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시노하라 씨2화. 시노하라 씨집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여덟 시가 지나 있었다.하루가 현관문을 잠그고 신발을 벗는 동안 주방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식탁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하루를 보고 리모컨을 내려놓았다.“밥은 먹었니?”“아직. 오는 길에 먹으려고 했는데.”“남겨 뒀어. 손 씻고 와.”하루는 가방을 벽에 기대어 놓고 세면대로 갔다. 소매를 걷자 낮에 렌이 붙잡았던 팔이 눈에 들어왔다. 자국 같은 게 남았을 리도 없는데, 물을 틀기 전에 그 자리를 한 번 더 봤다.식탁에는 구운 생선과 채소 무침이 놓여 있었다. 어머니가 국을 데우는 동안 하루는 밥을 담고 수저를 꺼냈다. 운전할 때는 몰랐는데, 의자에 앉고 나니 어깨와 허리가 뻐근했다.“오늘 얘기는 잘했어?”“응. 건물부터 보고 갔어.”“수리할 데가 많대?”“벽은 더 확인해야 한대. 바닥도 손볼 데가 좀 있고.”하루는 생선살을 발라 밥 위에 올렸다. 어머니는 국그릇을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았다.“그래도 제대로 봐 주는 사람이면 다행이고.”“그러게.”설계 담당자가 렌이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면 어머니가 반가워할 것 같았다. 그 애도 이제 그런 일을 하느냐고, 잘 지내더냐고 물을 테고, 하루는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사는 곳을 들었고 일하는 사무소 이름을 알게 됐다. 열여덟 이후의 렌에 관해서는 그게 전부였다.“내일도 내려가니?”“내일은 집에 있어. 주방에 들일 기기 좀 정리하려고.”하루는 생선 가시를 접시 가장자리로 밀어 놓고 밥을 한 숟갈 더 떴다.메모장을 꺼내다 검은 펜이 함께 딸려 나왔다.하루는 책상 끝으로 굴러가는 펜을 손바닥으로 막았다. 낮에는 별생각 없이 빌렸는데 집까지 가져온 지금은 제 물건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휴대전화를 열자 렌과 나눈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오늘 와 줘서 고마워.돌아갈 때 조심해.하루는 대화창 위의 이름을 눌렀다. 시노하라 렌. 그 아래로 전화와 메시지 아이콘이 나타났다. 엄지가 통화 표시 가까이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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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화. 바다가 보이는 자리1화. 바다가 보이는 자리문은 세 번쯤 밀어야 열렸다.두 번째까지 꿈쩍도 않던 것이 세 번째에는 바닥을 길게 긁으며 움직였다. 하루는 문고리를 붙든 채 어깨로 문을 받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어제와 같은 마른 나무 냄새에, 밤사이 식은 실내의 서늘한 공기가 섞여 있었다.창문을 가리고 있던 선반을 치운 덕분에 오늘은 입구에서도 바다가 보였다. 얼룩진 유리 너머로 낮은 방파제가 길게 뻗어 있었고, 그 끝에는 낚싯대를 든 사람이 하나 앉아 있었다. 하루는 문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벽돌을 받친 뒤 한동안 그 풍경을 바라봤다.“오늘도 잘 부탁합니다.”빈 건물에 건넨 인사가 생각보다 크게 돌아왔다. 괜히 헛기침을 한 하루는 가방을 내려놓고 소매를 걷었다.예전에는 작은 식당이었다고 했다. 벽에는 메뉴판을 떼어 낸 자국이 남아 있었고, 주방과 홀 사이에는 빛바랜 나무 선반이 붙어 있었다. 식당이 문을 닫은 뒤 한동안 창고로 쓰이다가, 그마저도 그만둔 지 몇 년이 지난 건물이었다.부동산 중개인은 다른 매물도 보여 주겠다고 했었다. 주차하기 편한 곳도 있고, 설비를 이만큼 손보지 않아도 되는 곳도 있다며 열쇠 꾸러미를 뒤적였다.하루는 그때도 창문 앞에 서 있었다. 유리 아래로 들어온 햇빛이 바닥 한가운데까지 닿아 있었고, 창을 조금 열자 어디선가 배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중개인이 다음 건물의 위치를 설명하는 동안에도 하루는 창밖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휴대전화가 짧게 울렸다. 어머니가 잘 도착했느냐고 보낸 메시지였다.하루는 창문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화면으로 보니 바다보다 유리의 얼룩이 더 선명해서, 소매 끝으로 한 군데를 문질러 보다가 그만두었다.도착했어. 오늘 설계 담당자 만나.답장을 보내고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까지 십오 분쯤 남아 있었다. 하루는 오는 길에 산 캔커피 두 개를 가방에서 꺼내 창가의 낮은 턱에 세웠다. 하나는 우유가 든 것, 하나는 블랙이었다. 상대의 취향을 모르니 두 가지를 준비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그 옆에 건물 도면과 메모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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