장의 질린 얼굴이 나타났다.[도련님! 마태석입니다! 놈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뭐라고요?”태하의 미간이 사납게 구겨졌다.[방범복을 입은 무도 실무관 두 명과 함께 지하 로비로 진입했습니다. 제가 막아 섰지만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막무가내로 뚫고 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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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말할 시간 없어. 이쪽이야.”태하는 대답 대신 혜진의 손목을 틀어쥐고 침실 안쪽으로 내달렸다.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와 노크 소리가 번갈아 났다.그 소리가 두 사람을 집요하게 쫓아오는 듯 했다.안방 안쪽 파우더룸을 지나 벽면 전체를 채운 거대한 붙박이 드레스룸이 모습을 드러냈다.태하는 망설임 없이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옷장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들어가.”남자의 거친 손길에 혜진의 몸이 빽빽하게 걸린 옷들 사이로 밀려 들어갔다.어둠과 태하의 체취와 비스한 옷감 냄새가 혜진의 오감을 마비시키는 순간, 태하의 거대한 몸 역시 옷장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다."아니...... 태하 씨는 왜......""쉿! 조용히 해!"문이 닫히며 두 사람은 숨 막히도록 비좁은 암흑 속에 갇혀버렸다.두 사람이 갇힌 공간과 현관은 복도와 거실을 끼고 있어서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잠잠해진 느낌이었다.하지만 현관 문 앞에선 마태석과 오 실장은 계속 실랑이 중이었다.“오 실장, 이 양반이 좋은 말로 할 때 문 안 열어? 마스터키 내놔!”마태석의 날 선 호통이 터져 나왔다.결국 오 실장의 마스터키로 도어록이 강제로 풀리며 현관문이 덜컥 열렸다.무도 실무관들의 육중한 발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울리며 거실로 쏟아져 들어왔다.“계장님, 도련님은 집에 잘 계시는데 한 밤중에 이유도 없이 이러시는 건 명백한 가택침입입니다!”뒤따라 들어온 오 실장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어떻게든 마태석의 시선을 돌려 시간을 벌어보려는 필사적인 목소리였다.“도련님께서 저녁에 주치의가 처방한 신경안정제를 드시고 깊이 잠드셨습니다.”“닥쳐! 얌전히 잠을 자는 놈이 단말기 감도를 교란하고 앉았어? 비켜!”마태석의 험악한 폭언과 함께 무언가 거칠게 밀쳐지는 소리가 났다.“방마다 다 뒤져! 베란다랑 테라스도 싹 다 까봐!”마태석의 명령에 무도 실무관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그리고 마태석의 무거운 발걸음이 망설임 없이 안방 쪽으로 향했다.“계장님, 도련님은 겨우 잠드셨습니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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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덜컥, 덜커덩!문틈 사이에 빽빽하게 걸려 있던 두터운 겨울 코트 자락이 경첩 틈에 짓눌려 낀 탓에,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쯧,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뻑뻑해?”문 너머에서 마태석의 신경질적인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야, 저쪽 서랍이랑 반대편 수납장부터 먼저 털어 봐! 수상한 가방이나 장부 같은 거 있는지 샅샅이 뒤져!”“예, 계장님!”무도 실무관들의 무거운 발소리가 반대편 벽 쪽으로 흩어졌다.불과 몇 초, 단두대의 칼날이 목전에 멈춰 선 듯한 아슬아슬한 유예였다.하지만 옷장 속 어둠 안에서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묘한 상황이 혜진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었다.“흐…… 읍!”혜진의 은밀한 틈새를 가차 없이 파고든 태하의 손가락 두 개가, 질벽 안쪽 가장 민감한 천장을 지그시 쓸어 올렸다.손가락 마디마디가 흠뻑 젖어 든 살벽을 파고들어 사정없이 헤집을 때마다, 하반신을 관통하는 배덕한 쾌락이 전신을 감전시키듯 번져나갔다.바깥에서는 마 계장과 무도 실무관들의 날카로운 고함이 울리고 있는데, 제 몸은 남자의 손길에 길들여져 음란하게 액체를 토해내고 있었다.이 지독한 수치심과 공포 속에서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틀어막기 위해, 혜진은 제 입술을 짓누르고 있던 태하의 손바닥을 이빨로 깨물었다.신음을 참기 위해 제법 힘을 주어 깨물었음에도 태하는 신음 하나 흘리지 않았다.오히려 남자의 턱선에 굵은 힘줄이 솟으며, 나직하고 뜨거운 숨결이 혜진의 이마 위로 여과 없이 쏟아졌다.