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시지를 다 읽고 휴대폰를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컵에 따른 옥수수차에서 김이 났다. 냄비에 남은 차를 식히고, 펼쳐 둔 다이어리를 내 쪽으로 당겼다. 내일 확인할 인쇄 일정 아래에 빈칸이 있었다.거기에 새 제품 이름을 적으려다가 손을 멈췄다.책상 서랍에는 아직 이름이 없는 표지 견본이 들어 있었다. 내년 날짜가 찍힌 속지, 은채가 고른 표지 색, 채 대표가 몇 번이나 만져 본 모서리.시환에게 답할 말 대신, 내일 회사에서 할 일이 먼저 떠올랐다.나는 휴대폰를 뒤집어 놓고 견본을 꺼냈다.«▲»9월 9일 수요일, 은채는 출근하자마자 내 책상 위에 표지 견본을 펼쳤다.“팀장님. 오늘은 골라야 해요.”“어제도 골랐잖아요.”“햇빛에서 보셨잖아요. 사무실 불 아래에서도 봐야 해요.”나는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안경부터 꺼냈다.견본의 색은 가까이서 봐야 차이가 났다. 푸른 기가 조금 더 있는 것, 회색이 조금 섞인 것. 은채는 말하지 않고 기다렸다.“오른쪽.”“이유는요?”“날짜 글씨가 더 잘 보여요. 책상 위에 오래 놓고 쓰기에도 편하고요.”은채가 오른쪽 견본을 내 앞으로 밀었다.“저도요. 왼쪽은 예쁜데, 조명에 따라 글씨가 묻혀요.”“대표님은요?”“지금 오시면 처음 고르는 척해 주세요.”“왜요?”“어제 고르신 걸 잊으셨어요.”계단에서 채 대표의 발소리가 들렸다. 은채는 견본 두 개를 다시 나란히 놓았다.채 대표는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책상 앞으로 왔다.“어떡해. 둘 다 예쁜데.”은채가 나를 봤다.‘아니. 재심이다. 매일 재심.’나는 오른쪽 표지를 손끝으로 짚었다.“실제로 쓰는 건 이쪽이 좋겠어요. 글씨가 또렷하고, 안쪽 종이 색하고도 맞아요.”채 대표가 안경을 머리 위로 올렸다. 표지를 들어 창가 쪽으로 기울였다가 다시 책상 위에 놓았다.“그러네. 이걸로 하자.”은채는 바로 견본 뒷면에 날짜를 적었다.『9월 9일. 표지 색 최종 확정.』그 아래에 채 대표가 서명했다. 은채는 종이를 말리듯 잠깐 들고 있다가
最終更新日 : 2026-10-22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