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진이 형조에서 돌아왔을 때, 청월각의 장부에는 그가 지키라고 명령했던 이름이 사라져 있었다.새벽부터 형조 관리들을 붙들고 윤해원의 인계 기록을 확인한 끝에 겨우 사본을 얻어 냈지만, 그가 알아낸 것은 석연치 않은 사실뿐이었다. 해원이 청월각에 도착하기도 전에 인계가 끝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그 서류에 서명한 민정수는 날짜와 시각이 어긋난 까닭을 설명하지 못했다.누군가 그녀를 이곳으로 보내는 일을 미리 준비했다는 의심이 짙어졌다.강무진은 그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누구도 해원의 처우를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청월각에 도착해 받아 든 장부에는 윤해원이라는 석 자 대신 낯선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월아.그 아래에는 역적 윤승학의 여식이라는 신분만 작게 남아 있었다.“이 이름을 누가 정했느냐?”장부를 펼친 채 묻자 옥매향이 허리를 굽혔다.“청월각에 들어온 관비에게는 새 이름을 내려 주는 것이 관례입니다. 양반가에서 쓰던 성명을 그대로 부를 수는 없어서…….”“내가 바꾸지 말라고 했을 텐데.”강무진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다만 장부를 덮는 손길이 느려졌고, 그 모습을 본 옥매향은 변명하던 입술을 다물었다.“어젯밤 형조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윤씨 성을 쓰지 못하게 하라는 명을 전하고 갔기에 저희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정식 문서는?”“그것까지는 받지 못했습니다.”“관복을 입은 자가 한마디 전하면, 내가 내린 명령도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냐?”옥매향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강무진은 그녀를 더 몰아붙이는 대신, 그 사람이 언제 왔고 누구를 만났는지 적어 두라고 명했다.형조의 인계 기록에 이상이 있는 상황에서 이름까지 서둘러 지우려 했다면, 단순한 기루의 관례로 넘길 수 없었다.“윤해원을 데려와라.”옥매향이 물러나려던 순간, 그가 다시 물었다.“새 이름을 받아들였느냐?”“월아라고 부르면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타일러도 윤해원이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겠다고 하니, 저희도 난처합니다.”강무진은 장
최신 업데이트 : 2026-10-2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