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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Author: 꽃길
그럴 리가 없었다. 아무리 마음이 좋지 않다고 해도 울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때 지나가는 누군가가 얘기했다.

“눈 온다.”

안리영은 그 말을 듣고 얼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삼촌, 눈 와!”

첫눈을 본 안리영은 순식간에 기뻐했다.

조시언은 작게 대답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첫눈이야.”

안리영은 조시언의 팔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삼촌, 첫눈에 소원 빌면 이루어진대.”

알콜에 취한 안리영은 고등학생이 된 듯 천진난만하게 얘기했다.

“그럼 소원 빌어.”

조시언은 그런 안리영을 보면서 얘기했다.

안리영은 조시언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같이 빌자. 같이...”

같이 뭘 빌면 좋을까?

안리영은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지 못했다.

“삼촌이 한지은 씨와 결혼하지 않게 해달라고 빌어야겠어.”

안리영이 갑자기 얘기했다.

“뭐라고?”

조시언이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내가 한지은 씨한테서 삼촌을 뺏지 못할 거라면서. 그럼 난 신한테 빌어야지. 그렇게라도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 있게.”

“왜 갑자기 날 빼앗으려는 건데?”

조시언이 물었다.

예쁘게 꾸민 안리영의 입술 위로 눈꽃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체온에 녹아 그대로 물방울이 되어 안리영의 입술을 적셔주었다.

조시언은 마른침을 삼켰다. 아무 대답도 없는 안리영을 보면서 조시언이 캐물었다.

“응?”

차가운 눈꽃에 피부에 닿아 녹아버리자 안리영은 약간 간지럽다고 생각하고 혀로 입술을 핥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시언은 더욱 열이 올랐다.

안리영은 내려오는 눈꽃을 손에 담았다.

“삼촌, 봐. 큰눈이 내려...”

안리영은 대답하지 않고 조시언도 더 묻지 않았다. 그저 하늘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눈이 더욱 세게 내리는 것 같았다.

조시언은 안리영을 안고 차에 타려고 했지만 안리영이 조시언을 가볍게 치고 얘기했다.

“싫어, 눈 맞을 거야.”

안리영은 춥지 않았지만 조시언은 셔츠 한 장만 입은 터였다.

그래도 안리영이 좋아하니 조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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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93화

    안리영이 한숨을 돌릴 때, 조시언이 얘기했다.“괜찮아. 내가 할게.”“...”“시언 씨, 여기 있는 화분 좀 봐도 돼요?”한지은은 그렇게 물으면서 이미 커튼 쪽으로 걸어가고 싶었다.화분 뒤에 바로 커튼이 있었다. 게다가 밖이 아주 밝았기에 자칫하면 안리영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여기에 숨지 말걸...’하지만 숨을만한 곳이 정말 없었다.조시언은 깔끔한 성격이라 테이블에 아무것도 두지 않는 편이다. 모든 것은 다 서랍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하여튼, 조시언은 이곳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한다.안리영은 숨도 쉬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그저 한지은이 대충 보고 지나가기를 바랬다.하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틱했다.한지은은 열심히 화분을 보면서 조시언에게 얘기했다.“시언 씨, 여기 잎에 검은색 점이 생긴 걸 보니까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아마도 영양과다인 것 같은데... 얼른 처리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검은 점이 더 많이 퍼질 테니까요.”안리영은 그제야 한지은이 생물학 석사라는 것이 떠올랐다.“어떻게 하면 되는데?”“저한테 맡겨요. 지금 처리해줄게요.”한지은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매를 걷고 일을 시작했다.안리영은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서 있었다. 한지은이 오전 내내 이곳에 있는다면 안리영도 오전 내내 서 있어야 할 텐데 말이다.“오늘은 됐고, 다음에 해.”조시언이 거절했다.안리영은 그 순간 조시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안리영이 한숨 돌리려는 순간 한지은이 갑자기 물었다.“이 커튼, 이탈리아 GC 거예요?”그렇게 말하면서 한지은은 커튼 앞까지 걸어왔다. 안리영은 한지은의 숨결이 커튼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왜 이렇게 아는 게 많아?’“맞아. 알아볼 줄은 몰랐네.”조시언도 다가와서 얘기했다.커튼 앞에 서 있는 두 사람, 그리고 그 뒤에 숨어있는 한 사람. 정말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었다.안리영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조시언의 행동이 고의적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한지은은 안리영이 여기 있다는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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