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누구의 이름도 빌리지 않고교육위원회 회의실 문이 닫혔다.한소이는 발표대 앞에 홀로 섰다.정면에는 외과 교수 세 명과 수련교육부 위원 두 명이 앉아 있었다. 오현석도 그들 사이에 있었지만 평소처럼 먼저 말을 걸거나 긴장을 풀어 주지는 않았다.오늘 그는 소이의 지도교수가 아니라 평가위원이었다.윤재혁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참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소이는 그 빈자리를 한 번 바라본 뒤 준비한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첫 장에는 자신의 이름과 발표 제목만 적혀 있었다.[수술 참여 과정 및 단계별 임상 판단 검토]“외과 일 년 차 한소이입니다.”목소리가 조금 떨렸다.소이는 숨을 천천히 내쉬고 말을 이었다.“제가 참여한 수술과 교육 과정에서 어떤 기회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판단했으며,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보고드리겠습니다.”첫 번째 증례는 최광식이었다.수술 전 보호자 설득 과정부터 첫 수술, 수술 후 출혈, 긴급 재수술과 의식 회복 지연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잘한 일만 넣지는 않았다.출혈 방향의 차이를 발견했던 순간도 설명했지만, 환자가 깨어나지 않자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고 수술실 문을 열지 못했던 일도 자료에 포함했다.한 교수가 화면을 보며 물었다.“수술실을 피한 것이 교육 평가에 왜 필요합니까?”“환자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제 업무 수행에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인데도요?”“실제 교육 과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소이는 손에 쥔 발표용 리모컨을 단단히 잡았다.“제가 다시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결과만 말하고,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를 빼면 제 성장 과정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누가 다시 들어가게 했습니까?”“윤재혁 교수님입니다.”회의실 안의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소이는 피하지 않았다.“다만 감정적인 위로만 받은 것은 아닙니다. 환자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두려움과 별개로 제가 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 직접 판단하게 했습니다.”수련교육부 위원
Last Updated : 2026-10-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