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모르는 척의 한계월요일 아침 회진은 지나치게 평온했다.윤재혁은 한소이에게 필요한 질문만 했고, 소이는 필요한 대답만 했다.“최광식 환자 상태는?”“활력징후 안정적입니다. 어제부터 연식 시작했고 복통이나 오심은 없습니다. 오전 검사 결과 확인한 뒤 일반 병동 전동 예정입니다.”“김복순 환자는?”“배액량은 전날보다 감소했습니다. 배액액 빌리루빈 수치도 떨어지는 추세이고 발열은 없습니다.”“항생제는?”“배양검사와 감수성 결과에 맞춰 변경했습니다.”“알겠습니다.”끝이었다.추가 질문도, 눈썹이 올라갔다는 지적도 없었다.소이는 차트를 넘기며 다음 환자 상태를 보고했다.윤재혁은 한 번도 그녀의 말을 끊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박민우에게 물었고, 처방 수정도 정유라를 통해 전달했다.완벽하게 공평하고 정확한 회진이었다.그래서 더 이상했다.회진이 끝난 뒤 박민우가 소이의 옆으로 다가왔다.“두 사람 싸웠어?”“누구랑요?”“윤 교수님.”소이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안 싸웠습니다.”“그럼 왜 두 사람이 오늘 처음 본 사람처럼 행동해?”“원래 교수님과 레지던트 관계입니다.”“그 말을 하는 표정이 헤어진 사람 같은데.”소이의 발이 멈췄다.“사귄 적도 없습니다.”“그러니까 더 이상하지.”박민우는 앞서 걷는 윤재혁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교수님도 오늘 이상해.”“평소보다 조용하셔서 편하지 않습니까?”“조용해서 무서운 거야.”박민우가 목소리를 낮췄다.“아침부터 내 보고는 네 배로 물어봤어.”“잘못 보고하셨나 보죠.”“한소이 선생.”“네.”“그렇게 냉정하게 말하면 윤 교수님 닮아.”소이는 대답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식당 앞에서 했던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지금 따라오시면 근무 외의 일로 받아들일 겁니다.윤재혁은 따라오지 않았다.그것은 그가 소이의 의사를 존중했다는 뜻이었다.당연히 고마워해야 했다.그런데 병원에서도 이렇게까지 물러설 줄은 몰랐다.그가 자신을 신경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느낀
Last Updated : 2026-10-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