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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s by 엣뀽

남주를 빼앗으라는데, 진짜 빼앗아버렸다.

남주를 빼앗으라는데, 진짜 빼앗아버렸다.

“남자주인공과 사귀어라. 단, 누군지는 알아서 찾아라.” 만년 2인자 신시아의 앞에 어느 날 수상한 시스템이 나타났다. 자신은 악녀, 승진도 사랑도 독차지하는 김주여는 여자주인공이란다. 그리고 주어진 메인 퀘스트는 여자주인공의 남자를 빼앗아 주인공이 되는 것. 그런데 정작 남자주인공이 누군지는 안 알려준다. 차가운 직장 상사 권이태일까, 수상하게 잘생긴 신입 권도윤일까? 악녀는 왜 주인공 하면 안 되는데? 신시아의 남자주인공 찾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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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7.라이어게임
밖으로 나선 세 사람은 찬 바람을 맞으며 근처를 잠시 걸었다. 예리가 주여에게 눈을 흘기며 자연스럽게 도윤의 팔짱을 끼고 편의점으로 향했다.“아이스크림 사갈래예?”도윤은 항상 술을 먹은 시아에게 사다 주었던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도윤은 웃으며 그들과 함께 편의점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여가 딱딱한 하드를 하나 집어 들었다. 도윤이 시아에게 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주여에게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김 과장님은 딱딱한 걸 좋아하시나 봐요?”“얼음같이 시원하잖아.”주여가 웃으며 말했다. 예리도 도윤이 잡아 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었다. 볼수록 닮은 취향에 도윤이 신기해서 예리를 한 번 더 쳐다보았다. 권이태 거는 아무거나 집어 든 도윤이 계산대로 향했다. 주여가 나서서 계산을 했다. 도윤이 주여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과장님이라 사는 거예요?”“응. 내 부하 직원은 내가 챙겨야지.”그 말에 예리가 발끈했다.“저도 과장인데예?”“길 알려주셨으니까 제가 사야죠.”예리가 입을 삐죽였다. 말은 또 왜 이렇게 잘해가지고, 왜 이렇게 착해빠져가지고 할 말도 없게 만드는 거냐. 예리가 투덜대며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까서 도윤의 입으로 가져다 대었다. 도윤이 잠시 고개를 뒤로 젖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며 한 입 베어 먹었다. 예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스크림을 가져가 먹기 시작했다.“여기 새 거 드세요!”도윤이 놀라 예리를 말려보지만 이미 늦었다. 한 입 맛있게 냠하고 먹은 예리가 눈꼬리를 휘며 도윤에게 말했다.“이거 간접키스입니더.”도윤의 얼굴이 붉어지며 주여의 눈치를 보았다. 주여도 놀란 듯했으나 덤덤하게 하드의 봉지를 까서 입에 넣었다. 도윤의 걸음이 빨라졌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시아에게 가져다주고 싶었다.현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안에서 시아와 이태가 재빨리 떨어져서 입을 닦았다. 도윤이 밝은 얼굴로 시아에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건넸다. 시아가 기뻐하며 도윤의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었다.“내가 소프트 아이스
Last Updated: 2026-09-27
Chapter: 96.같이갈래요?
예리는 2층으로 올라가 도윤에게서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도윤 씨. 그렇게 부담스럽습니꺼?”도윤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아니 그 정도는 아닙니다.”“그럼 다음 주 주말에 서울 가면 데이트 해줍니꺼?”예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도윤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도윤이 당황하며 어버버거리자 예리가 못을 박고 1층으로 내려가 버렸다.“다음 주 토요일에 봐예.”도윤은 예리의 거침없는 직진에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어떻게 하루만 보고 데이트 신청을 할 수가 있지? 도윤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정작 예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흥얼거리며 내려오다가 부장과 신 대리가 꼭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정색을 했다.“와, 그러고 있는데예?”시아가 얼른 이태를 안은 팔을 풀며 예리에게 대답했다.“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호호호.”예리가 다시 시아의 맞은편에 가서 소주를 한 잔 따르며 도윤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데이트는 어디를 선호하는지 따위의 것이었다. 정작 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제나 저를 위해 맞춰주던 도윤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투성이였다.“저한테 물어보셔야죠.”도윤이 2층에서 내려오며 능글맞게 대답했다. 생각을 정리했는지 표정이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예리 과장님 롯데월드 가봤어요? 놀이공원 가보실래요?”도윤이 뜻밖의 제의를 했다. 예리의 눈이 커지며 곧 초승달처럼 휘었다.“지는 다 좋아예!”도윤이 시아를 보며 말했다.“신 대리님도 오실 거죠?”예리의 찌푸려진 얼굴에 시아가 대답을 주저했다. 이태가 얼른 나서서 안 간다고 미리 선수를 쳐버렸다. 도윤이 풀 죽은 강아지의 모습으로 말했다.“여럿이 가야 재밌는데...”그 말을 들은 예리가 눈에 살기를 띠며 시아에게 말했다.“신 대리님 표는 지가 살게예.”“형은 안 와도 돼.”이태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도윤에게 딱밤을 한 대 날렸다. 이마를 부여잡은 도윤이 시아를 쳐다보며 원망의 눈빛을 날렸다. 시아가
Last Updated: 2026-09-26
Chapter: 95.
