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서 내린 사내는 십여 분 동안 건물 맞은편을 서성였다.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척하면서 출입구를 반복해서 바라보았고, 아이가 나타나자 한 걸음 앞으로 움직였다. 아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직후에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도 찍혀 있었다.“우리 애가 오는 시간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기석은 화면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지만, 도윤은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았다.“그럴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지금 확인된 건 저 사람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뿐이다.”도윤은 영상을 조금 더 되돌려 보게 했다. 차량이 들어온 방향과 사내가 내린 위치, 통화가 시작된 시점을 차례로 확인한 뒤에는 원본을 별도로 보관하도록 요청했다.그때 직원이 화면 한쪽을 확대했다.“사장님, 저 사람이 들고 있는 종이 보이십니까?”사내는 차에서 내린 직후 접힌 종이를 펼쳐 보았다. 카메라 화질이 좋지 않아 글자는 읽을 수 없었지만, 종이 위에는 사진처럼 보이는 사각형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확인한 뒤 출입구를 바라보았고, 아이가 나타나자 다시 종이를 접었다.기석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우리 애 사진일 수도 있다는 겁니까?”도윤은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 원본 화질로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다른 카메라에 찍힌 장면도 확보해.”기석은 직원에게 필요한 일을 지시했다. 아이가 있는 사무실 문을 확인하는 동안에도 그의 시선은 몇 번이나 모니터로 돌아왔다.도윤은 기석의 불안을 이해했다. 삼 년 전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남자에게는 수상한 차량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었다. 이제 막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가족이 자신 때문에 다시 위험해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기석아, 오늘 네 딸이 혼자 온다는 사실을 누가 알고 있었지?”“아내하고 저, 그리고 아이를 내려 준 사람 정도입니다.”“그 사람들을 의심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일정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기석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도윤을 돌아보았다.“혹시 당신 때문에
최신 업데이트 : 2026-10-2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