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교수님, 맞선은 근무 외입니다: บทที่ 51 - บทที่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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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화. 혼자 내리는 첫 판단

# 51화. 혼자 내리는 첫 판단독립 수행 평가 당일.한소이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휴대전화를 확인했지만 윤재혁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연락하지 않기로 한 지 십일째였다.평가가 앞당겨졌다는 사실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병원 내부 일정이니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직접 알려 주는 순간 개인적인 연락이 될 것 같았다.소이는 달력에서 오늘 날짜에 표시해 둔 동그라미를 바라봤다.평가가 끝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그러나 오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약속도 미뤄질 수 있었다.“환자부터 보자.”누군가에게 배운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뒤 침대에서 일어났다.병원에 도착하자 오현석이 평가 절차부터 설명했다.“오늘부터 응급실에 들어오는 일반외과 환자 중 한 명을 무작위로 배정합니다.”“환자를 고르는 건 누가 합니까?”“교육위원회입니다.”오현석 옆에는 교육위원으로 참석한 외과 교수 한 명이 서 있었다.“우리는 옆에서 지켜보지만 먼저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제가 혼자 처치하는 겁니까?”“혼자 결정하는 것과 혼자 책임지는 건 다릅니다.”오현석이 단호하게 말했다.“필요한 보고와 승인은 받아야 합니다. 대신 무엇을 확인하고, 언제 도움을 요청하며, 어떤 판단을 제시하는지를 보겠습니다.”“네.”“평가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환자보다 우리 얼굴을 먼저 보면 바로 감점입니다.”소이는 차트를 가슴 앞으로 끌어안았다.“알겠습니다.”오전은 별다른 호출 없이 지나갔다.점심도 먹지 못한 채 기다렸지만 응급실에서 오는 연락은 없었다.오후 세 시가 넘어가자 긴장이 조금씩 피로로 바뀌었다.평가 대상 환자가 오늘 오지 않으면 다음 날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그때 소이의 호출기가 울렸다.[응급실 외과 협진. 68세 여성, 복통 및 구토.]소이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오현석은 따라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손목시계를 확인한 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소이의 뒤를 따랐다.응급실 침대에는 문정희라는 여성이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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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화. 수술대 위의 답

# 52화. 수술대 위의 답수술실 문이 닫히자 한소이는 문정희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천천히 빼냈다.“금방 다시 뵙겠습니다.”환자는 산소마스크 아래에서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마취가 시작되는 동안 소이는 수술 전 검사와 투여된 항생제, 준비된 혈액을 다시 확인했다. 혈압은 수액을 투여한 뒤에도 낮은 상태였고 맥박은 여전히 빨랐다.마취과 교수가 말했다.“승압제 시작합니다. 오래 기다리기 어렵습니다.”오현석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들어가죠.”독립 수행 평가라고 해서 소이가 집도하는 것은 아니었다.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필요한 준비와 보고를 빠뜨리지 않으며, 수술 전후 환자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자리였다.환자의 생명을 건 술기를 시험 삼아 맡길 수는 없었다.소이는 오현석의 맞은편에 섰다.“한소이 선생.”“네.”“환자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복강경을 먼저 시도하되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바로 개복합니다.”“알겠습니다.”“지금부터는 평가 생각하지 말고 보이는 것만 말하세요.”소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네.”첫 번째 절개가 들어갔다.복강경이 들어가자 팽창한 소장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장과 복벽 사이의 공간이 좁아 기구를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다.오현석이 카메라 방향을 바꿨다.“무엇이 보입니까?”소이는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확장된 소장과 혈성 복수가 보입니다.”“더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장 팽창이 심해 시야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무리하게 기구를 진행하면 약해진 장벽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었다.“안전하게 박리하기 어렵습니다.”“그럼요?”“개복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오현석이 즉시 말했다.“개복 전환합니다.”수술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간호사가 필요한 기구를 준비했고 절개 범위가 넓어졌다. 복강이 열리자 어둡게 변한 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유착성 띠 하나가 소장과 장간막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그 아래에 갇힌 장은 검붉은 색이었다.“폐쇄 원인은?”오현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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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화. 끝까지 보는 사람