도윤이 정말로 당황해서 허둥거렸다.“네? 갑자기 무슨. 지금 취하신 것 같은데.”“안 취했는데예?”예리가 몸을 세우고 말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밀었다.“괜찮으면 번호 주이소.”도윤이 당황하며 몸을 뒤로 물렸다. 예리의 표정이 일순 상처받은 모양이 되었다. 도윤은 핸드폰을 받아들고 자신의 번호를 입력한 뒤, 제 핸드폰으로 통화를 걸었다.“울지 마세요!”“안 울었는데예?”예리가 뭔 소리를 하냐며 핸드폰을 다시 가져왔다. 도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예리를 쳐다보았다.‘재밌으신 분이네.’숙소 안에서는 시아와 이태가 파인애플을 두고 씨름하고 있었다. 시아가 사과처럼 껍질을 까려고 칼을 들었다가 단단한 껍질에 화가 나서 파인애플을 푹 하고 찔렀다. 이태가 시아가 다칠까 봐 그녀를 말리며 파인애플을 잘게 썰며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파인애플 몇 조각을 살려서 접시에 담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주여는 고개를 숙이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자면 안 돼! 파인애플 먹어야 돼요!”시아가 달려가서 주여의 어깨를 흔들어 그녀를 깨웠다. 주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헤롱거렸다. 시아가 손으로 주여의 입 가까이에 파인애플을 가져다 대었다.“제발! 과장님 눈을 떠요!”그녀의 애절한 외침에 주여가 결국 도윤의 품으로 쓰러졌다.“젠장!”시아가 파인애플을 거칠게 접시에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손에 묻은 즙을 핥았다.“으악!!”‘딩’[퀘스트 실패 : 시아 파인애플 먹기]소름 돋는 신맛에 시아의 눈이 감기며 파르르 떨려왔다.예리가 시아를 미친년 쳐다보듯 바라보았다. 두 남자는 또 시작이네 이러고 있었다. 시아의 몸이 배배 꼬이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다. 도윤이 다급히 주여의 폭탄주를 넘겨주었다. 시아가 씁-하거리며 폭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태는 그런 시아를 말리지도 않고 조용히 파인애플을 굽기 시작했다.“그걸 와 구워예?”“구우면 달아질 것 같아서 굽습니다.”시아가 이태를 보고 소리쳤다.“그거 버려요!”이태가 과감히 불 사이로 파인애플을
Last Updated: 2026-09-25
Chapter: 94.남자는
예리가 천천히 일어나 그들을 돕는 척하기 시작했다. 눈으로는 도윤을 쫓으며 교묘히 주여와 도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도윤은 그런지도 모르고 시아에게 다가가서 머리에 손을 턱 올렸다.“진짜 보고 싶었어요.”시아가 찡해져서 도윤에게 나도라고 말하려던 순간 이태가 시아를 품 안에 넣었다.“니가 왜.”“넌 보고 싶은 친구도 없냐?”도윤이 꽥 소리를 질렀다. 이태가 더욱더 방어적으로 시아를 껴안았다. 시아를 두고 두 남자가 유치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예리가 주여를 쳐다보았다. 주여는 옷을 벗어서 정리하고 있었다. 예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아니 한 과장님. 권이태 부산에서도 저럽니까?”도윤이 드디어 예리에게 말을 걸었다.“저도... 처음 보는데예.”예리가 당황해하며 이태를 쳐다보았다. 예리는 그들이 회사에서 얼마나 필사적으로 연기를 한 건지 이제야 깨달았다. 물론 더럽게 못했지만 저 모습을 숨기는 게 용했다. 예리가 혀를 차며 주여의 옆에서 자신의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몇 번 보다 보면 익숙해져요.”주여가 상큼하게 싱긋 웃으며 예리에게 말했다. 예리가 어쩐지 알 수 없는 짠함이 밀려와 주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야 너도?’‘응 나도.’둘은 눈빛으로 대화를 끝냈다. 예리가 처음으로 진짜 쿡하고 웃으며 팔을 걷어붙였다.“나와보이소. 새우 한번 닦아야 된다카이!”