태하가 입을 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그리고 혜진이 차마 숨을 고를 틈도 주지 않은 채, 제 젖은 입술로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단숨에 집어삼켰다.“읍……!”남자의 뜨겁고 두터운 혀가 거침없이 입안을 갈랐다.새어 나가려던 가쁜 비음과 울음 섞인 신음이 태하의 목구멍 안으로 남김없이 빨려 들어갔다.소리를 내지 못하게 입술을 집어삼키는 집요한 키스 속에서, 남자의 긴 손가락은 자비 없이 안쪽을 들락거리며 속도를 올렸다.철벅거리는 은밀한 마찰음이 두 사람의 짓눌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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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현관 쪽이다……!”문밖에서 마태석의 당혹스러운 욕설이 터져 나왔다.옷장 문을 열어젖히려던 사나운 손길이 거짓말처럼 멈추었다.“야, 나가 봐!”마태석의 다급한 고함과 함께 무도 실무관들의 발소리가 썰물처럼 침실 밖으로 빠져나갔다.닫힌 옷장 속, 빽빽한 코트 자락 사이에 갇힌 태하와 혜진은 가만히 행동을 멈추고 굳어 있었다.거친 숨결이 서로의 뺨에 닿았지만, 두 사람 모두 숨을 죽인 채 열린 문 너머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태하는 혜진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은 채 그녀를 제 품에 가두었고, 혜진 역시 남자의 단단한 가슴에 안겨 바깥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거실에서는 이미 서슬 퍼런 대치가 벌어지고 있었다.“마태석 계장, 손 떼고 물러서십시오.”본부 감찰관의 서늘한 음성이 정적을 갈랐다.“당신들…… 뭐야?”마태석의 목소리에 낭패감이 짙게 묻어났다.“보호관찰 대상자의 중요 사안과 관련해 뇌물을 받고 일부러 증거를 조작하려 한다는 제보가 접수되었습니다. 본부 압송 명령이니 같이 가주시죠.”“뭐? 뇌물? 증거 조작? 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제보를 했습니까!”마태석이 지지 않고 펄펄 뛰며 악을 썼다.“난 정당한 직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놈이 단말기를 교란한다는 첩보를 받고 불시 감독을 나온 것뿐이라고요!”“불시 감독을 나온 공무원이, 개인 차량에 현금 오천만 원 씩이나 싣고 다닙니까?”순간 거실의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뭐…… 뭐라고?”“방금 지하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본인 소유 차량에서 발견된 현금 오천만 원 상당의 돈다발입니다. 게다가 이것도 보시죠.”서류를 들이미는 소리가 이어졌다.“강태하 가택연금 명령서에 마태석 계장, 당신 이름이 언급된 메모 사본입니다. 자금 출처와 조작 가담 정황이 아주 명확하더군요. 변명은 본부에 가서 하시죠.”완벽한 덫이었다.옷장 속에서 혜진은 안도의 한숨을 삼켰다.자신이 지위를 걸고 빼낸 정보가 마태석을 넘어뜨리고 태하를 위기에서 건져냈다.“이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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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거친 숨을 토해내던 혜진이 먼저 태하의 몸을 낚아챘다.갇힌 공간이 주는 기묘한 느낌 때문인지 혜진은 평소와 달리 적극적이었다.그녀는 태하의 목덜미를 세게 끌어안아 자신의 품으로 당기며, 벌어진 그의 입술을 먼저 집어삼켰다.뜨겁고 축축한 혀를 깊이 밀어 넣어 남자의 입안을 쓸어내고, 침을 섞으며 집요하게 빨아들였다.“……!”태하의 입술 사이로 낮은 탄성이 새어 나왔지만, 혜진은 그 숨결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방금 전까지 적들이 서성이며 발각 일보직전이던 바로 그 좁은 옷장 안.그 극한의 공포와 배덕감이 아드레날린이 되어 혜진의 온몸을 불태우고 있었다.그녀는 태하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 남자의 넓은 등을 옷장 안쪽 벽면에 밀어붙였다.길게 늘어진 코트 자락이 바스락거리며 두 사람의 몸을 스치고 감쌌다.“명령이에요, 강태하 씨.”혜진의 낮은 속삭임이 가쁜 숨결과 섞여 남자의 귓바퀴를 뜨겁게 적셨다.단정하게 틀어 올렸던 머리가 흐트러져 남자의 뺨을 스치고, 안경 너머 젖은 눈동자에는 태하를 향한 본능적인 욕망과 소유욕이 불길처럼 타올랐다.“가만히 있어요. 지금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할 테니까.”태하의 얼굴에 어디 한 번 당해볼까하는 위험한 미소가 걸렸다.늘 맹수처럼 군림하던 사내가, 처음으로 그녀의 통제 아래 순순히 몸을 내맡기며 낮게 웃었다.“어디 마음대로 해 봐, 서혜진 주무관님.”혜진은 주저 없이 남자의 셔츠 단추를 뜯어내듯 풀었다.드러난 넓은 가슴과 복근 위로 입술을 내리누르며, 가슴에 돋아난 작은 돌기를 입술로 빨아들였다.