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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

ผู้เขียน: 안나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20 16:58:54

같은 시각.

태산건설 본사.

늦은 밤이었지만 회장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사방이 적막에 잠긴 집무실. 넓은 공간을 밝히는 것은 책상 위 스탠드 하나뿐이었다. 희미한 불빛 아래, 법무팀이 긴급히 올린 사건 보고서가 펼쳐져 있었다.

사건 경위

호텔 VIP 객실로 강제 이동

피해자의 반복적인 거부 의사

위협을 느낀 피해자의 정당방위

기물을 이용한 반격

이창수는 보고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한 줄.

또 한 줄.

읽을수록 그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

"...주연아."

낮게 새어 나온 목소리에는 아버지의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햇살처럼 밝게 웃던 아이였다.

어릴 적에는 길가에 다친 새를 품에 안고 울던 아이였고, 작은 강아지가 다칠까 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오늘 밤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창수는 떨리는 손으로 보고서의 모서리를 힘껏 움켜쥐었다.

가슴이 조여 왔다.

그때.

책상 위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발신인.

최명진 대표.

창수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말씀하십시오."

수화기 너머에서는 지나칠 만큼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생겼군."

"젊은 친구들이 혈기가 넘치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 모양이야."

창수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사고가 아닙니다."

"제 딸은 피해자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내 최명진이 피식 웃었다.

"법정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걸세."

"우리 진태도 머리를 꿰맸어."

"피해자는 오히려 우리 쪽이 될 수도 있지."

창수는 이를 악물었다.

"객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제 딸이 모두 진술했습니다."

최명진은 그의 말을 가볍게 잘랐다.

"하지만 객실 안에는 CCTV가 없잖나."

"..."

"세상은 진실보다 증거를 믿고."

"증거보다 소문을 더 빨리 믿지."

그 말이 창수의 가슴을 깊이 파고들었다.

최명진은 더욱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언론이 움직이면 어떻게 되겠나."

"태산건설."

"주가."

"기업 이미지."

"그리고..."

"이주연."

"호텔 VIP 룸에서 남자를 둔기로 가격한 재벌가 딸."

창수는 창밖의 어두운 서울 야경을 바라보았다.

분했다.

하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세상은 언제나 진실보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했다.

잠시 후, 최명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있네."

"..."

"우리 진태와 주연이를 결혼시키세."

순간.

창수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결혼하면 모든 소문은 사라질 걸세."

"젊은 남녀 사이의 다툼."

"그 정도로 정리하면 돼."

"두 집안이 사돈을 맺으면 재계에서는 오히려 축하할 일이 되지 않겠나."

"양쪽 모두 체면을 지킬 수 있어."

창수는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자신의 딸을...

공포에 떨게 만든 남자에게 보내라고?

그런 일은 죽어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딸을 보호할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복잡하게 얽힌 생각 속에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안 됩니다."

"왜?"

최명진의 짧은 질문이 돌아왔다.

창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우리 주연이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순간.

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

"...약혼자?"

최명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창수는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래전부터 양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사적인 일이라 공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

"결혼 날짜만 조율하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이윽고 최명진이 낮게 웃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

"조만간 그 약혼자와도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겠지."

창수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주연이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이런 제안을 하지 마십시오."

그는 더 이상의 대화를 원하지 않았다.

짧게 통화를 끝낸 뒤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 순간.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듯했다.

"...약혼자라."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딸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최명진은 반드시 약혼자의 존재를 확인하려 들 것이다.

거짓말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결국...

그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어야 했다.

창수는 천천히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몇 달 전부터 검토해 온 투자 제안서가 한 권 들어 있었다.

국내 AI 교육 시장을 바꿀 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

대표 이름.

최재혁.

창수는 그 이름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최재혁.

젊지만 누구보다 성실했고,

화려한 배경 없이 자신의 실력만으로 회사를 일으킨 청년.

무엇보다 최명진의 영향력과는 전혀 닿아 있지 않은 깨끗한 사람이었다.

창수는 조용히 서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재혁이라면."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하나의 결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딸을 지키기 위한 거짓말.

이제는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사랑이든,

희생이든,

운명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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