주여가 자연스럽게 그 옆으로 가서 붙어 예리를 돕기 시작했다. 시아가 그 모습을 괴기스럽게 쳐다보며 도윤을 한 번 바라봤다. 해맑게 웃고 있는 저 멍뭉이는 아무 생각도 없어 보였다.‘부장님한테 들이대는 것보단 나으니까. 미안하다 도윤아.’시아가 조용히 이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이태가 바비큐에 불을 붙이는 동안 시아는 옆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코끝이 빨개지자 이태가 안에서 담요를 하나 가져와 시아에게 둘러주었다.“권도윤 보니까 좋습니까?”뜬금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시아가 풋하고 웃으며 바닥을 내려다봤다.“좋죠.”시아의 대답에 이태가 조금 신경
Last Updated: 2026-09-24
Chapter: 93.개판이야
주여가 예리에게 밝게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김주여 과장입니다.”“아... 네예...”예리가 떫떠름하게 대답하자 주여가 멋쩍어져서 손을 더듬더듬 접어 내렸다. 셋은 차에 나란히 들어서 굳이 커다란 도윤을 한가운데 앉혔다. 예리의 팔짱은 풀릴 줄 몰랐다.시아가 한숨을 내쉬고 예리에게 장 볼 만한 장소를 물어봤다. 예리가 대형마트 이름을 대면서 금방 갈 수 있다며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녀가 쓸모를 하기 시작했다.주여가 시아가 반가워서 그녀에게 이것저것 근황을 묻기 시작했다.“그래서 일단 한 과장님한테 들켜버렸어요.”이 말로 대화를 끝냈다.마트에 들어선 그들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고기며 채소며 먹고 싶은 것들을 마구 담기 시작했다. 이태가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시아 씨, 이건 왜 사는 겁니까?”주여가 있어서 오랜만에 퀘스트가 나왔다.‘딩’[퀘스트 : 주여 안 익은 파인애플 먹이기성공 시 - 악녀력+1 / 실패 시 - 시아가 먹음]자기 얼굴만 한 초록 파인애플을 든 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주여 씨 먹이려구요.”당당한 그녀의 말에 주여가 사색이 되었다.“대리님, 저기 노란 것도 있는데요.”“이게 맛있는 거예요.”시아가 들은 척도 않고 초록 파인애플을 카트에 넣어버렸다. 말리던 주여의 손이 스르륵 내려가며 그녀가 체념했다.도윤이 낄낄대며 말했다.“설마 진짜 먹이겠어요?”일순 조용해진 장내에 도윤이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예리가 도윤의 팔짱을 끼고 그를 데리고 다른 코너로 사라져 버렸다. 커플 사이에 낀 주여는 약간 민망해져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이태가 주여를 챙겼다.“주여 씨, 더 드시고 싶은 것 있으십니까?”시아가 주여를 바라봤다. 그녀가 새우를 사자며 해산물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시아와 이태가 진지하게 새우를 보며 품평을 하기 시작했다.“사이즈가 이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아니에요. 더 커야죠!”생물 새우 앞에 서 있던 주여가 황당해하며 그들에게 말했다.“냉동고에서 뭐하세요?”시아가
Last Updated: 2026-09-23
Chapter: 92.그런 게 있어요
이태가 조용한 차 안에서 시아의 눈치를 보며 운전하고 있었다. 시아가 울상으로 도윤과 주여에게 예리가 간다는 사실을 전달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 시아만 예리가 신경 쓰이나? 시아가 부장을 쳐다보며 눈을 흘겼다.“소원 들어주기예요.”“같이 걸린 겁니다. 먼저 벽으로 미셨잖습니까?”시아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뿜었다. 할 말을 잃었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계단으로 먼저 부른 것도 사실 시아였다. 얼른 주제를 돌리며 저녁밥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기 시작했다.