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전 세계가 모두 부상 해역의 전투에 주목하고 있었고, 부상 국내의 국민들 역시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들이 자국 무사들이 전멸하는 장면을 목격하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팔 대 가문의 세자들이 돌아오면, 그날이 바로 복수의 날이 될 것이다!”“용국 놈들! 감히 우리 무사 수만 명을 참살하다니! 이 원수는 절대 잊지 않겠다!”“기도해라, 팔대 가문의 세자들이 모두 돌아오기만 하면, 반드시 용국을 이 지구상에서 지워버릴 것이다!”잠시 충격에 빠졌던 부상 SNS에서는 곧장 수많은 의견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대놓고 위협하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북양왕님, 저희가 부상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무종 문파의 한 문주가 두 눈에 번뜩이는 광채를 띄운 채, 간절한 얼굴로 한지훈에게 물었다.이제 한지훈이 돌아왔으니, 이들 문주들은 더 이상 용국 내에서 멋대로 날뛰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은 용국의 영토가 아니었고, 부상에서 사람을 죽이고 약탈을 해도 그저 약간의 이자를 받는 정도일 뿐이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부상 내륙을 바라보더니, 뒤쪽의 문주들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너희 생각은 어떠한가?”“저희는 북양왕의 명을 따르겠습니다!”모든 문주와 종주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무고한 자를 함부로 죽이지 마라. 민간인 학살은 절대 금지다.”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문주들의 얼굴에는 일제히 활짝 웃음이 피어올랐다.“감사합니다, 북양왕님!”“북양왕의 만수무강을 빕니다!”“가자, 부상의 잔당들을 소탕하러 가자!”그들은 한지훈에게 감사 인사를 올린 뒤, 한 문주가 손을 휘저으며 가장 먼저 부상으로 돌진해 나갔다.이때, 해상에는 자위대 군함 십수 척이 갓 도착했고, 곧이어 수많은 빛줄기가 그 위를 덮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폭음이 연달아 터졌다!“흥! 부상 놈들, 항복은커녕 감히 반항까지 하다니?! 모조리 사살하라!”초천홍이 손을 휘젓자, 무수한 검기가 하늘을 덮으며
호국 대진 속에는 온 부상의 국운이 응집되어 있었다!만약 호국 대진이 깨진다면, 부상국의 국운 전체가 타인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그렇다 해도 역사상 감히 한 나라의 국운을 조작해 그 나라를 멸망시킨 자는 극히 드물다!창산수뿐만 아니라 그가 입에 올린 조신 팔기대사조차도 국운이 빼앗기는 걸 견딜 수 없었다!원래 팔기대사는 이미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지만, 온 부상의 생기가 빼앗기면서 팔기대사의 부활은 이제 아득히 멀어져 버렸다!더 무서운 건, 생기와 죽음의 기운은 서로 맞닿아 공존한다는 것이다.생기가 빼앗기면 부상 전체가 죽음의 기운만 남게 되고, 전국의 모든 사람이 이 엄청난 변화를 피해 갈 수 없게 된다!모두가 40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바로 이것이 창산수가 이토록 절망적으로 발광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죽여라!”호국 대진이 사라지자 초천홍 등은 즉시 부담에서 벗어났고, 방금 전에 그들은 끔찍한 유성우에 겁을 먹었을 뿐이었다! 지금, 부상의 호국 대진이 깨지자 용국의 무종들이 순간적으로 본래의 전투력을 폭발시켰다!순식간에 무수한 부상 무사들의 목이 바다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창산수는 눈앞에 벌어진 끔찍한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상황을 바꿀 힘이 전혀 없었다!오하라 도프가 죽었는데, 그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한지훈과 모씨 노인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허! 한지훈, 너희 용국에는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네놈은 정녕 하늘의 천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창산수가 비통하기 짝이 없는 말투로 말했다. 눈앞에서 부상의 다음 세대의 희망마저 용국에게 모조리 죽임당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은 칼로 찢기는 듯 아팠다.“오?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 너희 부상인들이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건가?”“5년 전, 너희 부상의 역외에서 돌아온 무사들은 입버릇처럼 내 용국의 수억 생명을 멸하려 했고, 내 용국을 세상에서 지우겠다며 떠들었다!”“또 며칠 전에는 우리