혀로 핥고, 이로 살짝 깨물며 자신의 욕망을 고스란히 새겼다.혜진이 곧이어 태하의 바지를 내리고, 이미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것을 얇은 천 위로 감싸 쥐었다.뜨겁고 굵은 감촉이 손바닥을 가득 채우자, 혜진의 숨이 더욱 거칠어졌다.혜진이 얇은 옷감 위로 거대하게 부푼 것에 자신의 뜨거운 뺨을 가져다 댔다.코로 강태하 특유의 짙은 체취가 빨려 들어왔다.싫지 않았다.오히려 온 몸의 세포에서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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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태하는 품에 안긴 혜진의 땀에 젖은 이마에 입술을 가져갔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몸을 잠시 어루만지던 남자의 손이, 갑자기 강하게 허리를 감아쥐었다. “이제 내 차례야, 서혜진 주무관님.” 낮고 거친 목소리와 함께 태하가 몸을 일으켰다. 좁은 옷장 안에서 그는 혜진을 들어 올려 다시 벽면에 밀어붙였다. 아직 절정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혜진의 다리가 힘없이 떨렸지만, 태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태하는 자신의 것을 빼지 않은 채, 오히려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하윽……!” 혜진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방금 전까지 스스로 움직이던 몸이, 이제는 남자의 강한 허리 움직임에 완전히 지배당하기 시작했다. 태하는 한 손으로 혜진의 양쪽 손목을 머리 위로 잡아 고정했다.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고, 천천히, 그러나 깊숙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옷장 안을 채웠다.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어.” 태하가 혜진의 귓가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널 미치게 만들어 줄게.” 그는 각도를 바꿔 가장 예민한 부분을 정확히 공략했다. 깊고 느린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며, 혜진의 안쪽을 반복적으로 자극했다. 이미 한 번 절정을 맞은 몸은 너무나도 민감해서, 조금만 세게 찔러도 허리가 크게 떨렸다. “태하 씨…… 하아…… 너무…….” 혜진이 고개를 저으며 신음했지만, 태하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입술을 다시 물어뜯듯 키스하며, 혀를 깊이 밀어 넣어 소리를 삼켰다. 좁은 공간 안에서 남자의 거대한 몸이 여자를 완전히 덮었다. 코트 자락이 두 사람을 감싼 채, 태하는 허리를 더욱 강하게 내리찍었다. "하아! 정말 넌 정말...... 날 이렇게나 강하게 물고 놔주질 않아......" 깊고 확실한 움직임이 혜진의 자궁 입구를 압박할 때마다 그녀의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느껴져? 네가 얼마나 꽉 조이는지.” 태하의 목소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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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감찰관의 선언이 떨어지자 사무실 내부는 찬물을 끼얹은 듯 일순 얼어붙었다.키보드를 두드리던 직원들의 손길이 일제히 멈췄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마, 마 계장님이…… 진짜로?”탕비실 문가에서 혜진의 팔을 붙들고 있던 송주아의 얼굴 역시 하얗게 질려 있었다.평소 마 계장의 눈에 들기 위해 기를 쓰던 주아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날벼락이었을 것이다.사무실을 메운 적막 속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본부 감찰관의 날카로운 시선이 직원들을 천천히 훑었다.그 서늘한 눈빛이 탕비실 입구에 서 있던 혜진에게 정확히 멈추어 섰다.“서혜진 주무관이 어느 분이십니까?”순간 송주아의 시선이 혜진의 얼굴로 향했다.혜진은 손에 쥐고 있던 믹스 커피 봉지를 조용히 내려놓고, 차분한 걸음걸이로 앞으로 걸어 나갔다.“접니다.”“잠시 참고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저쪽으로 들어가시죠.”비어 있는 계장실.어제까지만 해도 마태석이 오만하게 돋보기안경을 치켜올리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 자리였다.유리 칸막이 너머로 송주아를 비롯한 팀원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혜진은 감찰관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감찰관이 서류철을 책상 위에 툭 내려놓았다.