# 53화. 끝까지 보는 사람문정희가 중환자실에 도착했을 때 혈압은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었다.승압제는 아직 들어가고 있었고, 소변량은 시간당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수술 전부터 상승했던 젖산 수치도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한소이는 모니터 앞에 서서 수치를 차례로 확인했다.수술이 끝났다고 환자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오현석이 중환자실 전공의에게 말했다.“두 시간 뒤 혈액검사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젖산과 혈색소, 산증 추적하고 소변량은 시간마다 기록하세요.”“네.”“복부 팽만이나 혈압 변화가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요.”오현석은 소이를 돌아봤다.“한소이 선생.”“네.”“지금 가장 걱정되는 게 뭡니까?”소이는 문정희의 수술 기록과 현재 수치를 다시 살폈다.“장 허혈로 인한 전신 반응이 계속되는 것과 수술 후 출혈입니다.”“둘을 어떻게 구분할 겁니까?”“혈색소 변화와 복부 상태, 승압제 요구량을 함께 보겠습니다. 젖산이 떨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젖산만 떨어지면 괜찮습니까?”“아닙니다. 혈압과 소변량, 말초 관류도 함께 봐야 합니다.”오현석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틀렸다고 하지도 않았다.“그럼 끝까지 보세요.”그 말을 남기고 중환자실을 나갔다.교육위원도 평가표를 들고 뒤따라갔다.소이는 두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평가 결과를 묻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한 시간 뒤 문정희의 혈압은 조금 올랐지만 소변량은 여전히 적었다.손끝은 차가웠고 모세혈관이 다시 붉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었다.소이는 수액 투여량과 출혈량을 다시 확인했다.겉으로 보이는 출혈은 많지 않았다.중환자실 전공의가 말했다.“수술도 끝났고 혈압도 조금 올라왔으니 기다려 보죠.”소이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승압제를 올린 뒤에 유지되는 혈압입니다.”“수술 직후니까 그럴 수 있어요.”맞는 말이었다.수술 직후에는 혈압과 소변량이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다.그러나 기다려도 되는 변화와 기다리면 안 되는 변화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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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화. 다시 시작하는 조건

# 54화. 다시 시작하는 조건“오늘은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야기해도 됩니까?”윤재혁의 질문에 한소이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평가가 끝나면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막상 그가 앞에 서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여기서요?”“소이가 괜찮다면요.”복도에는 의료진과 보호자들이 오가고 있었다.누군가 두 사람을 알아볼 수도 있었다.예전의 윤재혁이라면 아무도 없는 계단이나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먼저 숨을 곳을 찾지 않았다.“일 층 카페로 가요.”소이가 말했다.“사람들이 볼 수도 있습니다.”“봐도 되는 곳이잖아요.”윤재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병원 일 층 카페는 퇴근 전의 의료진과 면회를 마친 보호자들로 붐볐다.두 사람은 창가 쪽 빈자리에 마주 앉았다.윤재혁은 소이에게 무엇을 마실지 물었고, 그녀가 답하기 전 먼저 주문하지 않았다.사소한 일이었다.그런데 소이는 그가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습니까?”“오늘은 따뜻한 걸로 마실래요.”“무슨 일 있습니까?”“따뜻한 커피 마시는 게 그렇게 큰일입니까?”“평소와 달라서 물었습니다.”“바닐라라테요.”윤재혁은 주문을 마친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 사이에 작은 진동벨이 놓였다.소이는 그것을 손끝으로 천천히 밀었다.“평가 통과했다는 말부터 해야겠네요.”“축하합니다.”“그 말은 아까 들었습니다.”“한 번으로 부족합니다.”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한소이 선생이 무엇을 보고 판단했는지 평가 기록을 읽었습니다.”“제 기록을 보셨습니까?”“외과 교수진에게 공유된 최종 평가서만 봤습니다.”“어땠습니까?”“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했습니다.”소이는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생각한 것보다라니요?”“내가 없는데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요?”“내가 없어서 더 잘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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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화. 숨이 막히는 이유

