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나는 그 단어를 며칠 동안 입안에서 굴렸다. 사탕처럼. 녹을까 봐 아껴가며.그녀는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남자친구 앞에서. 남자친구와 싸우면서까지.그 싸움의 마지막 문장은 생각하지 않았다. 또 무섭게 만들지 마. 겨우 좀 괜찮아졌어.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누가 그녀를 무섭게 만들었는지. 나는 그 문장을 통째로 오려냈다. 편집된 기억 속에서, 그녀는 오직 나를 변호하는 사람이었다.대신 그 남자의 말은 또렷하게 남았다.왜 하필 그 집 앞이냐고.그 남자는 나를 의심한다. 나를 경찰에 신고했고, 카메라를 달았고, 지금은 그녀에게 나를 조심하라고 한다. 그녀는 나를 믿으려 하는데, 그 남자가 계속 사이를 막고 있다.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경찰도, 카메라도, 암막 커튼도. 전부 그 남자가 한 일이었다. 그녀는 그냥 휘둘린 것뿐이다. 그녀가 직접 나를 보고 판단했을 때, 그녀는 나에게 사과했다. 커피를 줬다. 웃었다.그 남자만 아니었다면.나는 그 문장을 끝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문장 끝에 무엇이 오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그 주에 남자친구는 오지 않았다.주말에도 흰색 세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혼자 산책했고, 혼자 장을 봤고, 혼자 옥상에서 빨래를 널었다. 밤에 창문 너머로 통화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싸운 것이다. 아직 화해하지 않은 것이다.그 사실이 나를 들뜨게 했다. 들뜬 나를 발견하고, 잠깐 부끄러웠다. 남의 연애가 삐걱거리는 걸 기뻐하는 건 좋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그런데 그녀가 그렇게 말했잖아. 좋은 사람이라고.*월요일, 물류센터를 그만뒀다.조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나가기 어렵다고. 조장은 아쉽다고, 형님 성실하셨는데, 다음에 또 필요하시면 연락 주시라고 답했다.진짜 이유는 간단했다. 밤에 집에 없으면, 그녀의 밤을 알 수 없다.지금이 기회였다. 그 남자가 없는 지금. 그녀가 혼자인 지금. 나는 가까이 있어야 했다. 무엇을 위해서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Last Updated : 2026-09-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