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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열녀, 상복을 찢다: Capítulo 51 - Capítulo 60

60 Capítulos

제8부: 붉은 기둥 3

3. 도둑맞은 백색의 허물: 끈적한 숭배좁은 틈새를 뚫고 시야에 내리꽂힌 광경은 오장육부를 녹여버릴 만큼 충격적이었다. 헛간 안은 짐승의 굴처럼 어두웠으나, 바닥에 내팽개쳐진 호롱불이 뿜어내는 짙은 흑영(黑影)이 흙벽을 짐승처럼 집어삼키고 있었다. 거친 짚더미 위에 돌쇠가 우뚝 앉아 있었다. 아니, 그는 무거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마치 피로 물든 제단 앞에 바쳐진 광신도처럼 경건하고도 타락한 짐승의 자세로.그는 반나체였다. 땀에 전 삼베 적삼은 흙바닥에 벗어 던져졌고, 굽이치는 구릿빛 등판은 터질 듯한 체열과 땀방울로 진득하게 번들거렸다. 장작을 패던 그의 굵직한 팔뚝에는 시퍼런 핏줄이 대지의 뿌리처럼 얽혀 꿈틀대고 있었다.하지만 정씨 부인의 시선을 가장 먼저, 그리고 미치도록 옭아맨 것은 수컷의 헐벗은 상반신이 아니었다. 집채만 한 아귀힘을 가진 그의 한 손에 잔인하게 틀어 쥐여 있는 물건이었다.눈부시게 하얗고, 부드러운 무명 천 조각. 그것은 그녀의 다리속곳이었다. 지난번 빨래터에서 거센 소나기에 휩쓸려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그녀의 가장 은밀하고 붉은 살결을 빈틈없이 감싸 안았던 바로 그 다리속곳이, 지금 저 천한 머슴의 투박하고 거친 굳은살 사이에 짓눌려 있었다.당장 문을 박차고 들어가 서슬 퍼르게 호통을 쳐야 마땅했다. 감히 더러운 종놈이 하늘 같은 안주인의 은밀한 허물을 훔쳐다 품다니, 당장 목이 잘릴 대역죄였다. 그러나 정씨 부인은 단 한 줌의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그 압도적인 배덕감에 다리 사이의 가장 연한 속살이 뻐근하게 조여들며 왈칵, 하고 뜨거운 애액을 쏟아냈다. 가문을 더럽혔다는 끔찍한 수치심이 도리어 쾌락의 뇌관을 시뻘겋게 터뜨려버린 것이다.그녀는 숨죽여 보았다. 돌쇠가 그 하얀 비단 조각에 제 굵은 얼굴을 짐승처럼 파묻는 것을. 그가 들개처럼 헐떡이며 헝겊에 밴 그녀의 흔적을 탐욕스럽게 핥고 들이마시는 것을.그는 단순히 옷 냄새를 맡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펄펄 끓는 체취를 탐욕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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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부: 붉은 기둥 4

