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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8화

Author: 은광수
“겁쟁이. 자네는 무능함에 대한 핑계를 찾고 있는 것뿐이야.”

이태웅은 내 관점을 인정하지 못한 채 격분해서 말했다.

나는 그런 이태웅을 반박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겁쟁이요? 하하... 아버님, 아버님은 아마 제가 겪은 일을 겪어보지 못했을 거예요.”

“아버님은 어릴 때부터 집안 형편이 좋았죠? 인생도... 늘 원하는 대로 흘러갔을 테고, 지금도 이미 성과를 이루셨죠.”

“맞아요. 저에 비하면 아버님은 확실히 대단하세요. 하지만 아버님은 아버님보다 대단한 사람과 비교한 적 있으세요?”

“아버님이 지금은 부시장이지만, 만약 아버님이 좋아하는 상대가 장관급, 더 나아가서는 총리급 공무원의 딸이었다면 어떨까요?”

“그분이 만약 아버님더러 1년 안에 장관급 공문원이 되라고 한다면, 아버님은 지금처럼 여유로웠을까요?”

이태웅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 말에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이 성공했는지 성공하지 않았는지 따질 때, 자신보다 못한 사람보다 비교하면 당연히 우위에 있다. 하지만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비교하면 어떨까?

그 생각에 이태웅은 마음이 불편하고 화가 나며 짜증이 밀려왔다.

이태웅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대단한 성과를 이룩했는데, 자신보다 더 대단한 사람과 비교해야 한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수호, 자네 지금 억지 부리겠다는 건가?”

이태웅은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나는 여전히 화내지 않고 빙그레 웃었다.

“그래요? 이게 억지 부리는 거라고요? 아버님이 입장 바꾸어 생각하기 싫은 건 아니고요?”

“아버님도 본인만의 생각이 있을 테니 강요하지 않을게요. 제 생각을 이해해달라고 하지도 않을게요.”

“저도 아버님 마음 이해해요. 애교 누나 인생은 확실히 험난했어요. 저도 누나한테 미안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누나를 책임져야 하는 이유는 아니에요. 만약 애교 누나가 예전처럼 저를 필요로 한다면 저도 애교 누나와 만났을 거예요.”

“하지만 애교 누나한테 이제 제가 필요 없어요. 누나는 누나가 원하는 인생이 있고 누나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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