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입구, 남자는 익숙하게 조수석 문을 열어, 다영을 태웠다.차 문이 닫히고, 그에게 이제 어디로 가는지 한마디도 묻지 않은채 남자가 핸들을 돌리는 대로 목적지가 결정될 뿐이었다.계속되는 정적 속, 남자가 라디오를 틀었다.[이제 다시 사랑 안해..말하는 난 너와 같은 사람]하필 이 타이밍에 백지영의 사랑안해가 나올게 뭐람.남자가 적막함을 깨기 위해 튼 라디오를 다영이 거칠게 off 버튼을 눌렀다.그리고 그녀는 참았던 숨을 터뜨리며 남자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배신감과 수치심, 그리고 알 수 없는 혼란이 뒤섞여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왜 그랬어요?""뭐가.""당신이 무슨 나를 쫓아다녀, 그런 말을 왜 해요?"빨간색 대기 신호에 차가 멈춰섰다.그제서야, 정하는 운전대에서 손을 땐 뒤 뻐근한 어깨를 매만지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틀린 말 했나."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다영씨한테 3번만 만나달라고 매달린거 맞잖아."황당하다는 얼굴도 없이 왜 도와줬는데 화를 내냐고 따지지도 않는 그를 보자, 알 수 없는 감정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정하씨가 뭔데, 왜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들어!"다영이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그를 향해 쏘아붙였다. 하명그룹 사장이라는 거대한 배경 앞에서도, 지금의 다영에겐 그저 제 속을 뒤집어놓은 남자일 뿐이었다. "왜 날 더 비참하게 만들어..!"하명그룹 사장인 남자는 쏟아지는 다영의 분노를 가만히 받아내며, 그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고요한 시선이 다영을 더 미치게 만들었다."아니, 처음부터 왜 하정하라고 말해서..!"다영은 자신의 전남친이 그와 동명이인의 남자와 만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않았다. 그러나. 사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그저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고맙다는 감정보다 그들에 대한 배신감이 배가 돼서 도저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를 않았다.쏟아지는 다영의 가쁜 숨소리만이 차 안을 채웠다.이윽고
Last Updated : 2026-09-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