“간밤에 마태석 계장이 현행범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하더군요.”감찰관의 매서운 눈동자가 혜진의 안경 너머 눈빛을 꿰뚫듯 응시했다.“‘서혜진, 너도 한패였어! 이런 미친!’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본인도 알고 계십니까?”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혜진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혜진은 오히려 피로와 억울함이 짙게 묻어나는 얼굴로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말했습니까?”“마 계장의 비위에 서 주무관이 연루되어 있다는 뉘앙스였습니다만.”“감찰관님, 제가 작성한 강태하 대상자의 관제 일지와 보고서를 확인해 보셨습니까?”혜진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단호했다.“마 계장님은 부임 직후부터 한동그룹 건에 과도하게 집착하셨습니다. 제가 규정에 따라 보고할 때마다 사사건건 반려하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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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퇴근길, 근무를 마치고 정문을 나서는 송주아의 발걸음은 초조함으로 무거웠다.마태석의 구속으로 특수관찰팀 내부는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줄을 대고 있던 상관이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렸으니, 이번 정기 인사에서 승진은커녕 한직으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목을 죄어왔다.인근 지하철역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그때, 검은색 최고급 세단 한 대가 주아의 옆에 소리 없이 멈춰 섰다.스르륵 내려간 짙은 선팅 창문 너머로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송주아 주무관님 되십니까. 한동그룹 총괄부사장실 비서실장입니다.”남자의 말에 주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남자의 안내로 이동한 인근 호텔의 프라이빗 라운지는 은밀하고 조용했다.커피 잔이 놓이자마자 비서실장은 서류 봉투 하나를 밀어놓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공석이 된 특수관찰팀 계장 자리, 송 주무관님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법무부 고위 라인을 통한 특별 승진은 이미 조율을 마쳤습니다.”주아의 숨이 턱 막혔다.“그리고 이건…… 부사장님께서 주무관님의 앞날을 위해 준비하신 작은 성의입니다.”살짝 벌어진 봉투 틈새로 두툼한 현금 다발이 언뜻 비쳤다.“송 주무관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내일 곧바로 인사 발령이 날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 부사장님께서는 송 주무관님께서 강태하를 직접 맡아 주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거부하기엔 너무나 치명적이고 달콤한 유혹이었다.그날 밤, 원룸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송주아는 무언가 결심한 듯 비서실장의 번호를 눌렀다.“송주아입니다.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악마의 손을 잡은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신속했다.다음 날 오전, 출근하자마자 관찰소 사내 인트라넷에 긴급 인사 발령 공고가 떴다.[특수관찰팀 계장 직무대리(특별 승진): 송주아]사무실 전체가 충격으로 술렁거렸다.모니터를 바라보던 혜진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가슴속에서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듯한 충격이 몰려왔지만, 혜진은 입술을 꽉 깨물며 동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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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송주아는 계장실 가죽 의자에 깊숙이 등을 묻은 채 책상 위에 펼쳐진 강태하의 파일을 내려다보았다.서혜진이 올려둔 보고서와 그 위에 붙은 증명사진.주아는 바짝 타들어 가는 마른 입술을 붉은 혀로 슬며시 훑었다.포털 검색창에 ‘강태하’ 세 글자를 빠르게 입력했다.언론에 보도된 기사들은 한동그룹의 복잡한 경영권 분쟁이나 주가 변동, 보석 조건에 관한 딱딱한 이야기들뿐이었다.