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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작가: 도도화
임서율은 시선을 거두고 휴대폰으로 근처 술집을 검색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든 곳은 오렌지 술집이었다. 은은한 고풍스러움이 묻어나는 인테리어에, 1층에서는 잔잔한 공연도 곁들여져 있어 분위기를 풀기에도 좋았다. 그렇다고 시끄럽지도 않아, 일 얘기를 나누기에도 제격이었다.

그녀는 곧장 예약을 눌렀다.

“봐요, 내가 고른 이곳 완전 딱이지 않아요?”

평소 같았으면 하도원은 성가시다는 듯 휴대폰을 밀쳐내며 아무 데나 잡으라고 했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엔 의외로 흥미로운 듯 화면을 들여다봤다.

“괜찮아 보이네. 하지만 방을 잡는 게 낫겠어. 조용해야 대화가 잘 들리고, 또 이안이는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일 얘기하는 걸 싫어해.”

하도원이 고개를 숙여 화면을 함께 보는 순간, 까만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임서율의 턱끝을 살짝 스쳤다. 간질거림과 함께 은은하게 풍기는 샴푸 향이 그의 냉담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렸다.

임서율은 순간 멍해졌다.

‘아니, 방금까진 성 대표, 성 대표 하더니... 이제는 친근하게 이안이라고 부르네?’

괜히 속이 쓰렸다. 하지만 곱씹을 틈도 없이 하도원이 또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녁에 안주 몇 가지 미리 시켜둬. 방 안은 조금 꾸며 달라고 해. 이안이는 은은한 분위기를 좋아하니까. 음...”

임서율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물었다.

“꽃도 좀 두는 게 어때요? 그러면 성 대표님 더 좋아하시겠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굴에는 이미 불쾌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러나 하도원은 눈치도 못 챈 듯, 오직 성이안을 기쁘게 할 생각뿐이었다.

“좋네. 너도 여자니까 더 잘 알 거 아냐. 알아서 해.”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외투를 벗어 던지고 침대에 드러눕더니, 방 안에서 무심히 외쳤다.

“와서 노래 좀 불러.”

임서율은 어깨가 푹 내려앉았다. 늘 이런 식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도원을 달래는 것도 결국 그녀의 일이었다.

그녀는 침대 곁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다 보니, 정작 본인이 먼저 졸음에 굴복해 버렸다.

눈을 감고 있던 하도원은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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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원과 임서율이 서둘러 밖으로 뛰어나갔지만 성이안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임서율은 즉각 상황을 정리했다.“이렇게 해요. 당신은 저쪽으로 가고 난 이쪽으로 갈게요. 혹시 찾으면 바로 연락해요.”오른쪽으로 몸을 틀고 한 걸음 내디디려 한 순간 하도원이 그녀를 붙잡았다.“안 돼. 널 혼자 보낼 순 없어.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해. 이미 날도 어두워졌어.”“그럼 어떻게 해요? 지금 경찰에 신고하면 접수조차 안 될 거예요. 실종 수사는 최소 스물네 시간이 지나야 시작한다고요.”그녀의 말처럼 가만히 앉아 24시간이나 허비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하도원은 고개를 돌려 진승윤에게 말했다.“너 혼자 저쪽을 뒤져. 난 서율이랑 이쪽으로 가서 찾아볼 테니까. 넌 남자니까 중간에 없어질 리는 없겠지.”진승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는 일찌감치 예상했었다. 하도원 같은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그 여자밖에 모르는 팔불출이 될 거라는 걸.즉 머릿속에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만 있을 뿐, 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하도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가자.”성이안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이미 차단당한 상태였다. 임서율도 자신의 핸드폰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임서율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당신도 문제예요. 성이안의 성격 잘 알고 있었으면서... 당신에 대한 마음이 너무 커서 당신이 뱉은 말 전부 진심으로 새겨듣는다고요.”하도원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사과할 거야.”생각보다 단정한 그의 태도에 그녀도 더는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그러던 중, 그가 불현듯 성큼 다가왔다. 그 바람에 임서율은 화들짝 놀랐다.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성이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의아하다는 듯 하도원을 쳐다보았다.“왜 그래요?”“임서율, 너 들켰어.”하도원의 낮은 목소리엔 약간의 장난기가 담겨 있었다.임서율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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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서율은 가슴이 아파 하도원을 꼭 안아주었다.“괜찮아요. 가족이라는 것도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당신 가족이 될 자격이 없는 거예요.”“앞으로는 내가 당신 가족이 되어줄게요. 당신에겐 나도 있고, 율이도 있고, 아주머니도 있잖아요. 우리 모두가 당신 옆에 있어줄 거예요.”그 말에 하도원은 오래 비어 있던 마음속 깊은 곳이 서서히 채워져 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두 시간 뒤, 진승윤이 성이안을 호텔로 데려왔다.“대표님, 성 대표님도 이 호텔에 묵게 하실 건가요?”“그래. 네가 가서 체크인해.”이어 난처한 듯한 진승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확인했는데 방이 다 찼다고 합니다. 전에 묵었던 호텔에서 사고가 있어 손님들이 다들 여기로 몰리는 바람에....”하도원은 관자놀이를 꾹꾹 짓눌렀다. 그때 성이안이 불안한 얼굴로 다가와 그의 팔을 붙잡았다.“하도원, 나 버리면 안 돼. 여기서 아는 사람은 너뿐이란 말이야.”하도원은 눈을 내리깔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성 대표, 그런 말 하지 마. 어찌 됐든 우린 친구였고, 앞으로 일도 함께 할 파트너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그의 차갑고도 거리감을 두는 듯한 태도에 성이안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날 술집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하도원, 그날 분명...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했잖아.”“이제 고민 끝났어. 성 대표, 문제없으면 바로 계약 체결해. 아니면 다음 기회에 다시 얘기해 보자고.”그 말은 성이안의 가슴을 산산이 부수어버렸다. 이내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하도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바뀔 수가 있어? 그때 네 그 한마디 때문에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아? 너랑 함께할 미래를 진심으로 그려봤다고!”“그런데 지금 갑자기 날 밀어내는 건... 혹시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했던 말 때문에 그래?”“아니. 난 처음부터 널 친구로만 여겼어. 다른 쪽으론 생각해본 적 없어.”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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