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남편보다 위험한 남자: Chapter 21 - Chapter 30

121 Chapters

제21화

그날 밤, 조선호텔 2302호 문이 열렸다. 잔뜩 긴장한 채 안으로 들어선 여자는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연습생에서 가짜 성범죄 피해자로 전락한 '민아영'이었다.아영은 움츠러든 어깨를 피지도 못한 채 소파에 앉아있는 준영을 향해 쭈뼛쭈뼛 걸음을 옮겼다.늦은 시간에 호텔로 부른 것도 의문이었지만, 방금 막 샤워를 마친 듯 가운 하나를 걸쳐 입은 모습을 보자 덜컥 겁이 났다."대표님. 부르셨다고요...""앉아."최대한 준영과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지만, 이내 준영의 눈동자가 아영을 빤히 응시했다. "이쪽."자신의 바로 옆자리에 앉으라는 듯, 소파를 툭툭 두드리는 손바닥. 그 제스처는 누가 봐도 의심스러웠지만, 아영은 최대한 느린 걸음으로 그의 옆에 조심스레 앉았다.어쩔 수 없었다. 이미 같은 배를 탄 사이였기에. 그 배는 아직도 항해 중이었기에."인터뷰 잘 했던데? 특히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추악한 범죄라는 표현은 아주 좋았어."언론에서는 연습생 A양으로만 알려졌을 뿐, 누구도 그 피해자가 자신인지 알지 못한다.아, 서우암 대표 빼고는."근데... 서 대표님은 정말 돌아가신 건가요...?""왜? 싫어?""아,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아영은 사실 실종 소식을 접한 이후, 적지 않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그의 실종이 만약 죽음이라면,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큰 것 같아서.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다른 선택을 했을 거라는 자신은 딱히 없었다.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연습생, 지원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열악한 가정 환경.  그런 아영에게 고준영의 제안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확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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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회사 모르게 꾸준히 연애를 해왔던 아영에게 섹스라는 행위는 이미 익숙했다.그렇지만 가슴과 아랫도리가 동시에 자극을 받는 지금은 발가락이 자동으로 곱아들었다.손가락 두 개가 구멍 안을 파고들었을 때, 그때는 이미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젖어있었다."아흐읏! 아앙...!" "아, 못 참겠다. 아영아."이제는 완전한 나신이 되어버린 몸은 라인과 굴곡이 완벽했다.연습생에게 있어 몸매 관리란 간혹 실력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판단되니까.다리가 완벽하게 벌어진 순간, 준영은 아영의 허리를 붙잡고는 벌겋게 달아오른 몸을 아래로 확 끌어내렸다.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성기가 빈틈없이 구멍 안을 파고들었다.그 순간 아영은 깨달았다.고준영 대표님의 성기는 다르다.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물건임이 틀림없었다."읏, 어흣, 아, 아파요, 대표님, 읏, 아!" "거짓말, 이렇게 질척거리는데 아프긴 뭐가 아파."그는 아영의 허벅지를 더 넓게 벌려 눌러놓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허리에 힘을 실었다. "마지막 섹스가 언제야?"퍽, 퍽, 퍽, 퍼억─"읏, 하응, 읏, 아...""대답.""주말, 흐아, 지난 주말이요.... 윽.."준영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렇게 단도리를 시켰는데, 이것들은 대체 어딜 가서 그렇게 다리를 벌리는 건지."남자친구? 연습생 동기?""흐아, 대표님, 하.. 죄송해요.. 잘못했어요...!""그러니까 누구랑 떡을 쳤냐고.""남.. 남자친구요.. 아아앙!""당장 헤어져. 긴 말 안해."아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아주 여러번이나.지금은 그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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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우암은 이틀간 방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식탁 위에 둔 죽은 식어버린 상태 그대로였고, 1층에서는 밤이고 낮이고 누군가 생활을 한다는 흔적 자체가 없어 보였다.괜스레 불길한 기분이 들어 거실만 서성이던 중,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이 길게 진동했다.발신자는 홍세라였다."어, 세라야."─별일 없었어? 아무래도 고준영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안 그래도 심난했는데, 그 이름을 듣자마자 주먹이 불끈 쥐여졌다. 