“오늘은 제가 해볼까요?”이태가 고개를 저었다.“시켜 먹읍시다.”그의 말에 시아가 입을 삐죽이며 “네.”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태는 단호했다.“지금 주문하십시오.”시아가 부장님이 명령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부리나케 짜장면을 주문한 시아가 이태에게 통보했다.“짜장면 시켰어요.”부산에서마저 짜장면을 사랑하는 시아를 보고 이태가 웃음을 흘렸다. 둘은 자연스럽게 같은 집으로 향해 들어가 짜장면이 오기를 기다렸다. 금방 도착한 조촐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시아와 이태가 번갈아 씻고 나왔다.먼저 씻은 시아가 가운 사이를 열어놓고 옆으로 누워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들어 있었다. 이태가 조심스럽게 시아의 가운을 고쳐 입혀주며 그녀를 꽉 껴안았다.“그만 무방비해...”그의 심장 뛰는 소리가 밖까지 전해져 시아의 뺨을 울렸다. 그가 눈을 감으며 양을 세기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양을 세던 이태가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다음 날 먼저 일어난 시아가 늦잠 자는 이태의 모습이 신기해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선을 따라 그어 내렸다. 이태의 눈썹이 바로 꿈틀거렸다. 입술까지 내려온 손이 그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이태가 시아의 입에 입맞춤을 시작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지만 누구보다 정확한 동작으로 시아를 탐닉했다.짜릿한 아침을 맞은 시아가 둘의 입술 사이로 손을 넣어 그를 막아섰다.“출근해야 돼요.”이태가 그 손에 머리를 들이밀며 그녀의
Last Updated: 2026-09-22
너는 피폐해, 나는 로맨스할게

너는 피폐해, 나는 로맨스할게

MMA유망주 이서린. 학폭현장에서 책 한권을 잘못 주워서 이세계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북부피폐미치광이집착남주를 만났다. 알겠는데, 나를 왜 죽이는 거냐고! 다시 현대로 돌아온 그녀. 그러나 북부공작이 현대에 나타났다. "미안한데, 넌 곱게는 못죽어"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그놈의 복부에 꽃힌 칼을 내리눌렀다. 눈을 감았다 뜨니 다시 그놈의 세계였다. "델리아양, 나는 시작도 못했는데 어딜 가는거지." 그놈의 눈이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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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외전. 아스란X세레
델리아의 장례식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아스란에 의해 공작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세레나가 공작의 빈자리를 메꿨다. 세레나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아스란에게 먼저 묻지는 않았다. 그저 항상 그랬듯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세레나의 치유술은 이제 그 어떤 치유술사보다 더 대단해져 있었다. 그녀는 시간이 나면 항상 빈민가로 나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치유술을 베풀었다.“세레나님, 감사합니다. 세레나님은 여신이십니다.”그 말을 들은 세레나가 자신을 찬양하던 델리아를 떠올렸다.“아니요. 이제 다치지 말고 조심하세요.”치유술을 마치고 나온 세레나를 아스란이 에스코트했다.“어머, 아스란님. 굳이 같이 안 오셔도 된다니까요.”아스란은 대꾸조차 하지 않고 묵묵히 옆에 서 있었다.머리를 짚은 세레나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홀로 치료를 하러 나왔다가 불량배를 만난 뒤로는 무조건 뒤따라다니는 아스란이었다. 