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은 자책했다. ‘어이구, 주채선, 그러니까 누가 너더러 천진성, 그 쓰레기 같은 인간을 만나라고 했어?’ 이후 진성과 우희는 결혼했다. 채선은 그녀에게 둘의 결혼 소식을 전하는 동료를 바라보며 불만이 가득했다. ‘그년 놈이 미쳤나? 둘이 결혼하면 그만이지, 무슨 볼일이 있다고 나보고 결혼식에 오라는 거야?’ 채선은 또한 그녀의 동료를 통해 진성과 우희가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뜻밖에도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채선이 일부러 진성과 우희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둘에 대해 사실 채선도 아는 바가 있었다. 우희가 새로 들어가게 된 병원에는 우연히 채선의 새 남자친구인 최태수가 근무하고 있었다. 채선은 그 병원에서 재검사를 했는 데, 문제가 발견되었다. 우희는 당시 채선에게 당했던 일을 복수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마침 우희가 원하는 병원의 해외 파견 학습 등록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우희는 방심했고 채선에게 수술 시간을 변경할 시간을 주었다. 그때 우연히 채선은 최태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마침 해외 파견의 심사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의료 사고 기록을 살피다가 심사 명단에서 우희의 이름을 발견했다. 의심이 생긴 최태수는 다시 자세히 기록을 살펴보았고 사고 병원과 우희의 전 병원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우희의 신청을 거절했다. 채선과 최태수는 우희의 일로 서로 알게 되어 결국 사귀게 되었다. 나중에 채선은 고소를 진행했는데 제법 큰 소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우희는 의사면허 취소를 당했고, 새로운 병원으로 옮길 수도 없었다. 우희가 실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성은 채선에게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채선은 신중하게 행동해서 진성이 그녀에게 가까이 올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진성은 채선의 명성을 망치려고 시도했고 그로 인해 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채선은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진성과 우희, 두 사람은 모두 실직 상태가 되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정
[제가 확인해 봤는데, 글쎄 완전 깜짝 놀랐어요. 이 병원의 원장이 성이 천씨인데, 특이하게 최근 10년 동안 유일하게 천우희라는 전문대 출신 의사를 받았던데요.] [전 천우희 집 이웃이에요. 그녀의 엄마는 의사인 남편이 항상 집을 비워서 예전에 이혼했어요.] ... 마침내 사람들의 시선이 병원 쪽으로 옮겨지자 채선은 머리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건복지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채선이 최근에 고소 문제로 연락했었던 공무원도 계속 통화 중이었다. 일이 점점 커지자, 뜻밖에도 상황을 아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희와 관련해서 열람자 기록에 엄청난 글들이 올라왔다. 채선은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올려 비정상적인 미친 사랑 이야기를 폭로하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이전에 예화가 우희에게 잔소리하는 영상도 올라왔다. 이제 우희의 신원 정보가 완전히 공개되어 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두었고, 그녀가 출근할 때 어떤 색깔의 속바지를 입었는지까지 모두 밝혀냈다. 이런 네티즌들의 도움 덕분에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마침내 채선의 고소를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 신속하게 우희를 의사에서 해임했다. 만약 우희가 아버지인 천기철만큼 영향력이 있었다면 병원은 이 일을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희는 단지 천기철이 억지로 밀어 넣은 사고뭉치 인턴일 뿐이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아무런 장애 없이 그녀를 해고했다. 채선은 아주 냉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학력과 현재 제기된 문제로 우희가 이후에 다시 의사로 일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채선은 우희의 의사 자격증이 취소된 것을 확인한 후 응징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웹소설 계정에 돈을 주고 우희 문제에 대한 처리결과를 올려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모두 힘 있는 사람들을 이긴 것을 보고 매우 뿌듯해하며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채선