4. 솟아오른 대지의 뿌리그리고 옹이구멍에 박힌 그녀의 시선이 거역할 수 없는 중력처럼 자연스럽게 그의 하반신으로 곤두박질쳤다. 그곳에는 흉폭하고 굵직한 '붉은 기둥'이 터질 듯 솟아 있었다.일렁이는 호롱불 빛을 받아 시뻘겋게 번들거리는 그것은, 돌쇠의 몸뚱이에 붙어 있으되 그의 이성 따위는 여지없이 짓밟아버린 채 독자적으로 펄떡이는 또 다른 한 마리의 짐승처럼 보였다. 그것은 뿌리였다. 척박한 대지의 가장 깊은 곳에서 시커먼 어둠과 양분을 무자비하게 빨아올려 마침내 지상을 뚫고 솟구쳐오른, 굵직하고 압도적인 참나무 뿌리였다.표면에 시퍼런 핏줄이 뱀처럼 불거져 나온 그 무거운 기둥은 잔뜩 성이 나 있었고, 미치도록 굶주려 있었으며, 하늘을 찌를 듯 오만하게 핏대를 세우고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정씨 부인은 오장육부가 녹아내릴 듯 숨이 턱 막혔다.죽은 지아비의 가엾은 그것과는 철저하게 달랐다. 창백하고 시들시들했던, 그저 메마른 대를 잇기 위해 존재했던 가느다란 핏줄 따위와는 무게감 자체가 달랐다. 저것은 연한 살을 부수는 흉기였고, 동시에 맥박이 뛰는 펄펄 끓는 생명의 탑이었다. 저 육중한 핏덩이는 오직 빈틈을 뚫고, 살갗을 찢고, 끝내 넘치도록 쑤셔 박아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순수하고 폭력적인 야성의 덩어리였다. 마치 대지의 시뻘건 생명력이 수컷의 육체를 빌려 그 압도적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들이밀고 있는 것만 같았다.돌쇠는 한 손으로는 안주인의 다리속곳에 코를 박아 숨을 헐떡이고, 다른 두꺼운 손으로는 제 붉은 기둥을 무자비하게 움켜쥔 채 거칠게 위아래로 짓이기고 있었다. 투박한 굳은살이 핏덩이를 쓸어 올리는 짐승의 손놀림은 미친 듯이 빨랐다가 무겁게 짓누르기를 끈적하게 반복했다.그의 입에서 기어이 터져 나오는 짐승의 울부짖음."마님... 으윽... 흐아아... 마님...!"그는 핏발 선 목에 대를 세우고 그녀의 이름을 짐승처럼 부르짖고 있었다.그것은 하늘 같은 안방 마님을 우러러 부르는 복종의 호칭이 결코 아니었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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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부: 붉은 기둥 5

5. 은밀한 공명: 두 개의 불꽃온전한 '피의 본능'이 그녀의 뇌수를 하얗게 마비시키고 육체를 지배했다. 그녀는 천것에 대한 혐오감 대신, 오장육부를 녹여버릴 듯한 기이한 동질감에 휩싸였다. 나 역시 삼 년간의 숱한 밤마다 저러하여 미쳐가지 않았던가? 나 역시 은밀한 속살에 차가운 놋수저를 쑤셔 넣고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저 사내와 똑같이 짐승처럼 울부짖지 않았던가?얇은 썩은 흙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무겁고 고독한 두 개의 시뻘건 불꽃이 미친 듯이 타오르고 있었다. 하나는 백색 안방의 하얀 요 위에서, 하나는 흑색 헛간의 지저분한 지푸라기 위에서. 서로 발 딛고 선 장소가 다르고 지엄한 신분의 격차가 있었지만, 그들의 뼈와 살을 태우고 있는 불쏘시개는 빈틈없이 동일했다. 그것은 억압되어 미쳐버린 맹렬한 생명력, 토해내지 못한 욕정, 그리고 서로의 살갗을 향한 지독한 갈구였다.그녀의 아랫배 깊은 곳이 묵직하게 수축하며 요동쳤다. 마치 저 흙벽 너머에서 핏덩이를 짓이기는 돌쇠의 굳은살 박인 손길이, 자신의 연한 틈새를 직접 헤집고 들어오는 것처럼. 이것은 거역할 수 없는 '공명(共鳴)'이었다. 수컷의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욕망을 목격한 암컷의 심연이, 그 펄펄 끓는 부름에 응답하여 스스로 음란한 진액을 쏟아내며 입을 벌리는 끈적한 공명이었다.돌쇠의 태산 같은 몸뚱이가 팽팽한 활처럼 뒤로 기괴하게 휘어졌다. 그의 거친 손놀림이 한계에 달한 듯 미친 듯이 격렬해졌다. 그가 꽉 움켜쥐고 있는 붉은 기둥이 금방이라도 피가 터질 듯 무섭게 팽창했다."아아아... 흡...!"그가 굵은 목을 짐승처럼 뒤로 꺾으며 고통에 찬 쾌락의 비명을 터뜨렸다.그의 팽팽한 끝에서 펄펄 끓는 하얀 생명의 쇳물이 거세게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허공을 찢고 날아가 마른 짚더미 위에, 질척한 흙바닥 위에, 그리고 그가 짐승처럼 쥐고 있던 그녀의 하얀 다리속곳 위로 무자비하게 흩뿌려졌다. 정씨 부인은 숨을 거둔 듯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 파괴적인 광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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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부: 붉은 기둥 6