하지만 지금 당장 뭐부터 해야 하는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도무지 계산이 서질 않았다."그럼 그렇지. 부지런한 개새끼."─경호팀 직원을 싹 다 물갈이했다는 소문이 있어. 너, 그 산에 있어도 정말 괜찮겠어? 거기가 더 위험할 것 같은데."그래? 똥줄이 타긴 타나보네. 내 시체라도 찾아야 숨이 쉬어지려나."─야! 끔찍한 소리 하지 마!끔찍은 무슨, 그 자식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그리고, 아무리 혈안이 되어있어도 남의 집에 막무가내로 들이닥치진 않을 것이다.게다가 산속에는 cctv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까."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너도 결혼 준비로 바쁠 텐데, 괜한데 신경 쓰지 말고."─어떻게 신경을 안 써? 그렇게 말하면 나 서운해."너한테는 늘 고맙지. 연락할게."통화가 끊기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왜 이렇게 은방울이란 여자가 걱정되는지.지금도 제대로 된 인생은커녕 공황에 헐떡이는데, 혹시 나로 인해 피해라도 입게 된다면? 그건 안 되는 일이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고 숨통이 틀어 막힐 일이다.나 같은 인간에게 선의를 베풀어준 그 선한 마음도, 생채기 하나 어울리지 않는 말간 얼굴도.더는 어디 하나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이 마음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설마, 사랑?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내가 무슨 금사빠도 아니고, 몇 번 보지도 않은 폴더폰이나 쓰는 촌스러운 여자를? 그럼 측은지심? 뭐 연민 같은 건가?그것도 아닌데. 지금은 내 인생이 더 바닥인데. 이딴 상황에 그런 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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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이번에는 우암의 미간이 비틀어졌다.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자신은 이곳에 숨어든 사람이고, 방울과는 우연히 얽혔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아무리 어르신이어도 그렇지. 사람 일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 연륜에 비해 지혜는 좀 부족하신 분인가? “그런다고 모른 척할 수는 없잖습니까. 사정이 있어 당분간 이 집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또 실수라도 하면 큰일이고요.”태식의 눈이 가늘어졌다.생판 모르는 남을 집에 들인 방울도 한심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쓰는 눈앞의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억지로 주입한 뱀독에 생사를 오고 가던 자식이, 지금 남 걱정이나 하고 있을 때인가?“묻지도 말고, 나서지도 말어.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겄으나 하루빨리 이 집에서 나가도록 혀!”“어르신....”“쥐방울이한테는 남자가 뱀독 같은 존재여! 그냥 그렇게만 알아 두면 댜!”뱀독. 하필이면 그 단어가 귀에 박혔다.그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몸속을 타고 돌던 독이었다.온몸의 혈관을 태우고, 심장을 멈추게 만들기에 충분했던 죽음의 물질. 근데, 저 여자에게는 남자라는 존재가 그 정도로 끔찍하다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내쫓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그게 무슨...”“허, 자네도 지금 제 목숨 하나 건사하기 바빠 보이는디, 남의 사정은 와 이렇게 신경 쓰는 기여?”그러니까요 어르신. 저 역시도 그 부분이 제일 이해되지 않습니다만. 세상에서는 추악한 성범죄자로 낙인찍혔고, 당장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주제에 말입니다.우암은 이상하게 자신에게 벌어진 비극보다도, 은방울이라는 여자가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걸렸다. “모르겠습니다. 그냥 걱정이 됩니다.”“걱정? 고놈, 참으로 웃기는 자슥이네.”태식은 혀를 차며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발을 들였다.그러고는 꼭 닫힌 방울의 방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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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방울이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다. 할아버지를 보기에도 민망했지만, 사실은 이런 꼴로 서우암이란 남자를 보는 게 더더욱이 민망했던 탓이었다. 이 정도면 됐다. 어차피 죽을 마음은 딱히 없었고 이제는 평소의 은방울로 돌아갈 시간. 어지러운 이마를 부여잡고 주방으로 향하자, 인덕션 위에 올려진 냄비가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뚜껑을 열어보니, 흰죽 위에는 잘게 다진 채소와 닭 가슴살이 곱게 올라가 있었다.