직원이 곧 실무팀을 구성해 문제를 조사하겠다며 채선에게 소식을 기다리라고 전했다. ‘흥, 그런다고 내가 정말로 순순히 기다리고 있을 줄 알고?’ ‘공무원들은 조용하게 일처리 하는 걸 좋아하지. 괜히 불만 사항이나 고소로 문제를 키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만약 내가 지금 집에 가서 가만히 결과를 기다리면, 담당 공무원도 책임을 회피하면서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결국 기껏해야 병원에 직접 사과문을 쓰게 할 거고, 괜히 신고한 내 정보만 유출하게 될 거야.’ ‘할 수 없이 생각해 뒀던 인터넷 여론을 이용해야 하나?’ ‘자고로 사람은 뭔가가 완벽할수록 더 의심을 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사랑에 눈물을 흘리겠지만 비교적 예리한 사람들은 작은 잘못이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신고하려 할 거야.’ 인턴 의사가 능력에 맞지 않게 집도의를 담당하고, 수술기록조작 및 환자의 의료보험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은 본래 그 성격이 특히 안 좋은 문제였다. 채선은 이 문제를 이야기 속에 은근히 숨겨서 사람들이 스스로 파헤치도록 유도했다. ‘사람들이 그렇지. 내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지적하며 어디가 어떻다고 하면, 그저 날 동정심 어린 시선으로 보기만 할 뿐이야.’ ‘하지만 내가 훌륭하다, 너무 좋다고 하면 오히려 자신이 똑똑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한눈에 문제를 알아차리고 굳이 나서려 하거든.’ ‘그러면 자신들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여론이 만들어지는 거야.’ 보건복지위원회에 고소하러 가기 전날, 채선은 진성의 일기를 비밀리에 인터넷에 올렸다. 3일 후, 채선이 준비했던 웹소설 계정에서 를 공개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미 여러 번 봐서 익숙한 이야기 속에 남매의 금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보자 바로 들끓기 시작했다.남매의 금기 사랑 이야기가 온라인에 게시된 지 불과 5일 만에 이미 두 개의 웹소설 계정이 수십만 개의 호응을 얻었다. 채선은 사람들이 그녀가 예상했
전생에 채선은 임신을 착각해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도 우희가 근무하는 병원에 갔었다. 그리고 수술이 잘못된 것을 알고 고소를 하려고 하자, 우희는 고소하려는 사람이 채선이라는 걸 바로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때 너무나 의아했었다. 분명 아무에게도 자신의 몸상태를 말한 적이 없는데, 진성이 너무 빨리 반응해, 휴가도 내지 않고 회사에서 택시를 타고 병원에 와 그녀에게 욕을 퍼부었었다. 보건복지위원회에 가기 전, 채선은 먼저 휴대폰으로 찍은 우희의 자료, 예화와 옆 침대의 우미연이 싸웠던 영상, 전자의료기록과 의료보험 기록 등을 모두 복사했다. 다음으로 여러 개를 백업해 정해진 시간에 인터넷에 배포되도록 설정했다. ‘이렇게 하면 내가 혹시 잘못돼도 우희와 천씨 집안의 악행은 알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채선은 인터넷을 그리 믿지 않았다. 의료 사고보다 더 나쁜 일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는 늘 새로운 사건들이 많았고, 그중에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도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수술을 하지 않았는데도 수술 기록이 있고, 인턴이 집도의가 되는 일은 그저 사소한 일일 뿐, 다른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채선은 폭로할 사건이 다른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사설탐정을 고용해 증거들을 좀 더 확보했다. 진성이 전생에 채선을 직접 죽인 덕분에 채선은 귀신이 되어 그의 뒤를 따라다니다가 그의 역겨운 비밀을 알게 되었다. 진성과 채선의 신혼집에 진성은 따로 지하실을 준비해 자신만의 애틋한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물건을 모아 왔었던 것이다. 그곳에는 우희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찍은 사진, 우희가 처음 사용했던 위생용품, 진성의 짝사랑을 담은 일기, 그리고 우희가 진성에게 준 모든 선물 등이 있었다.채선은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 팔로워가 많은 몇몇 웹소설 계정에 올렸다. 물건을 훔치려다 사랑의 성지에 잘못 들어간 도둑의 시각으로 본 비극적인 사랑의 운명을 맞은