6. 침묵의 공범자: 늑대와 양돌쇠는 짐승의 헐떡임을 토해내며 짚더미 위로 무겁게 쓰러졌다. 뼈마디의 기운을 모두 쏟아낸 무아지경의 탈진이었다.정씨 부인은 파르르 떨리는 몸을 이끌고 천천히 옹이구멍에서 붉은 눈을 뗐다. 다리의 뼈마디가 속절없이 허물어져 도저히 흙바닥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헛간의 흙벽을 짚고 헐떡이며 겨우 무너지는 몸뚱이를 지탱했다. 그녀의 온몸은 쏟아지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얇은 속옷은 이미 스스로 흘려보낸 진액으로 질척하게 젖어 허벅지에 들러붙었다. 그녀 역시 그 짐승과 함께 벽 너머에서 까마득한 절정에 도달한 것 같은 기진맥진함을 뼈저리게 느꼈다.이제 그녀는 뼛속 깊이 깨달았다. 자신이 의도적으로 열어 보였던 그 좁은 '문틈의 속살'이 저 태산 같은 수컷의 이성을 어떻게 갈기갈기 찢어놓았는지. 그리고 그가 뼛속 깊이 자신을 어떤 눈빛으로 탐하고 있는지.그는 가문의 쌀을 축내는 충직하고 미련한 머슴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틈만 나면 반상(班常)의 울타리를 물어뜯고 방 안으로 뛰어들어, 마님의 하얀 목덜미를 통째로 으스러뜨려 씹어 먹고 싶어 하는 굶주린 야생 늑대였다. 그리고 정씨 부인 자신은, 점잖은 이성을 내던지고 기꺼이 그 시커먼 늑대의 아가리 밑에 제 붉고 연한 속살을 들이밀고 싶어 환장한 발정 난 암컷이었다.그녀의 핏기 없는 입가에 기괴하고 끈적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것은 수컷을 여지없이 미치게 만들었다는 암컷의 오만한 승리감이자, 동시에 뼛속 깊은 안도감이었다.혼자가 아니라는 지독한 안도감. 자신을 옭아매는 이 지옥 같은 백색의 감옥을 기어이 산산조각 내버릴, '시뻘건 불씨'를 뱃속에 품은 온전한 짐승의 공범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미칠 듯한 환희였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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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부: 붉은 기둥 7

7. 되돌아오는 길, 배덕한 훈육의 예고정씨 부인은 소리 없이 짐승의 굴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안채로 돌아가는 길, 차가운 흙을 밟는 그녀의 발걸음은 올 때보다 백배는 더 가벼웠다. 먹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창백한 달무리가 타락한 그녀를 비웃는 듯 서늘하게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단 한 줌의 수치심도 느끼지 않았다.그녀의 펄떡이는 혈관 속에는 이제 양반가의 썩어빠진 푸른 피가 아니라, 헛간에서 목도했던 그 흉폭한 붉은 기둥처럼 미치도록 뜨겁고 짐승 같은 붉은 피가 거세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안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젖은 요 위에 나른하게 몸을 뉘었다. 눈을 감아도 잔상처럼 핏대를 세우고 솟구치던 돌쇠의 그 붉은 기둥이 시뻘겋게 아른거렸다. 그녀는 하얀 손을 뻗어 자신의 젖은 아랫배를 끈적하게 쓸어내렸다."기어이... 내 속곳을 훔쳐 품었구나..."그녀는 어둠 속에서 들끓는 숨결로 달콤하게 속삭였다.이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대역죄였다. 양반가의 물건을 훔친 절도죄이자, 감히 상전의 흔적을 짐승처럼 능욕한 파렴치한 죄. 내일 아침 동이 트면, 그녀는 이 집안의 안주인으로서 마땅히 그 종놈을 안마당으로 불러 무릎을 꿇리고 서슬 퍼르게 추궁해야 했다.하지만 그 매서운 추궁은 결코 죗값을 묻기 위한 형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네놈이 감히 발정 난 들개처럼 마님의 냄새를 핥고 다녔느냐"고 짓밟으며, 그 육중한 사내에게 짐승의 수치심을 안겨주고, 다시 그 질척이는 수치심을 이용해 자신의 굶주린 욕정을 끝까지 채워 넣기 위한 철저하고 배덕한 유희, 사랑의 훈육이 될 것이다.그녀는 돌쇠의 목숨을 쥐었다. 아니, 펄펄 끓는 그의 욕망의 시퍼런 목줄을 여지없이 틀어쥐었다. 이제 그녀는 암컷의 우아한 손짓으로 그 거친 밧줄을 당기기만 하면 된다.동이 터오고 있었다. 하얀 무덤 같던 만동 김씨 가문의 검은 기와지붕 위로, 시뻘건 아침 태양이 마치 어젯밤 돌쇠의 흉폭했던 핏덩이처럼, 그리고 정씨 부인의 오장육부에서 꿈틀대는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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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훈육과 유희 1

