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의 주장은 다음 날 오전 열 시, 회사 이름이 찍힌 공문이 됐다. 유성컴퍼니가 하루온 캠페인 기획의 무단 사용을 문제 삼고, 담당자 배제와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첨부된 초안 첫 장에는 윤채이 대신 윤세리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채이는 마우스를 쥔 손에서 힘을 뺐다. 유나가 옆으로 의자를 당기려다 멈췄다.“야, 이거 네가…….”“응. 내가 쓴 거야.”목소리가 이상할 만큼 작았다. 남이 자기 가방을 들고 도망가는 장면을 보면서도, 저게 정말 내 가방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은정이 메일을 띄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윤 대리, 소회의실로 와요. 원본 들고.”유리문이 닫히자 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세리 씨한테 전화하지 않겠습니다. 외부로 보낸 자료도 없고요. 제가 접근한 경로부터 확인받을게요.”은정은 테이블에 메모장을 놓았다.“응. 그리고 네가 사과부터 할 일도 아니야.”“친척 업체라서 팀까지…….”“그 얘기는 이미 보고했잖아. 지금 필요한 건 네가 미안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누가 뭘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거야.”채이는 가져온 노트북을 열었다. 초안 파일의 생성일만으로 끝낼 수 없다는 건 알았다. 파일명은 바꿀 수 있고, 세리의 첨부물처럼 작성자 칸도 고칠 수 있었다.“첫 검토 메일이 있어요. 입사하고 모아 둔 고객 문의로 방향을 잡았고, 결혼하기 전 봄에 팀장님께 처음 보냈습니다.”“내 답장도 찾을게. 혼자 전부 증명하려고 하지 마.”은정이 자리로 돌아간 뒤, 채이는 가장
Última atualização : 2026-10-09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