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더 이어지기도 전에 정지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선생님, 걱정 마세요. 무슨 일이 생겨도 제가 지켜 드릴게요."바라보자 정지후의 눈빛이 한층 단단해졌다.나는 그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여기에 남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았다.적어도 이곳 사람들은 진심이었다. 나를 속이지 않을 사람들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뜻밖의 두 사람이 나타났다."엄마!""채원아, 역시 여기 있었구나."오랜만에 보는 강지환과 딸이었다. 이렇게 초라한 모습은 처음이었다.예전의 강지환은 왕자처럼 기품이 있었다. 무슨 일을 하든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그런데 지금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흩어져 있었고,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눈 밑에는 거뭇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딸도 늘 말끔하고 밝아서 작은 공주 같았는데, 지금은 온몸에 진흙이 묻어 꼬질꼬질한 아이가 돼 있었다.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두 사람이 곧장 내게 달려들었다.강지환은 나를 꽉 끌어안고 체면도 잊은 채 흐느꼈다."왜 나 혼자 두고 떠났어? 내 마음 뻔히 알면서.""채원아,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너 없으면 나 죽어.""엄마, 왜 나 버렸어? 엄마!"앉아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우리를 보았다. 정지후도 당황한 눈빛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답답해진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두 사람을 한꺼번에 밀어냈다."강지환 씨, 행동 좀 조심해 주세요.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괜히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게 하지 말고요."강지환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그러고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채원아, 그러지 마.""네가 날 삼 년이나 쫓아다녔고, 우리는 칠 년을 같이 살았어. 평생에 십 년이 몇 번이나 있겠어?""내가 잘못해서 화난 거 알아. 정말 잘못했어."강지환은 애틋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날 삼 년 쫓아다녔으니까, 난 십 년이라도 쫓아다닐게. 네가 용서해 줄 때까지.""널 사랑하는 마음은 진짜야. 평생 사랑할 거야."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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