결국 그 불량배들도 치료술로 치료해 보내긴 했지만, 아스란이 그 이야기를 알게 되고 폭주를 할 뻔했었다.오늘 세레나는 어느 젊은 남성의 집으로 찾아갔다.“세레나님, 발목을…….”젊은 남성이 발목을 보였다. 농기구에 긁혀 살이 썩어 가고 있었다. 세레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름을 짜낸 뒤 치유술을 사용했다. 생각보다 깊은 상처에 조금 무리를 해서 능력을 사용했다.휘청거리는 세레나를 젊은 남성이 받아 들려 하자, 아스란이 손으로 남성을 쳐내고 세레나를 받아 들었다.“내가 하지.”아스란이 도마뱀의 눈을 만들어 남자에게 살기를 날렸다. 가볍게 세레나를 안아 든 아스란은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울며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남자를 뒤로한 채, 세레나는 안긴 채 마차에 태워졌다.“너무 무리하면서는 하지 마라.”땀을 흘려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정리해 주며 아스란이 세레나를 걱정했다.“예? 제…… 제가 할게요. 아스란님, 제발…….”얼굴이 새빨개진 세레나는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허겁지겁 정리했다. 그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에 아
Last Updated: 2026-09-21
Chapter: 외전. 에르딘X서린
시후의 집 2층에서 서린이 열심히 옷을 골랐다. 같이 살기로 하면서 바다 여행은 올해가 처음이었다.‘에르딘이 사라졌을 때 제일 후회했지.’서린은 에르딘이 돌아온 뒤로 한을 풀 듯 그동안 못 했던 걸 다 몰아서 했다.영화 보기, 커플링 맞추기, 남산타워 올라가기 등등 시간이 나는 대로 에르딘과 붙어 다니기 바빴다.그러나 어쩌다 보니 바다만은 다녀오지 못했는데, 내일 드디어 같이 바다를 가기로 한 것이다.서린은 속옷을 고르며 민망해져서 주먹으로 침대를 몇 대 팼다. 이불 사이로 서린의 손이 푹푹 박혔다.‘설마, 붙어 잔 적은 많았지만…… 꺄악.’서린 혼자 얼굴이 빨갛게 익어서는 팔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에르딘은 아래층에서 방문 사이로 내적 비명을 지르는 서린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다음 날 에르딘은 선글라스를 끼고 차 한 대를 가지고 나왔다. 그새 면허까지 따 버린 에르딘이 서린은 어쩐지 뿌듯해져 괜스레 제 가슴을 당당하게 폈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조수석에 올라탄 서린은 잔뜩 들떠서는 내비게이션에 바다 이름을 쳤다.“가서 멍게, 말미잘, 해삼, 낙지! 꼭 먹여 볼 거야!”눈을 빛내는 서린을 보고 에르딘은 순간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자신에게 좋은 것은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드라이브에 시동을 건 에르딘이 출발했다. 차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서린은 비어 있는 에르딘의 오른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시후, 너는 바다를 본 적 있어?”서린이 에르딘을 보며 물었다.“없다.”“엄청 예뻐!”에르딘이 피식 웃으며 서린을 쳐다보았다. 이미 그의 눈에 예쁜 것을 담고 있었다.바다로 가는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차는 정체되어 있었다. 서린이 몸을 베베 꼬며 말했다.“으…… 다음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자.”에르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서린이 정체된 길이 지루한지 또다시 말을 꺼냈다.“시후, 너는 여기 오게 된 거 후회 안 해?”“안 한다.”선글라스 안에 감춰진 눈동자에서 살기가…… 살기?“잠
Last Updated: 2026-09-21
Chapter: 112.