“서우암 씨, 이거... 그쪽이 만든 거예요?”“네. 저 요리 잘 합니다.”태식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생긴 건 멀대 같은 놈이 한심하고 멍청해보이긴 하나, 마음씨는 괜찮은 놈일지도 모르겠어서. “간데이.”“할아버지...! 식사는요?”“너나 처먹어, 너나!”현관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혔다. 이제 주방에는 방울과 우암, 단둘뿐이었다.괜한 어색함만이 오가던 중, 우암이 인덕션 전원을 키고 냄비 안을 조심스레 휘적거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나름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주방을 채웠다.“앉아 있어요, 할 말도 있고.”식탁에서 마주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공기만이 말없이 흘렀다. 우암은 방울이 몇 수저를 뜨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서야 식탁 위에 봉투 하나를 올려두었다.500만 원이 든 꽤나 묵직한 봉투였다.“이게 뭐예요?”“말씀드렸잖아요.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고.”방울은 봉투 안을 확인하지도 않고는, 그대로 다시 우암 쪽으로 밀어버렸다.“감사 인사는 누명 벗으시면, 그때 받을게요.”“은방울 씨.”“돈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그쪽을 도와준 이유가 돈 때문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불편할 것 같고요.”참으로 한결같은 여자다.당연한 걸 받기에도 조심스러운 모습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입안으로 들어가는 밥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이렇게 기특한 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은 맛있는 음식은 많이 해서 먹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싫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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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우암은 아침 일찍부터 운전대를 잡았다. 캡이 큰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였다.방울의 상태도 한결 나아졌고, 오늘부터는 직접 움직여 보기로 한 것.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살던 집이었다.보안이 철저한 아파트라 그런지 주변에는 경찰차 한 대 보이지 않았다. 수상쩍은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전부일 리는 없었다. 상대가 고준영이라면 더더욱 말이다.그가 심어 놓은 인간들이라면 눈에 띄게 돌아다닐 리 없었다. 평범한 행인처럼,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주변을 지켜보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TY 엔터테인먼트 역시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였다.기사에서 아무리 떠들어 대든 소속 아티스트들은 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테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속이 타들어 가는 건 자신과 고준영일 터였다.멀찍이 차를 세워두고 회사 정문을 응시하던 중, 방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네, 은방울 씨."─방금, 누가 다녀갔어요.우암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예? 집에 말입니까?"─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었고, 대표님 사진을 보여주면서 혹시 본 적이 있느냐고 묻더라고요.역시나였다. 이 순간에도 고준영은 자신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이미 주변 민가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는 순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젠장, 은방울 이 여자는 또 얼마나 놀랐을까."하... 죄송합니다."─걱정 마세요, 모른다고 했으니까요. 근데...."예, 말씀하세요."─아침에 나간 남자는 누구냐고 묻길래, 저도 모르게 남편이라고 둘러댔는데...미친다. 오빠, 친구, 하물며 수많은 친인척. 많고 많은 핑계 중에 하필이면 남편이라니. 이 여자는 왜 이런 상황에서조차 웃음이 나게 만드는 걸까.입가가 씰룩였지만, 그는 애써 웃음을 삼키며 얼굴을 쓸어내렸다."잘하셨네요."─그게 아니라요, 생각해 보니까 그 사람이 한 질문이 이상해서요. 여기는 CCTV도 없는데, 아침에 서우암 씨가 외출한 건 어떻게 알았을까요?"드론이라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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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기사를 보아하니, 계약 날짜는 1년 전이었다. 1년 전이면 서우암은 고준영과 함께 TY의 공동 대표를 하던 때였고, 그렇다면 서우암은... 