# 55화. 숨이 막히는 이유“폐색전증 가능성이 있습니다.”한소이의 말에 중환자실 전공의가 문정희의 오른쪽 다리를 다시 확인했다.“수술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 다리가 부을 만하지 않습니까?”“양쪽이 같지 않습니다.”소이는 종아리 둘레를 재달라고 요청했다.오른쪽이 왼쪽보다 눈에 띄게 굵었다.산소 유량을 높였지만 포화도는 91퍼센트를 겨우 유지했다. 맥박은 여전히 분당 백삼십 회에 가까웠다.심전도에서는 빠른 동성 빈맥이 확인됐다.흉부 촬영에서는 갑작스러운 저산소증을 설명할 만큼 뚜렷한 폐렴이나 큰 무기폐가 보이지 않았다.중환자실 전공의가 화면을 보며 말했다.“엑스레이는 생각보다 깨끗하네요.”“그래서 더 확인해야 합니다.”소이는 문정희의 혈압을 다시 봤다.아직은 유지되고 있었다.하지만 숨을 쉴 때마다 목 주변 근육까지 움직이고 있었다.“환자분, 제가 하는 말 들리세요?”문정희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폐로 가는 혈관에 피떡이 막혔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영제를 사용한 CT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또... 검사해요?”“지금 숨이 찬 원인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합니다.”환자의 손이 소이의 손목을 붙잡았다.“나 다시... 수술해야 해요?”“아직 모릅니다.”소이는 확실하지 않은 일을 약속하지 않았다.“검사 결과를 보고 가장 안전한 치료를 정하겠습니다.”오현석이 중환자실에 들어왔다.“보고하세요.”소이는 시간 순서대로 환자 상태를 설명했다.“십 분 전부터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이 발생했습니다. 맥박은 분당 백이십팔 회에서 백삼십이 회 사이이고 혈압은 현재 유지되고 있습니다.”“흉부 촬영은요?”“증상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폐렴이나 큰 무기폐는 없습니다. 오른쪽 종아리 부종과 압통도 확인됩니다.”“폐색전증을 의심하는 근거는 그것뿐입니까?”“최근 응급 복부 수술을 받았고 수술 전후로 움직이지 못한 시간이 길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저산소증과 빈맥이 함께 발생했고 다른 원인이 뚜렷하지 않습니다.”오현석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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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화. 환자가 걷는 날

# 56화. 환자가 걷는 날문정희의 호흡은 밤새 조금씩 안정됐다.산소 유량을 낮춰도 포화도는 유지됐고, 분당 백삼십 회까지 올랐던 맥박도 아침에는 백 회 아래로 떨어졌다.항응고 치료를 시작한 뒤 가장 우려했던 출혈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한소이는 새벽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배액관을 살폈다. 양은 전날보다 줄었고 색도 갑자기 붉어지지 않았다. 혈색소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배 아픈 건 어떠세요?”문정희가 산소줄을 건 채 힘없이 웃었다.“수술한 데는 아픈데 숨은 살 것 같아요.”“다행입니다.”“피 녹이는 약 쓰면 배에서 피 난다면서요.”“피를 직접 녹이는 약은 아닙니다.”소이는 침대 옆에 앉아 설명했다.“새로운 혈전이 생기거나 기존 혈전이 커지는 것을 막는 약입니다. 몸이 혈전을 천천히 정리할 시간을 주는 거예요.”“그럼 계속 맞아야 해요?”“당분간은 필요합니다. 주사 치료를 이어 갈지 먹는 약으로 바꿀지는 출혈 위험과 회복 상태를 보고 교수님들과 결정할 겁니다.”“또 뭘 선택해야 하네요.”문정희가 지친 얼굴로 중얼거렸다.응급 수술을 할지.장을 절제할지.항응고 치료를 시작할지.환자에게는 짧은 며칠 동안 너무 많은 결정이 이어졌다.“이번에는 환자분 혼자 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소이가 말했다.“치료마다 얻는 것과 조심해야 할 점을 저희가 계속 설명드릴게요.”문정희가 소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선생님은 맨날 확실하다고 말을 안 해요.”“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는 게 많아서요.”“처음엔 그래서 겁났어요.”환자가 마른 입술을 핥았다.“다른 의사들은 괜찮을 거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만 하니까.”소이는 조용히 그 말을 들었다.“그런데 이제는 선생님 말이 제일 믿겨요.”“왜요?”“안 좋은 것도 숨기지 않잖아요.”문정희는 힘없는 손으로 소이의 손등을 덮었다.“대신 끝까지 옆에 있고.”소이의 목이 뜨거워졌다.자신이 되고 싶었던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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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화. 맞선을 다시 시작합니다

