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성기: 성술결!”부록과는 다르다. 부록은 자기 영기를 조금만 끌어오면 부술을 형성할 수 있지만, 술법은 반드시 법인을 짜야 하고 지속적으로 영기를 공급해야 한다. 때로는 자신의 영기가 부족하면 천지의 영기를 빌려야 하며 이러한 급의 술법은 금술이라 불린다.윤구주가 법인을 짜내자, 곧 그의 등 뒤로는 놀라운 물결이 솟구쳤다!이건 아까 청룡이 펼친 수둔과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이었다. 마치 강 하나의 물을 몽땅 퍼내어 무악산을 향해 퍼붓는 듯했다!이러한 규모의 술법을 보며, 지천수의 얼굴엔 난색이 떠올랐다.여러 속성의 부록을 통달했다고 해서 그 속성을 술법에도 똑같이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부록은 한번 만들어지면 그냥 써도 되지만, 술법은 하나의 완전한 프로그램처럼 운행 후에도 계속 감시해야 한다. 잠깐 한눈팔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특히 천지 양도 수련자라면 술법이 불안정해지면 먼저 반작용을 겪게 된다.지천수는 다섯 가지 오행술을 포함해 여러 속성의 술법에 정통하지만, 그 조예는 윤구주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지금 당장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화술로도 이 천수를 막아낼 수 없다!“젠장, 이 윤구주 정말 어이없다!”지천수는 욕을 내뱉으며 술법은 포기하고 자신의 정원을 끌어와 마기를 소환하여 억지로 천수를 삼켜버렸다!술법을 간신히 막아낸 지천수는 자신만만하게 두 손을 뒤로하며 윤구주를 향해 웃었다.“윤구주, 술법은 훌륭하군. 하지만 나한테 통하진 않아.” 지천수는 웃으며 말했다. 정원을 좀 소모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이런 급의 수련자에게 별것도 아니다. 몇 번 숨 고르면 회복된다.“아무리 대단한 술법이라도 나 지천수에겐 무용지물이다. 난 상처 하나 없다!”그의 말 속 숨은 뜻은, 아무리 술법 규모가 커도 결국 실속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멍청이야! 네 뒤 좀 돌아봐라!”청룡의 욕이 날아오자, 지천수는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그 강물은 무악산 전체를 쓸어버렸고, 다량의 마기를 정확히 골라
지천수가 보기에, 윤구주는 한편으로는 살벌하게 단호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여인의 마음을 가진 듯 지나치게 인정이 많았다. 이 두 가지 모습 어느 하나도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이런 모순된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그는 생각했다.지천수가 막 윤구주를 조롱하려는 찰나, 갑자기 주변의 천상이 변하기 시작했다.특히 무악산에는 천지의 영기가 집중되었고 양령은 금정 꼭대기에 모여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났다.“너 지금 뭐 하는 거지? 설마 천지도 수련자들처럼 천도를 빌려 나를 죽이려는 건가?”지천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윤구주는 그렇게 유치하진 않겠지?“천지는 무정하여 만물을 짐승처럼 여기지만 하늘은 천도일지언정, 화진에는 우리의 인도가 있다!”“진화의 염황 자손은 내가 지킨다. 너희 같은 사악한 마도들이 내 하토를 더럽히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우리 진화 천지에는 정의의 기운이 있다! 무악산도 내 하토의 일부이며, 천년 전의 모습이 어땠든, 지금 그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윤구주의 이 말에 지천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윤구주를 가리키며 박장대소했다.“구주왕, 너 참 재밌구나! 너 아직도 그런 정의로운 기운 같은 말을 믿는 거냐?”“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사악인지, 결국은 입으로 떠드는 말일 뿐이다!”“나는 너와 도를 논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말이지, 넌 나를 죽이지도 못하고 내 술법도 깨뜨리지 못한다. 지금 풍수격국을 바꾸겠다고? 아직 이르다!”윤구주가 무악산의 풍수격국을 바꾸려 하자, 지천수는 즉시 다시 마기를 퍼뜨려 땅을 오염시키려 했다.“팔기성기: 부성결!”윤구주는 공법을 운용하며 이번엔 성부를 그려 부인을 통해서 진법을 파괴하려 했다!겉으로는 지천수가 무심한 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윤구주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수련자는 지극의 대성 경지를 돌파하면 준성이 되며 그 경계를 넘어서면 반성에 이른다! 엄밀히 말하면 반성이 되어야 진정한 성경이라 부를 수 있다. 반성이 된 자는 성