무엇보다 오하라 도프는, 한지훈이 바로 영씨 가문의 세자일 가능성을 짐작하고는 더욱 확고한 결심을 굳혔다!2천 년 전부터, 영 씨는 이미 모든 이들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심지어 역외마저도 이 성씨에 대해 거의 듣지 못한 지 오래였다!만약 영 씨의 사람이 다시 성장해 버린다면, 그것은 곧 부상에게 진정한 악몽이 될 것이다!설령 조신이 부활한다 해도, 이자에게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농후했다!따라서 오하라 도프는 단지 자신의 목숨 하나로 조신의 안녕을 바꿔올 수 있다면, 그는 그걸 결코 손해라 생각하지 않았다!"오? 우리랑 같이 죽겠다고? 네놈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한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하라 도프가 대답할 틈도 없이 하늘 위로 드리운 검은 먹구름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의 속도로 뒤로 물러났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칠흑 같았던 바다 위에는, 금빛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오하라 도프가 잠시 멍해 있는 그 순간, 한지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어느새 그의 코앞에 다다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가리켰다! “콰앙!”금빛 광채가 순식간에 번져나가며,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을 전부 황금빛으로 물들였다!“이 세상엔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간 또한 존재하지. 시간과 공간은 서로 얽히고설켜 수많은 연을 맺고 있다. 하지만... 너에겐 더 이상 그것을 이해할 기회는 없겠구나.”말이 끝남과 동시에 금빛이 하늘 위에서 폭발하듯 터졌고, 무수한 별들이 하늘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 순간, 오하라 도프는 사력을 다해 발버둥 쳤고, 그는 한지훈의 옷자락이라도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그의 손은 한지훈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 버리며 닿지 않았다. 뭐… 뭐지?!오하라 도프는 제 두 눈을 의심했다!그는 아직 죽지 않았고, 귀신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눈앞에 분명히 서 있는 한지훈을 손끝 하나 닿게 할 수 없는 건가?!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오하라 도프의 몸도 방금 전의
한지훈의 이 공격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센 강풍을 몰고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오하라 도프를 향해 내리쳤다!그는 이미 한지훈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는 순간부터 도망갈 준비를 마쳐 둔 상태였다!지금은 호국대진조차 한지훈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자신과 창산수 두 사람으로는 도저히 한지훈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무릇 수백 년을 살아온 괴물이란, 절대 쓸데없는 정의감 따위에 목숨을 거는 법이 없다.국가니, 대의니 하는 건 결국 목숨 앞에선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 뿐이었다!죽을 걸 알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어리석은 짓은 오하라 도프의 방식이 아니었다!순간, 허공 위로 수백 개의 오하라 도프 환영이 동시에 튀어나왔고, 그의 진짜 몸마저 희미하게 흔들리며 환영처럼 흐릿해졌다.분명 이 틈을 타 전장에서 벗어나려는 계책이었다!일반 무인은 말할 것도 없고, 창산수조차 이 많은 환영 중 진짜가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하지만, 이런 속임수 따윈 이미 한지훈이 이전 역외 강자들과 싸울 때 수도 없이 겪어본 바였다!“시시한 술수 따위를 감히 내 앞에서 부릴 줄이야!”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바로 그 순간, 검광에서 순식간에 천지를 뒤엎을 듯한 무시무시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눈 깜짝할 사이에 물결처럼 퍼져나간 섬광은 허공 위 수백 개의 환영을 단번에 휩쓸어버렸다!“푸헉!”둔탁한 소리와 함께 오하라 도프의 한쪽 팔뚝이 그대로 뚝 잘려 나갔다!붉은 피는 하늘 위로 비처럼 뿌려지며, 순식간에 반쪽 하늘을 새빨갛게 물들였다!오하라 도프는 자신의 잘려 나간 어깨를 멍하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봤다.자신의 이 환영신법은 겨우 스무 살 갓 넘은 한지훈 따위는커녕, 모씨 노인조차도 놓아줄 수밖에 없던 비술이었다.그런데, 어째서 한지훈 앞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 거지?!“너… 네가 어떻게 내 본체를 찾아낸 것이냐?! 너… 설마 용국의 어느 대세가의 세자라도 되는 거냐?!”오하라 도프는 공포에 찬 고함을 질렀다. 평범