최도균을 모를 리 없다.각자의 회사 이름을 걸고 계약까지 맺은 거라면, 적어도 이름과 얼굴 정도는 아는 관계라는 뜻이다.그리고 그 무렵의 방울은, 그 지옥 같은 결혼 생활에서 간신히 벗어나 그저 숨만 붙어 있던 시기였었다.'설마...'서우암, TY, 고준영. 그리고 최도균.끔찍한 이름이 같은 선상에 나란히 놓인 지금, 불길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방울은 본능처럼 고준영의 이름을 검색했고, 떨리는 손으로 그의 인터뷰 영상을 클릭했다.영상이 재생됐다.─안녕하세요, TY엔터 대표 고준영입니다. 먼저 이렇게 심려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텁.노트북이 그대로 닫혔다.방울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사람처럼 굳어버렸다.그 목소리, 그 말투.얼굴에는 늘 가면을 쓰고 있어 몰랐지만, 목소리만큼은 몇 번이고 들었던 목소리였다.그 자식은, 최도균의 저질스러운 상황극에 흔쾌히 동조했던 놈이다.납치 상황극을 하던 날, 느닷없이 나타나 자신을 탐했던 인간.최도균의 비뚤어진 욕망의 무대에 자주도 끼어들어 호흡을 맞춰주던, 똑같이 더러운 개자식이란 말이다."웁."방울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구역질이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한번 떠오른 기억은 멈춰주지 않았다.그때마다 자신을 집요하게 훑어보던 눈동자, 겁에 질릴수록 재미있다는 듯 올라가던 입꼬리, 흥분을 하면 말이 많아지던 기이한 습관까지. 하나씩 하나씩, 봉인해 두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그날은 최도균이 숨겨왔던 욕망을 온전히 드러낸 날이다.상황극을 하자며 침대 헤드에 손목을 결박하고는, 한참 동안 저급한 말을 쏟아내며 물아 붙였다.비로소 사정이 끝났을 때, 그는 방울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근데 방울아, 오늘의 납치범은 한 명이 아니야."얼마나 시달렸는지, 방울은 그의 말이 단번에 이해되지 않았다.맞물렸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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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준영이 셔츠 단추를 빠르게 풀어내며 침대로 향했다.방울의 가슴이 눈에 띄게 오르내렸다. 자신은 심장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은데, 남편의 입가에 그려진 잔혹한 미소를 마주한 순간 절망감이 몰려들었다."이, 이 사람은 누구예요? 오빠! 지금 다른 사람이.. 아악! 오빠...!"아무리 몸부림을 쳐봐도, 꽁꽁 묶인 손으로는 어디 하나 가릴 수가 없었다. 준영의 입가에도 도균과 비슷한 미소가 그려졌다. 처음 최도균의 제안을 받았을 땐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와이프를 범해 달라니. 하지만 단박에 거절할 수 없었던 건, 결혼식 날 마주한 은방울이란 여자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날,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어찌나 죽여주던지.특히나 드레스 위로 드러난 바짝 모아진 가슴 굴곡과 쇄골라인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그리고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가 눈앞에서 울먹거리는 모습은... 참으로 위태로운 아름다움이었다. "예쁘긴 진짜 예쁘네."그는 자연스럽게 침대 위로 올라와서는, 가느다란 허리선을 손등으로 쓸어내렸다."꺄읏! 하, 하지 마, 만지지 마..! 오빠! 오빠! 제발.. 제발....!"도균은 아내의 비명을 들으며 자신의 물건을 움켜쥐었다. "방울아, 오빠가 허락한 거야. 오빠랑 허락한 사람이랑 자는 건 괜찮으니까 마음껏 즐겨도 돼."준영이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그 찰나에도, 방울의 눈동자는 도균을 향해 있었다. 부디 이 모든 게 꿈이길 바랐지만, 성기를 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마주한 순간 지독한 무력감을 느껴버렸다."오, 오빠... 대체 왜...""하, 씨발. 빨리빨리 하자. 어?"준영은 방울의 두 다리를 어깨 위에 올리고는, 한껏 발기한 성기를 질 입구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존나 미끄럽네. 대체 얼마나 싼 거에요, 형.""흣, 하, 하지 마요, 이러지 마세요...! 읏, 싫어, 싫단 말이야...!"싫다고 발악할수록 짐승들은 더욱 더 흥분하는 법이었다."은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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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준영이 아무렇지 않게 사정을 끝낸 순간, 그때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되었다.침대 헤드에 결박된 손목은 다행히도 풀렸지만, 힘이 빠져버린 방울은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그저 그들의 손에 이끌려 자세가 뒤바뀌며, 몇 번이나 더 더러운 욕망을 받아내야 했다.