집에서 결혼을 재촉하자, 진성은 우희와 생김새가 비슷한 채선을 선택해 연애를 시작했다. 채선은 전생에 귀신이 되어서 진성이 우희에게 한 고백을 직접 들었었다. “우희야, 네가 채선이의 자궁을 제거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난 네 마음속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착한 네가 채선이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거야. 이번 일로 네 진정한 마음을 이해했고,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니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우희야, 이제 우리 결혼하자. 네 고통이 헛되지 않게 할 게. 평생 동안 네게 최선을 다해 잘할게.” ‘헐, 이게 무슨 잡소리.’ 채선은 그때 악귀가 돼서 진성과 우희를 죽이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었다. ‘우희가 착하다고? 수술 때 아무렇게나 내 자궁을 건드리는 모습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하지? 나중에 수술에 실패하고서 누워있는 나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붓는 모습은 봤나?’ ‘착하긴 무슨 개뿔.’ ‘너희 둘 다 감옥에 들어가야 정상이야.’ 천기철 때문에 채선이 근처에서 치료받으면 행적이 드러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그녀는 임시 공립 병원을 선택해 치료를 받기로 했다. ‘공립 병원의 산부인과가 다소 거칠기 해도, 적어도 사립 병원처럼 작은 문제에도 수술실부터 들어가려는 문제는 없겠지.’ 접수를 하고 줄을 서서 마침내 진찰받을 차례가 되었다. 채선은 손에 검사표를 쥐고 불안하게 진찰실로 들어갔는데 뜻밖에도 남자 의사가 앉아있었다. ‘여기 산부인과 아니야? 근데 하필 남자 의사라니.’ 채선은 어색함을 꾹 참고 전에 받았던 검사표를 건넸다. “자궁경부염이군요. 이건 병이라고 볼 수도 없어요. 단지 염증이 생긴 거라 수술할 필요도 없고요.” “어? 근데 채선 씨의 의료보험 기록에는 한 달 전에 수술을 마쳤다고 나와 있네요? 그럼 이렇게 빨리 재발할 수 가 없는데?” ‘내가 수술을 마쳤다고? 그 사실을 난 왜 몰랐지?’ 의사가 컴퓨터를 돌리자 화면에 실제로 채선의 수술 기록이 선명하게
“채선 씨, 노 과장의 말도 맞아요. 여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지조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높은 자리로 가려고 합니까? 제가 단언하는데 제가 대표로 있는 한, 결코 채선 씨와 같이 품성이 문란한 사람을 승진시키지 않을 겁니다.” ‘개X식.’ “프로젝트가 다 끝나니까 이렇게 절 대하시는군요. 프로젝트가 누구 덕에 성공했는지 잊으신 건가요? 능력도 없으면서 가만히 책상에 앉아서 다그칠 줄만 아는 분은 그렇게 큰소리치지 마시죠.” 채선은 계속 헛소리를 하는 두 사람을 무시하며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으로 답장을 보냈다. [채선 씨가 드디어 저희 S사에 관심이 생겼나 보네요.] [네. 제 전 남자친구를 정리해 주시면 바로 출근할게요.] 채선은 사실 높은 자리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독립적인 자신만의 사무실을 원할 뿐이었다. 그녀가 지금 근무하는 곳은 작은 회사로, 사실 대우나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대표가 막 졸업해서 경험도 없는 그녀를 받아준 게 고마워 기분이 나빠도 퇴사하지 않고 여태 참았다. ‘내 첫사랑이 쓰레기였는데, 첫 회사도 지금 보니 별로네.’ 채선이 옮기려는 S사는 처음 면접을 보러 갔을 때부터 그녀에게 이직하라고 권유했었다. 하지만 진성은 채선이 자신보다 직위가 높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채선은 과감하게 이직을 포기했었다. ‘이제 내가 가릴 것이 뭐가 있어?’ S사는 채선이 출근하겠다고 하자 심지어 바로 그만둔 회사로 달려와 짐 옮기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 전 회사 대표와 노 과장, 두 사람은 당황했지만 그녀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채선은 이직을 하면서 배상 같은 건 전혀 신경 쓸 것이 없었다. 대표의 전문성 부족으로 그녀가 입사할 때 월급은 낮았지만 조건도 좋아서 그 어떤 기밀 유지 조항도 없었기 때문이다. 채선이 진성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그녀가 S사에 도착했을 때는 진성이 이미 쫓겨난 뒤였다.S사가 가능한 한 빨리 진성을 퇴사시키기 위해 퇴직금 이상을 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채선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