# 57화. 맞선을 다시 시작합니다토요일 오후 여섯시 오십이분한소이는 호텔 로비의 커다란 시계 아래에 서서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8분이나 남아 있었다.그런데 윤재혁에게서는 이미 메시지가 와 있었다.[도착했습니다.]소이는 자신이 서 있는 곳보다 조금 떨어진 라운지 쪽을 바라봤다.검은 정장을 입은 윤재혁이 창가에 서 있었다.넥타이까지 단정하게 맨 모습은 첫 맞선 날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은 손목시계를 확인하지 않고 계속 입구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소이는 바로 다가가지 않았다.그가 자신을 기다리는 모습을 잠시 보고 싶었다.그러나 윤재혁은 오래 기다려 주지 않았다.고개를 돌리던 그의 시선이 정확히 소이에게 닿았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윤재혁이 곧장 다가왔다.“언제 왔습니까?”“방금요.”그의 시선이 소이의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소이는 평소 병원에서 입던 바지와 운동화 대신 짙은 남색 원피스를 입었다. 화려한 옷은 아니었지만 거울 앞에서 세 번이나 갈아입은 끝에 고른 것이었다.“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보고 있었습니다.”“그건 압니다.”“예쁩니다.”준비 없이 들어온 말에 소이가 눈을 깜빡였다.“그런 말도 할 줄 아셨습니까?”“필요하면 합니다.”“필요해서 하신 겁니까?”윤재혁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아졌다.“하고 싶어서 했습니다.”소이는 만족한 듯 웃었다.“합격입니다.”“누가 누구를 평가합니까?”“오늘은 교수님 아니잖아요.”“그럼 뭡니까?”소이는 먼저 레스토랑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건 안에 들어가서 정하기로 해요.”레스토랑 직원은 두 사람을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첫 맞선 날 앉았던 것과 같은 위치였다.정확히 같은 테이블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다.그날의 소이는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메뉴판만 들여다봤고, 윤재혁은 병원에서 온 연락을 확인하느라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오늘은 누구도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올리지 않았다.직원이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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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화. 첫 번째 공개 데이트

# 58화. 첫 번째 공개 데이트일요일 오후 다섯시 사십분.한소이는 한강공원 입구에서 세 번째로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약속 시간까지는 이십분이나 남아 있었다.먼저 도착해서 여유 있게 기다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강변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남자가 이미 서 있었다.윤재혁은 흰 셔츠 위에 짙은 회색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한 손에는 접이식 돗자리, 다른 손에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소이가 다가가자 그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십구분 일찍 왔습니다.”“재혁 씨는 언제 오셨어요?”“십분 전입니다.”“그럼 제가 더 일찍 온 거네요.”“약속은 일곱시였는데 왜 여섯시 전에 왔습니까?”“누가 먼저 오나 보려고요.”윤재혁의 시선이 소이의 옷차림에 머물렀다.연한 하늘색 셔츠와 청바지, 오래 걸어도 편한 운동화였다. 소이는 그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먼저 묻지 않았다.윤재혁이 말했다.“예쁩니다.”“이제 안 물어봐도 말하시네요.”“연습했습니다.”“누구한테요?”“혼자.”소이는 웃으며 그가 들고 있는 종이봉투를 바라봤다.“그건 뭐예요?”“저녁입니다.”“음악회 근처에 푸드트럭 많다니까요.”“알레르기 표시를 믿기 어려워서 준비했습니다.”“또 세 번 확인하셨어요?”“네.”“오늘은 과한 거 인정하실 거죠?”“안전 문제입니다.”윤재혁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소이는 결국 종이봉투를 받아 들었다. 안에는 닭가슴살 샌드위치와 과일, 밀봉된 생수 두 병이 들어 있었다.제품마다 견과류 성분이 없다는 표시가 형광펜으로 그어져 있었다.“형광펜까지 칠하셨어요?”“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이 정도면 논문 자료 아니에요?”“한소이 씨는 배가 고프면 집중력이 떨어집니다.”“오늘은 환자 안 봐도 되거든요.”“데이트에도 집중해야죠.”너무 자연스럽게 나온 말에 소이가 잠시 조용해졌다.윤재혁이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왜 그렇습니까?”“아무것도 아니에요.”“오른쪽 눈썹은 안 올라갔습니다.”“그 버릇 좀 잊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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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화. 데이트보다 먼저 온 환자