1. 아침의 형장: 백색의 위선핏기 없이 창백한 아침 해가 떠올랐다. 지난밤 시커먼 헛간을 지배했던 그 눅눅하고 펄펄 끓던 정욕의 그림자는, 눈부신 태양 빛 아래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린 듯했다. 만동 김씨 가문의 태산 같은 기와집은 다시금 숨 막히게 엄격한 유교적 질서 속으로 빈틈없이 회귀해 있었다.마당은 흙먼지 하나 없이 빗자루 자국이 선명했고, 장독대는 서늘하게 닦여 아침 햇살을 반사했으며, 사랑채에서는 족보를 읊는 점잖은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흠잡을 데 없이 정결하고도 죽어있는, 철저한 백색의 세계였다.그러나 안방의 공기는 달랐다. 정씨 부인은 문을 굳게 닫아걸고 아랫목에 꼿꼿이 정좌해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흑단으로 짠 작은 자개장 하나가 놓여 있었다. 표정은 조상들의 위패처럼 차가운 얼음장 같았고, 굳게 다문 입술과 눈빛은 서릿발처럼 날카로웠다.하지만 그녀의 하얀 손은 달랐다. 무릎 위에 단정히 놓여 있어야 할 손가락이, 자개장 서랍 속에 반쯤 숨겨진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눈부시게 하얀 다리속곳이었다.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순결한 백색이 아니었다. 지난밤, 돌쇠가 헛간에서 짐승처럼 헐떡이며 토해낸 끈적하고 비릿한 생명의 흔적이 그 얇은 천 위에 빳빳하게 누렇게 말라붙어 있었다. 그것은 이정표였다. 그녀가 가야 할, 아니 이미 목까지 푹 잠겨버린 타락과 쾌락의 심연으로 안내하는 가장 불경하고도 매혹적인 피의 이정표.정씨 부인은 그 딱딱하게 굳은 얼룩을 하얀 검지 끝으로 천천히 쓸어보았다.까슬까슬.연한 손끝에 닿는 짐승의 굳은 감촉. 그것은 혐오스럽기보다는, 지문을 타고 척추 끝까지 내리꽂히는 벼락같은 전율이었다. 그것은 수컷의 실체, '절정을 토해낸 진액'이었다.그녀는 문밖의 기척을 살피고는, 속곳을 들어 코끝에 바짝 가져다 댔다. 밤새 냄새는 말라붙어 옅어졌지만, 여전히 그 깊은 무명 올 속에는 사향과도 같은 비릿하고 짙은 수컷의 체취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끈적하게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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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훈육과 유희 2

2. 죄인, 아니 제물: 무릎 꿇은 짐승문이 열리고 묵직한 그림자가 넘어왔다.끼이익.아침 햇살이 그의 육중한 등 뒤에서 쏟아져 들어왔으나, 돌쇠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벌벌 떨며 방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그는 죄인이었다. 지난밤, 자신이 주워온 마님의 속곳에 미친 듯이 숫짐승의 욕정을 배설하고 정신을 잃었을 때, 그는 이성이 여지없이 끊어진 발정 난 개에 불과했다.하지만 아침이 되어 서늘한 이성을 되찾았을 때, 그는 자신의 대역죄가 발각되면 당장 멍석말이를 당해 뼈가 부서지거나 관아에 끌려가 사지가 찢길 것이라는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더욱 끔찍한 것은, 그가 무아지경 속에서 잠든 사이 손에 꼭 쥐고 있던 그 젖은 속곳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그는 직감했다. 누군가가 보았다. 누군가가 가져갔다. 그리고 지금 안방 마님의 뜬금없는 호출은 그 잔혹한 심판의 시작을 의미했다."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라."정씨 부인의 서늘한 명이 얼음장처럼 떨어졌다.돌쇠는 털썩, 흙먼지가 묻은 무릎을 방바닥에 꿇었다. 마당에서 도끼를 휘두르던 그의 흉폭하고 집채만 한 몸집이 한순간에 벼랑 끝에 몰린 초식동물처럼 작아졌다.정씨 부인은 그를 서늘하게 내려다보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시선. 이것은 일방적이고도 절대적인 권력의 구도였다. 하지만 이 권력은 단순히 양반과 머슴이라는 얄팍한 신분적 우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타락한 욕망을 흔적 없이 숨긴 자가, 짐승 같은 욕망을 적나라하게 들켜버린 자에게 행사하는 잔인하고도 숨 막히는 혼백의 우위였다."네 죄를 네가 알렷다."질문이 아니었다. 퇴로를 가차 없이 차단해버리는 무자비한 선고였다.돌쇠의 태산 같은 어깨가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렸다. 식은땀이 구릿빛 관자놀이를 타고 굵게 흘러내렸다."마... 마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그는 감히 변명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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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훈육과 유희 3

