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준과는 취미부터 시작해서 먹는 거, 입는 거, 노는 거……등.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구석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딱 맞는 것. 지랄 맞게도 바로 자는 거였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지만, 사흘 내내 밤잠을 설쳐가며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 작은 생명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뒤, 이 사실을 몰랐던 소준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리 임신 사실을 알리는 것이 맞다고 여겼다. 지성인답게 차분히 대화하며 친권을 포기하게 하려했는데, 뭐? 맞선? 이혼한 지 한 달 만에 선을 봐? 소준의 인생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꼴은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제 인생은 꼬였는데, 그는 새 출발을 하려하다니. 엿 먹일 작정으로 일부러 맞선 장소로 찾아갔건만, 그 녀석은 역시나 타격 제로. 임신 따위는 전혀 관심 없어보였다. 역시나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었다. 이현은 서랍에서 여권을 꺼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그동안 눈여겨 봐뒀던 나라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곳이 좋겠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열정의 나라! “좋아, 이젠 자유의 몸이야. 이제부터 멋진 인생을 살아볼 거라고. 같이 떠날 사람…이 아니라, 애도 있는데 뭐. 말 안 통할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고맙네, 태소준. 흥.” 이현은 콧노래를 부르면서 당장에라도 떠날 수 있는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했다. 이제부터 완벽한 나만의 즐거운 여행을 상상하며 침대에 대자로 벌러덩 누웠다. 그러고는 아주 흡족한 미소로 배를 쓰다듬으면서 달콤한 잠을 청했다. *** 소준은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넥타이와 손목시계를 골라 드레스 룸 밖으로 나왔다. 찬우는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185cm의 비율 좋은 체형이라 그런지, 모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완벽했다. 거기에다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잘생기고 호감 있는 얼굴. 그뿐인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금수저. 아니 이 정도면 최상급의 다이아몬드라고 해야 하나? 그래, 태소준.
최신 업데이트 : 2026-11-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