그 한 자루의 검을 바라보며 지천수는 온몸이 열광으로 들끓었다.“좋아. 너의 이 검은 검도의 도주와 견줄 만하다.”“세상에 이 경지에 도달한 이는 드물다. 윤구주, 너는 그중 하나다.”“검술로는 내가 너를 따라갈 수 없지만 이 검법을 깨뜨릴 방법은 있다!”지천수는 기운을 끌어올리며 만근의 뇌력을 불러일으켰다. 천둥은 사슬이 되어 그 검을 휘감았고 곧이어 법공의 사슬이 진동하며 그 검을 조각내버렸다!청룡은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윤구주의 이 검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만법귀일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지천수에게 그렇게 쉽게 깨지고 만 것이다.검술이 깨졌음에도 윤구주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들 모두가 인도의 수련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천지량도의 수련자였다면 술법이 깨지는 즉시 반작용을 받을 것이었다!물론, 도를 얻은 천지도 수련자라면 같은 술법일지라도 그 위력은 인도보다 강한 편이다.“윤구주! 너는 팔기지로 무결한 존재지만 나는 만상성술을 가지고 있다. 이 뇌쇄는 세상의 모든 병기를 제압할 수 있는 술법이다!”“이 술법은 너의 검도뿐 아니라 법기에도 특화되어 있다. 그러니 하왕검이 너를 도울 것이라 기대하지 마라.”“하왕검 같은 세상의 신병은 내가 파괴할 수는 없지만 억제하여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이제 윤구주, 너에게 어떤 수가 남았느냐?”지천수는 조금도 조급하지 않았다. 그는 윤구주가 이 술법을 어떻게 풀지 지켜보고 있었다!수많은 뇌쇄가 윤구주를 휘감으며 그를 번개의 감옥에 가두었다.이 술법은 세상의 병기와 법기를 제압할 뿐 아니라 도를 이룬 수련자조차도 죽일 수 있었다!윤구주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지천수는 의념을 움직여 뇌쇄를 스스로 공격하게 했다.이 뇌쇄는 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진짜 청룡이라 해도 도륙할 수 있다.청룡은 윤구주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지금 몇 중의 공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왕의 안위를 걱정
공평하다는 말에 윤구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했다.지천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뭐 불만이라도 있느냐.”윤구주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좋다. 참으로 공평하다. 왜, 오늘 싸움을 수련자 간의 연습처럼 여기는 것이냐. 네놈 따위가 감히 나와 겨룰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느냐.”윤구주가 이토록 오만할 거라고 생각 못 한 지천수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윤구주, 화진에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왕이라면 만물을 포용해야 한다고. 어찌하여 네놈의 도량은 이토록 좁단 말이냐. 네놈은 나의 적이지만 나는 네놈을 매우 존중하고 있다.”지천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것은 모두 진심이었다. 지천수는 곤륜 구역의 이른바 걸출한 신령들을 개미만도 못하게 여겼다. 인간 세상에서 구주왕만이 그가 높이 봐줄 만한 유일한 존재였다. 수행자란 본디 천지에 얽매이지 않음을 수련하는 자다. 상대를 마주하면 필승의 신념을 가져야 하나 상대를 너무 경시하면 좋은 결말을 보기 어려운 법이다.“나는 네놈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네놈에게는 이곳에 서서 나에게 공정한 대결을 말할 자격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종문 동맹은 우리 화진을 천 년 동안 억압했다. 몇 대의 왕조 흥망이 모두 너희 종문 동맹 때문에 일어났지. 나라가 깨지고 산하가 무너지며 백성들이 외세에 의해 유린당할 때 너희 종문 동맹은 무엇을 했나. 권력과 이권을 다투는 데 급급했다. 너희는 한편으로는 우리 화진의 피를 마시면서 한편으로는 스스로 고고한 척하며 화진의 억만 백성을 개미처럼 여겼다. 우리 화진의 영웅호걸들과 패주들은 너희에게 있어 말을 들으면 노예로 부리고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 버렸다. 너와 나 사이에는 함께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한이 있다. 오직 종문 동맹을 멸해야만 내 마음속 한을 풀 수 있다. 그런데 네놈이 지금 나에게 공평을 말하느냐. 아니다.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 나는 기필코 네놈을 처참히 짓밟아 네놈이 두 눈으로 내가 종문 동맹을 어찌 멸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게 할 것이