서린의 눈앞에서 벨라트리스가 손을 뻗었다. 서린은 가슴에 뜨거운 열감을 느끼고 눈을 감았다. 언제나처럼 엿을 날려 주는 것은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이 느려지며 멀리서 에르딘이 멈춰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래도 에르딘한테서는 떼어 냈어.’이제 다시 현대로 돌아가 계획을 짜면 그만이리라.서린은 방에서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에르딘이 있는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건물이…… 없어.”에르딘이 살았던 자리에는 빈 공터만이 남아 있었다. 매서운 바람만이 서린의 뺨을 스쳤다.불길한 예감에 서린은 재빨리 재현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서린아, 학교도 안 나오고 웬일이야?”“선배, 취직 안 했어요?”서린이 설마 하며 물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빨리 학교 나와.”서린은 믿을 수가 없어 중얼거렸다.“거짓말…….”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자취방으로 돌아온 서린은 시후의 물건을 사 놓았던 박스들을 꺼냈다.“봐, 꿈 아니잖아. 진짜잖아!”서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와 찍은 네컷사진이 없었다. 집 안을 다 뒤지기 시작했다.‘뭐야, 에르딘. 너 지금 나 혼자 현대로 보낸 거야?’서린은 박스 안의 물건들을 끌어안았다. 입을 틀어막아도 울음이 새어 나왔다.에르딘이 쓰려고 샀던 물건만 남아 있었다. 사진도, 번호도, 그 무엇도 남기지 않은 채 윤시후는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다.잔뜩 울어 버린 서린은 휴대폰으로 『검은 장미의 가시』를 검색했다.그런 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에르딘의 상처는 어떻게 됐지.’‘마왕은…… 라리엘은…… 세레나는…….’그곳에 인사하지 못하고 놓고 온 것이 너무나 많았다.결국 가슴을 쥐어뜯기는 듯한 고통이 엄습했다. 서린은 손으로 옷을 강하게 말아쥐었다.왜 마지막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어.에르딘 말 듣고 조심 좀 할걸. 왜 항상 저지르고 후회하는 걸까.왜 조심하지 않았어, 이서린!꺽꺽 소리를 내며 목 놓아 울다 지쳐 버린 서린은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다음 날 서린은 비척비척 학교를 향했다. 퉁퉁
Last Updated: 2026-09-21
Chapter: 111.
“우리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그가 손에 마력을 더욱 쏟아부었다.쿠드드득.얼음꽃이 한 번 더 피어났다.몸속의 가시들이 일제히 자라났다.벨라트리스의 몸이 크게 떨렸다.피가 폭포처럼 쏟아졌다.날개가 힘없이 축 늘어졌다.허공에는 거대한 얼음꽃 한 송이가 피어난 듯했다.그 중심에 벨라트리스가 매달려 있었다.축 늘어진 몸.감긴 눈.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아스란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허공에 떠 있던 얼음꽃이 산산이 부서졌다.벨라트리스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쿵.아스란도 비틀거렸다.그제야 오른팔을 움켜쥐었다.검은 저주가 혈관을 타고 어깨까지 번져 있었다.그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조금 늦었구나.”비틀거리며 일행에게 걸어갔다.에르딘은 서린을 끌어안은 채 넋을 잃고 있었다.세레나는 울먹이며 아스란을 향해 뛰어왔다.“아스란 님!”아스란은 그녀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괜찮다.”한 걸음 더 내디뎠다.시야가 흔들렸다.검게 물든 저주가 몸을 잠식했다.세레나의 얼굴이 흐릿해졌다.아스란은 끝내 몸을 지탱하지 못했다.툭.무릎이 먼저 꺾였다.이내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세레나가 다급히 그를 받아 안았다.공작저에서 아스란은 다행히 대신관에게 금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세레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은 용인 아스란에게 무리하게 치유술을 쓰다가 결국 쓰러졌다.오히려 세레나를 간호하게 된 아스란에게 에르딘이 조용히 다가왔다.“난 왜 안 돌아가진 거지?”아스란이 대답했다.“내 마력이 끝난 거다. 인과가 끝난 거야.”에르딘이 아스란의 멱살을 잡았다. 에르딘의 주먹이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갈 수 있지?”“그녀가 거기 있다고 누가 그러던가?”에르딘은 더욱 거세게 멱살을 움켜쥐었다.“거기 있어야 할 거다. 그녀는 죽지 않았어.”아스란은 무표정으로 에르딘의 얼굴을 바라봤다.원래대로 돌아간 것인데 무엇이 문제인지.저토록 이성적인 남자가 왜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인지.아스란은 그를
Last Updated: 2026-09-21
Chapter: 110.