3. 증거물의 제시: 누런 얼룩정씨 부인은 천천히, 짐승의 숨통을 조이듯 아주 느릿하게 자개장 서랍을 열었다.드르륵.그리고 어젯밤의 그 문제적인 물건을 끄집어냈다. 눈부시게 하얀 무명 천 조각.바닥에 처박혀 있던 돌쇠의 핏발 선 눈동자가 그곳에 콱 고정되었다.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미친 듯이 흔들렸다. 그의 굵은 얼굴이 일순간 잿빛으로 질려버렸다."이것이 무엇이냐."정씨 부인은 그 다리속곳을 하얀 엄지와 검지로 집어 들어, 마치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오물이라도 되는 양 그의 코앞에 대고 싸늘하게 흔들었다."내 다리속곳이 어찌하여 네놈의 더러운 헛간 짚더미 위에서 뒹굴고 있었느냐?"그녀의 목소리는 매의 발톱처럼 날카로웠다."내가 잃어버린 줄 알고 온 하인들을 닦달하게 만들었던 이것이, 왜 네놈의 품속에 들어 있었느냔 말이다."그리고 그녀는 기어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짐짓 역겹다는 듯 서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라붙은 누런 얼룩의 한가운데를 그의 코앞에 바짝 들이밀었다. 네놈이 저지른 짓의 냄새를 맡아보라는 듯이."그리고... 이 더럽고 짐승 같은 자국은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돌쇠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목숨이 날아갈 공포와 함께 끔찍한 수치심이 거대한 해일처럼 밀려와 그의 숨통을 짓눌렀다. 자신의 가장 은밀하고 짐승 같은 욕정의 배설물을, 하늘같이 고고하고 정결하다 믿었던 마님에게 고스란히 들켜버린 것이다. 그것도 핏대가 서도록 헐떡였던 가장 적나라한 증거물과 함께."죽여주십시오, 마님! 소인이... 소인이 잠시 미쳐 돌아갔던 모양입니다요! 당장 제 손목을 잘라주십시오!"그는 방바닥에 쿵, 하고 머리를 찧었다.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맺힐 정도로.쿵, 쿵.살이 부서질 듯 찧어대는 그 둔탁한 소리가 오히려 정씨 부인의 심장을 찌릿하게 울렸다. 치마폭 아래 감춰진 그녀의 아랫배가 뻐근하게 조여들었다.그녀는 환희에 차 즐기고 있었다. 눈앞의 이 태산 같은 사내가, 어젯밤에는 제 속곳에 코를 박고 짐승처럼 포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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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훈육과 유희 4