잔뜩 흥분한 준영은 잠시도 방울의 몸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아, 아... 미치겠다. 방울아, 정신 차리고 오빠 위로 올라와, 어?"도균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미친놈, 얘 상태를 봐. 지금 방아찧기가 가능하겠냐고."방울의 몸이 고준영의 장난감으로 전락할수록, 놀랍게도 도균의 마음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더욱 더 짙게 자리잡았다.내 와이프지만 어쩜 저리 아름다울까.모든 곳이 새하얗고 아름다워서, 그는 땀에 젖은 솜털마저 핥고 또 핥아대기를 반복했다."아... 냄새가 죽인다니까.""미치겠습니다. 형님은 이런 여자를 어디서 만나신 겁니까.""국밥집.""예?""우리 방울이는 말이야, 그때도 씨발... 하... 미친듯이 예뻤어." 근육에 남아 있던 힘이 눈에 띄게 빠지고, 어느덧 새벽녘이 되었을 무렵이었다.침실에서 나온 도균과 준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원에 나란히 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형님, 죽여주는 밤이었습니다.”“말했잖아. 끝장나게 좋아할 거라고.”준영이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도균을 슬쩍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의 표정을 살피는 것 같는 눈동자였다.“그런데, 정말 질투가 안 나십니까?”도균은 대답 대신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는 준영의 어깨를 두어 번 가볍게 두드렸다.“질투? 이미 내 것인데, 그런 감정이 들 리가 있나?"묘한 여유가 배어 있는 목소리에 준영의 눈이 살짝 커졌다.“아...?”“또 보자고. 그리고 도균아, 우리 사이에 존댓말은 무슨.”준영이 피식 웃었다. 그는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비벼 끄고는 마지막으로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했다.“좋지, 형. 이혼은 절대 안 돼. 알지?”“개소리는, 연락할게.”혼자서 침실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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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잔혹하리만큼 태연한 말에 등줄기에 소름이 끼쳤다. 그의 목소리가 닿은 귓바퀴마저 닭살이 오소소 돋는 것 같았다.그런 끔찍한 일을 계획하고, 직접 실행까지 해 놓고는 뭐가 문제냐고?내가 혹시, 갑자기 다른 세계에 뚝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방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술을 떨었다."뭐, 뭐라고요...?""우리는 부부야. 서로를 이해할수록 금술도 좋아진다잖아.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나는 네 마음도 같을 거라 생각하는데?"도균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마치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설명하는 사람처럼.반대로 방울의 얼굴은 더욱 더 새하얗게 질렸다."사랑? 그런 사람이 침실에 다른 남자를 들여요?""그건 그냥 내 취향이라고. 누구나 평범한 취향만 가지고 사는 건 아니잖아." 자신의 행동을 사랑과 취향이라는 말로 아무렇지 않게 정상화하는 태도도 아찔했지만, 잘못을 했다는 인식 자체가 없어 보인다는 것. 그게 가장 충격이었다.참다 못한 방울이 울분을 터뜨렸다."이렇게는 못 살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가 안 된다고요...! 얼굴도 보기 싫어! 목소리도 듣기 싫단 말이야!"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만약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싹싹 빌었으면 이렇게까지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은 아니었을까?아니다. 그 어떤 말이 뒤따르던, 어제의 일은 사람이 할 행동이 아니었단 말이다.도균은 이제야 상체를 일으키며, 방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방울아, 오빠는 너를 사랑해. 그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야.”“다 미쳤어... 이건 미친 거야...”한번 터진 울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그와 달리 도균의 말투는 여전히 담담하고 차분했다.“오빠 말 좀 들어 봐. 고작 취향 하나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한 것까지 전부 부정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고작? 지금 고작이라고 했어요?"“나한테는 조금 특별한 취향이 있다는 거고, 이제서야 솔직하게 표현한 거야. 그리고 나는 내 취향을 너와 함께 즐기고 싶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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