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형과 불륜하겠습니다강정연은 깨달았다. 신혼인 남편이 말한 ‘출장'의 실체는, 그의 ‘첫사랑'이자 형수인 여자의 산후조리를 돕는 것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할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뺑소니 사고의 범인이 바로 남편이 애지중지하던 그 형수라는 사실까지.
그 순간, 강정연은 모든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
그가 자신과 결혼한 이유는 오직 형수의 죄를 덮어줄 방패막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정연은 눈물을 삼키며 두 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째는 세계적인 신경외과 권위자를 초빙해 식물인간 상태인 아주버님을 깨우는 것이었다.
심씨 가문의 진정한 실세인 그를 깨워 제 아내가 친동생과 어떻게 뒤엉켜 애틋하게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지 똑똑히 보게 할 작정이었다.
둘째는 은밀하고도 완벽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빚을 진 자들을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처절하게 파멸시키기 위해서였다.
강정연은 더 이상 누군가의 아내로 살지 않기로 했다.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거나 물러설 생각 따윈 없었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자신과 할머니에게 빚진 정의를 되돌려 받는 것뿐이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비정한 그 남자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찰나,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이유 하나 묻지 않고 그녀의 곁을 지키며 섰다.
“당신이 원하는 답, 내가 내주지.”
한편, 그녀를 사랑한다 자부하면서도 늘 희생만을 강요했던 남편은 그 광경에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강정연은 그런 남편을 조소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형님이 당신의 그 고결한 첫사랑이라며? 내가 당신 형의 아내가 되겠다는데, 대체 왜 당신이 미쳐 날뛰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