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나는 방바닥에서 잤다.침대는 창문 옆에 붙어 있었다. 누우면 커튼이 머리맡에 닿았다. 그 커튼 너머, 2미터 건너 벽에 박힌 둥근 렌즈. 적외선 카메라라면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공장 출입구에도 똑같은 게 달려 있었으니까.그래서 이불을 끌어내려 방 반대편, 현관 쪽 벽에 붙여 깔았다. 창문에서 가장 먼 자리. 거기 누워 천장을 봤다.내 방에서, 내가 숨어 있었다.새벽 두 시쯤 목이 말라 일어났다. 냉장고로 가려면 창문 앞을 지나야 했다. 나는 허리를 숙이고, 거의 기다시피 방을 가로질렀다. 물을 마시고, 다시 기어서 돌아왔다.누웠을 때 웃음이 나왔다. 소리 없는, 이상한 웃음.이게 뭐 하는 짓이지.*사흘째, 공포가 조금씩 다른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아침에 커튼 틈으로 카메라를 봤다. 여전히 거기 있었다. 하얀 몸통, 검은 눈. 작은 초록색 불빛이 깜빡였다. 녹화 중이라는 뜻이었다.녹화 중.누가 그 영상을 보는가. 그녀다. 퇴근하고 돌아와 휴대폰으로, 오늘 하루 골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그녀. 그 화면 한가운데에 내 창문이 있다.그녀가 나를 본다.그 문장이 떠오른 순간,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런데 그건 공포 때문만은 아니었다.몇 달 동안 나만 그녀를 봤다. 그녀는 나를 몰랐다. 나는 투명 인간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녀가 매일, 의식적으로, 내 창문을 들여다본다. 화면을 확대하고, 되감고, 멈춰서.나는 그걸 두려워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두려워했다. 하지만 두려움 아래에서, 무언가 뜨겁고 끈적한 것이 꿈틀거렸다.'이제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다.'*그날부터 나는 방을 치웠다.창틀 위 재떨이를 비웠다. 빈 캔을 분리수거했다. 커튼을 활짝
Last Updated : 2026-09-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