“스승님이 그러셨잖아요.”“인간을 이해하라고.”“그래서 이해하려고 했죠.”손을 천천히 펼쳤다.“웃어도 보고.”“울어도 보고.”“사랑도 해 보고.”“배신도 당해 보고.”“죽여도 보고.”“죽어도 보고.”검은 마력이 손끝에 모였다.“그러다가.”“인간의 욕망을 만났어요.”“그게 너무 아름답더라고.”순간 손가락이 아스란을 향했다.쾅!검은 광선이 공간을 찢으며 날아왔다.아스란은 손을 들어 올렸다.거대한 얼음벽이 솟아났다.쿠드드드득.얼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울렸다.하지만 끝내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아스란이 담담히 말했다.“내 탓이라는 것이냐.”“욕망의 탓이라는 것이냐.”“……아니다.”“네 탓이다.”벨라트리스의 미소가 사라졌다.“뭐라는 거야.”“할아버지가!”손가락을 장난치듯 여러 번 튕겼다.수십 개의 검은 탄환이 허공을 뒤덮었다.콰쾅!콰앙!얼음벽이 하나둘 깨져 나갔다.하지만.깨질수록 더 커졌다.아스란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한 걸음.또 한 걸음.얼음벽을 밀며 천천히 다가왔다.“……나는.”아스란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네가 좋은 수호신이 될 줄 알았다.”“…….”“욕심이 많고.”“모든 것을 직접 겪어야 직성이 풀리던 아이.”“그래서.”“인간을 가장 잘 이해할 거라 믿었다.”벨라트리스가 이를 악물었다.“맞아요!”“욕심도 많았고!”“다 해 봤어요!”“그래서 알게 됐잖아요!”날개를 활짝 펼쳤다.검은 마력이 폭발했다.“인간은! 지켜야 하는 존재가 아니야!”“서로 죽이고!”“빼앗고!”“배신하고!”“욕망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버리는 존재라고!”광기 어린 외침이 하늘을 울렸다.아스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그 눈에 분노는 없었다.안타까움뿐이었다.“……아이야.”“인간을 너무 닮아서.”“괴로웠구나.”그가 손을 펼쳤다.차가운 마력이 응축됐다.손바닥 위에 얼음창 하나가 피어났다.휘익.소리도 없이 날아갔다.벨라트리스의 어깨를 꿰뚫었다.곧이어 두 개.열 개.수십
Last Updated: 2026-09-21
Chapter: 109.
휘익!손을 한 번 휘두르자 서린의 몸이 미로 너머로 튕겨 나갔다.라리엘은 허공으로 떠오르며 웃었다.“꼭꼭 숨어라.”쿠웅!!거대한 그림자가 하늘에서 떨어졌다.용의 날개를 펼친 사내가 그대로 라리엘을 들이받았다.둘은 미로를 부수며 데굴데굴 굴러갔다.엉망이 된 라리엘이 피식 웃었다.“아스란.”“드디어 왔네.”아스란은 옷을 툭툭 털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푸른 눈이 라리엘을 똑바로 응시했다.“그래.”“벨라트리스.”“잘 지냈느냐.”“스승님…….”검갈색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흔들리는 듯 보였다.뒤늦게 도착한 세레나가 에르딘에게 치유술을 걸고 있었다. 희미한 빛이 에르딘의 상처를 감쌌다.라리엘의 시선이 천천히 세레나에게 향했다.“거슬려.”순간 그녀의 몸이 사라졌다.“세레나!”아스란이 몸을 날렸다.라리엘은 에르딘에게 달려가던 길목에서 세레나를 손등으로 쳐냈다. 세레나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멀리 날아갔다.아스란은 방향을 틀어 세레나를 받아냈다.조심스럽게 그녀를 내려놓은 뒤 다시 라리엘에게 쇄도했다.하지만 라리엘은 손바닥을 펼쳤다.콰앙!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아스란의 몸을 그대로 멈춰 세웠다.“제 힘을 거두고 이야기하시죠.”라리엘이 싱긋 웃었다.그 손이 천천히 에르딘의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커흑!”에르딘의 몸이 크게 떨렸다.손끝이 어깨 깊숙이 파고들었다.핏물이 쏟아졌다.핏줄을 따라 붉은 피가 거꾸로 라리엘의 팔을 타고 흘러들어 갔다.에르딘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무릎이 꺾였다.숨이 점점 짧아졌다.“에르딘!”서린이 악을 쓰며 뛰어올랐다.“디질래?!”하늘에서 그대로 떨어진 그녀가 라리엘의 목을 팔로 감아 버렸다.네이키드 초크.팔에 핏줄이 솟았다.온몸의 힘을 전부 목에 실었다.“서린…… 가라.”“손 떼!”라리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서린은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그대로 귀를 물어뜯었다.“아아악!”피가 튀었다.라리엘이 처음으로 비명을 질렀다.손이 잠깐 풀렸다.에르딘의 몸이 바닥
Last Updated: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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