# 59화. 데이트보다 먼저 온 환자구급차가 청명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남성의 혈압은 70대까지 떨어져 있었다.“환자 들어옵니다.”문이 열리자 대기 중이던 의료진이 들것을 둘러쌌다.한소이는 이동하는 동안 확인한 내용을 빠르게 보고했다.“오십사 세 남성, 자전거 손잡이에 좌측 상복부를 직접 부딪힌 뒤 일시적으로 보행했으나 갑자기 주저앉았습니다. 이송 중 의식이 처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혈압은 74에 46, 맥박은 분당 백삼십팔 회입니다.”“외상 시각은요?”“약 이십오 분 전입니다.”“수액은?”“정맥로 두 개 확보했고 결정질 수액 투여 중입니다.”응급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기도와 호흡을 확인했다.“산소포화도 94퍼센트. 호흡음 양쪽 모두 들립니다.”남성은 눈을 반쯤 뜬 채 소이의 손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선생님.”“병원에 도착했습니다.”소이가 그의 얼굴 가까이 몸을 숙였다.“지금부터 검사할 겁니다. 눈 감지 말고 제 목소리 들으세요.”환자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아내한테... 연락해야 하는데.”“연락처 확인해서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내가 오늘... 애를 데리러 가야 해요.”“보호자분께 상황을 설명하겠습니다.”소이는 지킬 수 없는 약속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말했다.응급실 입구에서 뒤따라온 윤재혁이 의료진 사이로 들어왔다.한강에 두고 온 가방과 돗자리를 차에 싣고 오는 동안 재킷을 벗은 상태였다. 셔츠 소매를 걷은 그는 이미 당직 중인 의사처럼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응급의학과 교수가 그를 알아봤다.“윤 교수님, 현장에서 같이 보셨습니까?”“네. 좌측 상복부에 직접 충격이 있었습니다. 초기부터 빈맥과 창백함이 있었고 혈압이 빠르게 떨어졌습니다.”“복부 초음파부터 보겠습니다.”윤재혁은 진료를 주도하려 하지 않았다.환자를 인계받은 응급의학과와 당직 외과 의료진의 판단을 기다리면서 필요한 현장 정보만 전달했다.침상 외상 초음파가 시작됐다.탐촉자가 왼쪽 갈비뼈 아래에 닿자 화면에 검은 공간이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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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맞선은 근무 외입니다 [본편완결]

# 60화. 맞선은 근무 외입니다 [본편완결]이정훈이 의식을 되찾은 것은 수술 다음 날 오후였다.진정제를 줄이자 눈꺼풀이 천천히 움직였다.한소이는 침대 가까이 다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이정훈 환자분,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환자의 눈이 힘겹게 열렸다.초점이 흔들리던 시선이 소이의 얼굴에 멈췄다.기관 삽관 때문에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손가락을 움직여 보라는 말에는 약하게 반응했다.“수술은 끝났습니다.”소이는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천천히 설명했다.“배 안에서 출혈이 많았고 비장이 크게 손상돼 제거했습니다. 지금은 출혈이 멈췄고 혈압도 안정되고 있습니다.”이정훈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아내분과 아드님도 병원에 와 계십니다.”그 말을 듣자 환자의 눈가가 붉어졌다.손이 무언가를 찾듯 움직였다.소이는 그 손을 잡았다.“아드님도 무사히 집에 돌아갔습니다.”환자의 손가락이 소이의 손을 힘없이 눌렀다.“약속을 못 지킨 게 아니라 사고를 당하신 겁니다. 아드님도 알고 있습니다.”이정훈은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모니터의 숫자는 안정적이었다.이번에는 의식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가족이 무사하다는 말을 듣고 긴장을 놓은 얼굴이었다.중환자실 밖으로 나오자 보호자와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남편이 깨어났습니까?”“간단한 지시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치가 유지되면 호흡관도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남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소매로 눈을 닦았다.“아빠가 저 때문에 다친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환자분께는 학생이 무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소이는 아이의 앞에 앉았다.“학생도 아버님을 만나면 꼭 말해 주세요. 사고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요.”남학생이 울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아버님이 회복하시면 직접 말씀드리세요.”그날 저녁 이정훈은 호흡관을 제거했다.처음 나온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우리 아들은요?”침대 옆에 있던 아내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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