4. 훈육이라는 이름의 애무: 언어의 채찍"고개를 들라."서슬 퍼런 빙장(氷藏) 같은 목소리였다.돌쇠는 덜덜 떨리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의 눈가는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입술은 바싹 타들어가 갈라져 있었다. 도살장 앞에 끌려온 짐승의 핏기 없는 눈.정씨 부인은 그 짐승과 정면으로 시선을 옭아맸다. 그녀의 눈빛은 겉으로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나, 그 깊은 동공 속에는 도깨비불처럼 음란하고 푸른 불꽃이 끈적하게 일렁이고 있었다."너는 개다."그녀가 나직하게, 뼈를 씹어 뱉듯이 내뱉었다."주인의 물건을 함부로 탐하고, 발정 난 개새끼처럼 아무 데나 더러운 진액을 흩뿌리고 다니는 천박한 수캐란 말이다."그녀는 그를 서늘한 언어로 채찍질했다. 그 말은 가문을 더럽힌 종놈을 향한 모욕이었으나, 동시에 기이하고 끈적한 음란한 춘의(春意)를 품고 있었다. 그를 도덕을 아는 '인간'이 아닌 본능뿐인 '개'로 격하시킴으로써, 오히려 양반가의 썩어빠진 예법과 금기를 여지없이 벗어던진 육체적 얽힘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짐승과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짐승의 교미에는 법도가 없으니까."이런 미친 개에게는 살이 터지는 몽둥이가 약이라 들었다. 내 당장 관아에 고하여, 네놈의 그 음탕하고 흉폭한 양물(陽物)을 뿌리째 썰어내어 개먹이로 던져줄 수도 있단 말이다."돌쇠의 눈동자가 극한의 공포로 뒤집힐 듯 흔들렸다. 양물이 잘려 나가는 거세의 공포. 그것은 사내로서의 모든 생명력과 남성성이 시궁창에 처박히는 끔찍한 종말이었다. 그는 사시나무 떨듯 바닥을 기며 빌었다."마님, 제발... 제발 그곳만은... 목숨만 살려주십시오..."하지만 정씨 부인은 자비 없이 말을 이었다. 목소리의 톤을 살짝 낮추며, 은밀한 뱀처럼 귓가를 핥았다."허나... 가문의 정결한 명예가 네놈의 더러운 피로 더럽혀질까 두려워, 내 이번만은 관아에 알리지 않겠다."그것은 자비가 아니었다. 그것은 짐승의 목에 시퍼런 족쇄를 채우는 사육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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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부: 훈육과 유희 5

5. 굴복과 수용: 혀의 속죄돌쇠는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억센 손으로 바닥에 던져진 속옷을 집어 들었다. 안주인의 명은 거역할 수 없는 하늘이었다. 어기는 순간 사지가 찢겨 죽어 나갈 뿐이었다.하지만 그 잔인한 명령 이면에는, 이빨을 감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독사처럼 숨죽이고 있었다. 그는 피 끓는 본능으로 어렴풋이 깨달았다. 마님이 자신을 멍석에 말아 내치지 않고, 오히려 이 밀실 안에서 가장 은밀하고 치욕적인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이것은 살이 찢기는 벌이 아니라, 짐승에게 내리는 가장 달콤한 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그는 천천히, 침을 꼴깍 삼키며 아주 묵직하게 그 하얀 천을 제 두꺼운 입술로 가져갔다. 천에 밴 마님의 부드러운 살 냄새. 그리고 어젯밤 짐승처럼 뿜어냈던 자신의 비릿한 진액의 냄새.그는 짐승처럼 눈을 감고 그 무명 천을 거친 입술에 짓이기듯 비비며, 붉은 혀를 내밀어 그 빳빳하게 굳은 얼룩을 축축하게 맛보았다. 짭짤하고, 씁쓸하며, 비릿한 맛. 피와 땀이 뒤섞인 생명의 맛이었다.그것은 하늘이 무너질 듯 수치스러웠으나, 동시에 쪼그라들었던 그의 사타구니를 다시금 불덩이처럼 달구어버리는 치명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어젯밤 짚더미 위에서 헐떡이던 쾌락의 기억이 혀끝을 타고 척추로 내리꽂혔다. 그의 흉폭한 붉은 기둥이 다시금 삼베 바지 속에서 미친 듯이 핏대를 세우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정씨 부인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 적나라한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마치 집채만 한 맹견이 주인의 발밑에 바짝 엎드려, 던져주는 먹이를 침을 흘리며 받아먹는 모습을 굽어보는 잔혹한 조련사처럼.그녀의 호흡이 불을 삼킨 듯 거칠어졌다.'그래, 그렇게 짐승처럼 핥는 것이다. 너는 이제 온전히 나의 것이다. 네 통제 못 할 욕망도, 네 비참한 수치심도, 네 그 흉폭하게 솟아오르는 기둥도 모조리 내 손바닥 안에서만 숨 쉴 수 있는 것이다.'그녀는 소복 치마폭 아래로 자신의 하얀 허벅지를 손톱이 파고들도록 꽉 쥐었다. 어젯밤 헛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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