하지만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과거 해외 요트 위에서 파파라치에게 찍힌 상의 탈의 사진이 인기 게시물 상단을 차지하고 있었다.조각칼로 정교하게 깎아낸 듯한 완벽한 복근과 떡 벌어진 어깨, 물에 젖은 머리칼 사이로 카메라를 서늘하게 쏘아보는 조각 같은 얼굴.사진 아래에는 남자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외모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수천 개씩 쏟아져 있었다.‘이런 남자를…… 서혜진 그 계집애가 혼자 관리하고 있었다고?’서혜진을 향한 질투와 사내를 향한 뒤틀린 소유욕이 가슴 밑바닥에서 뜨겁게 끓어올랐다.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주아는 강남의 단골 헤어샵으로 향했다.우아하게 흘러내리는 웨이브로 머리를 만진 뒤, 오피스텔로 돌아와 화장대 앞에 앉았다.공무원의 단정한 틀을 벗어던지고 몸매의 굴곡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핏한 니트 원피스로 갈아입었다.깊게 파인 네크라인 사이로 은근하게 드러난 가슴골과 걸을 때마다 허벅지가 보이는 슬릿.거울을 보며 붉은 립스틱을 덧바르는 주아의 눈에 야심이 번뜩였다.명분은 야간 불시 점검이었다.자신의 빼어난 외모를 이용해 그와 깊고 은밀한 관계로 얽힐 수만 있다면 가장 좋았다.설령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강성우 부사장 측의 비서실장이 지시한 대로 그의 숨통을 틀어쥐면 그만이었다.밤 9시, 펜트하우스 64층.전에 단말기를 설치할 때 혜진과 함께 왔었다.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자 주아는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넓은 거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강태하를 마주한 순간, 주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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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다음 날 아침, 특수관찰팀 사무실의 문이 열렸을 때 들어선 송주아의 몰골은 전날과 확연히 달랐다.평소 공들여 하던 메이크업으로도 눈 밑의 퀭한 다크서클을 온전히 가려내지 못했고,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밤새 겪었던 수치스러운 굴욕감과 음란한 번민에 시달리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흔적이 역력했다.자리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던 혜진은 모니터 너머로 주아의 위태로운 걸음걸이를 눈여겨보았다.어깨에 잔뜩 들어간 어색한 힘,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찍어 누르는 구두 굽 소리.혜진은 그 모습만 보고도 단번에 직감할 수 있었다.어젯밤, 송주아가 기어이 펜트하우스를 찾아갔음을.그리고 강태하의 서늘한 기세에 짓눌려 손 하나 쓰지 못한 채 보기 좋게 쫓겨났음을.계장실로 들어간 주아는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인터폰 호출 버튼을 눌렀다.“서혜진 주무관, 계장실로 들어와.”유리 칸막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아는 혜진이 어제 퇴근 직전 제출했던 보고서를 책상 위에 거칠게 내팽개쳤다.촤르륵, 소리와 함께 결재 서류철이 혜진의 발치로 볼품없이 흩어졌다.“보고서를 이따위로 부실하게 써올 거야? 내가 요구한 건 대상자의 취약점이었잖아.”주아는 히스테릭하게 볼펜을 딱딱거리며 혜진을 쏘아보았다.자신의 무력감과 상처 입은 자존심을 부하 직원을 향한 화풀이로 메우려는 얄팍한 발악이었다.“강태하 놈, 보통 성격이 아니던데. 너 그동안 현장에서 놈 상대하면서 뭔가 딴 꿍꿍이 있었던 거 아냐?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건데?”집요하게 쏟아붓는 질문 속에는 열등감과 초조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혜진은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바닥에 떨어진 서류철을 주워 올렸다.그리고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전담관으로서 관찰 지침에 명시된 사실 관계만 객관적으로 기록했을 뿐입니다. 대상자와 불필요한 사적 마찰을 빚지 않는 것이 규정이니까요.”“뭐? 사적 마찰……? 지금 나 가르치려 들어?”주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혜진을 향해 삿대질을 하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주아의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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