거짓말은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지만 진실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과 같다.그 말을 들은 검은 그림자는 순식간에 동요했다. 검은 기운이 솟구치며 마력은 천 리를 뻗어나갔다. 기세 하나가 그 지역 풍수 형국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으니 지금 무악산은 죽음만이 남은 풍수절지였다.“구주왕. 네놈은 과연 오만함의 극치로구나. 좋다. 내 이름을 알려주마. 하지만 그전에 네놈이 나의 일격을 막아내야 할 것이다. 잘 들어라. 나는 종문 동맹의 부맹주 지천수다.”무시무시한 마기는 백 장 높이의 기류를 형성하여 곧바로 윤구주에게 휩쓸려 왔다.단 한 줄기 기류였지만 이것만으로도 청룡이 이전에 펼쳤던 용등사해를 부숴버릴 수 있을 터였다. 이름을 들은 윤구주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 이름은 화진 신화 속에 나오는 이랑현성진군의 천수견을 떠올리게 했다.“지천수. 하하하. 누군가 했더니 고작 개 한 마리였구나. 아니다. 네놈은 개가 될 자격조차 없다.”윤구주는 크게 웃으며 소매를 휘둘러 황금빛 부적 하나를 그려냈다. 입도 경지의 신통력으로 도파무극을 시전했다.황금빛 부적 하나가 날아가 쇄도하는 기류 위에 붙었다. 이어서 맹렬한 불꽃이 타올랐고 불바다가 들불처럼 번져나가 순식간에 이 거대한 기류를 완전히 태워버렸다.윤구주의 술법 능력만 보더라도 청룡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흐음... 역시 저하셔.”도심이 불안정했던 청룡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마음을 다잡았다.천 마디 말보다, 어떤 이치보다 절대적인 실력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훌륭하다. 다들 청룡에게 네놈 구주왕의 삼 할 전력이 있다고들 하더구만. 지금 보니 일할 전력이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과장된 칭찬이로구나.”자신의 기술이 윤구주에게 너무나 쉽게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도 지천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의 예상 범위 안에 있었다. 구주왕이 이 정도 능력조차 없었다면 수산의 고비를 넘지 못했을 터였다.불은 여전히 타고 있었다. 그 불은 매우 기이했다.하늘에서 타고 있었고 마치
흉마가 출현했다.그가 손을 들자 모든 만물이 한순간에 얼어붙은 듯 조용해졌다.어둠의 마신이 세상에 내려와 한입에 청룡을 삼켜버렸고 용의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졌으며 청룡의 기운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이어 마기의 기운도 사방으로 넘쳐흘렀다.그것들은 목숨을 앗아가는 유혼들로 변하여 무악산의 종문 수련자들을 그 자리에서 주살했다.죽은 수련자들은 그 자리에서 재로 변해 사라졌고 심지어 종문 동맹의 장로들까지 그에게 직접 말살당했다.무악산은 종문 동맹의 성지이자 화진 무술의 정점이라 할 수 있었지만 순식간에 죽음만이 남은 지옥으로 변했다.더 기괴한 것은 수천 명이 죽어 묻혔음에도 한 점의 흔적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마치 이곳에 애초부터 살아있는 존재가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이 광경을 보며 윤구주조차 눈살을 찌푸렸다.인도를 수련하는 자는 마가 되지 않으면 성인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도 수련자는 마가 되는 법이다. 심지어 윤구주 휘하 사대 전신조차 구주왕의 인도와 구속이 없었다면 대부분 인간 세상의 요마가 되었을 것이다.“구주왕. 네놈 부하는 이미 내게 삼켜졌다. 아직도 그자를 구하려 하느냐.” 검은 그림자는 윤구주를 노려보며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목표는 오직 구주왕 하나뿐이었다.“네놈이 먼저 청룡을 놓아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네놈이 그자를 죽일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이미 꿰뚫어 보았다. 물론 네놈에게 감사할 생각도 없다. 나는 네놈 같은 자를 너무나 잘 안다. 기껏해야 청룡 면전에서 나를 주살하여 청룡의 도심을 무너뜨리려는 수작이겠지.”윤구주는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하하하!”이어서 악마 같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마인의 웃음이 얼마나 광기 가득한 것이었는지 모든 것을 멸시하는 듯했고 심지어 하늘마저도 눈 아래 두지 않는 듯했다.“좋다. 역시 윤구주. 나를 아는 자는 구주왕 네놈뿐이로구나. 견성도는 나의 제자다. 하지만 네놈에게 말해두겠다. 그가 청룡 손에 죽은 것은 그자 스스로의 무능함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