이건 절대 환각이 아니었다.한지훈은 지금 실제로 늙고 있었고, 그것도 눈으로 보일 정도로 빠르게 노쇠해지고 있었다!한 사람의 생명이란 도대체 얼마나 긴 것인가?설령 인왕계 경지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수명은 고작 보통 사람의 백 배 남짓에 불과하다.겉보기에는 천 년과 만 년이 아주 먼 것처럼 보이지만, 억겁의 세월이 흐른 역사 속에서는 만 년이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일 뿐이다!지구조차도 수십억 년의 세월을 지나왔는데, 하물며 이 끝없는 우주의 시간 앞에선 그야말로 티끌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무종의 제자들조차,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비록 모씨 노인이 곁에 있다 하더라도, 진정한 무력 최강자는 한지훈이었다.만약 그 한지훈이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들은 누구 하나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터였다!“어, 어떡합니까?! 한 선생님께서 너무 힘겹게 버티고 계신 것 같습니다!”초천홍은 맞은편에 있던 부상 무인을 검 한 방에 베어내고는, 재빨리 모씨 노인 곁으로 날아왔다.그리고는 당황한 얼굴로 외쳤다.“겁먹지 마십시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놈들에게 우리를 우습게 보이게 둘 순 없습니다!”모씨 노인은 이를 악다물고 내뱉었다.만약 한지훈이 이 자리에서 쓰러진다면, 모씨 노인은 홀로 두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그중 하나인 창산수조차 단독으론 버거운 상대였는데, 둘이 함께 덤벼든다면 모씨 노인에겐 전혀 승산이 없을 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었다.죽는 순간까지, 용국 무인의 뼈와 기백은 보여주어야 했다!이때 한지훈은 이미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몸이 휘청이며 몇 차례 공중에서 떨어질 뻔했고, 눈에 띄게 쇠약해져 갔다.이 장면을 본 오하라 도프는 깔깔 웃으며 외쳤다.“겨우 인왕계 경지 따위가 뭐라고,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냐?!”“우습기 짝이 없군! 네까짓 것 하나로 감히 우리 부상에 들어와 원한을 갚겠다고? 누가 그 따위 용기를 준
사실 무종의 모든 이들을 위협하는 건, 다름 아닌 부상의 호국대진이었다.무종의 제자들이 과거에 어떤 죄를 지었든 간에, 그들이 이렇게 무방비하게 학살당하는 걸 눈 뜨고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는 핏빛 기운이 하늘을 휘돌며 맴돌고 있었다.그 핏빛 기운에 이끌리듯 하늘의 별들이 희미하게 진동하고, 별빛은 어지럽게 요동쳤다.마치 우주의 균형 자체가 그 핏빛 기운에 의해 흔들리는 듯했다.별들이 언제든 떨어질 듯, 하늘이 무너질 기세였다.한지훈이 구름 위를 향해 곧장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오하라 도프는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한 번 휘둘렀다.그 순간, 하늘에서 별빛 한 줄기가 번쩍이고, 유성 하나가 한지훈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네가 설령 천산검선을 베고, 화룡 선조를 죽였다고 한들, 이 부상의 호국대진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작 인왕 일 층인 네놈이, 아니 설령 인왕 구 층이라도 이 진에서 빠져나가긴 어려울 거다!”그의 말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이는 단지 허세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호국 대진과 호산 대진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었고, 이는 바로 국운에 있었다! 한지훈이 오대 명산의 호산 대진을 깬 것은, 그 진법에 국운의 가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의 몸에는 제왕의 기운이 깃들어 있었고, 따라서 그 모든 대진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국운 자체에 포함된 것이 바로 제왕의 기운이었으니, 부상의 천황 또한 제왕의 기운을 지닌 자였으니 그 국운은 고스란히 호국 대진 속에 흡수돼 있었다. 그런 대진을 깨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동방 대국들 사이에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지만, 단 한 번도 멸국 전쟁으로 이어진 적이 없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유성이 한지훈에게 곧바로 꽂히려는 찰나, 한지훈은 냉소적인 미소를 머금은 채 손을 내젓고 오릉군 가시를 날려 유성과 정면 충돌시켰다!“쾅!”유성과 오릉군 가시가 충돌하면서 눈부신 섬광이 터졌고, 뒤따라 일어난 기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