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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Author: 애니
노아리와 민도하가 결혼한 뒤, 노아리가 프라임로드투자의 안주인으로 들어가고 민성그룹까지 맡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때는 강서이가 오늘 일을 후회하게 만들 기회가 얼마든지 생길 거라고 이예수는 생각했다.

조희경은 커피를 마시며 노아리에게 물었다.

“네 엄마한테 듣기로는 예비신랑 쪽 친척들이 거의 안 온다던데, 무슨 일이야? 약혼식이라도 집안에서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니니?”

그 말은 노아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을 정확히 건드렸다.

속으로는 마음에 걸렸지만 노아리는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민 회장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멀리 움직이기 힘드세요. 그래서 무리해서 오시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그럼 따로 뭘 보내 주신 건 있어? 약혼도 큰 행사인데 어른이면 뭔가 마음을 보여 줘야 하잖아.”

조희경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민씨 집안이 그렇게 부자라는데, 뭘 해도 크게 해 주지 않겠어?”

노아리는 입술을 살짝 다문 채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대답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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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6화

    그날 저녁은 정말 조용하고 편안했다.민도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강서이는 입맛이 돌아서 평소보다 밥을 한 공기 더 먹었다.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한지수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강서이는 전화를 걸었다.한지수는 아직 밖에 있는지 수화기 너머로 사람들 소리가 꽤 시끄럽게 들렸다.[자기야, 나 아직 식사 자리 안 끝났어. 늦게 들어갈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한지수는 구석으로 몸을 피한 채 손으로 핸드폰 마이크를 가리고 말했다.강서이가 한마디 더 물었다.“술은 안 마셨지?”[응. 어른들도 같이 있어서 안 마셨어. 걱정하지 마.]그 말을 들은 강서이는 안심했다.통화를 끊으려던 때 한지수가 갑자기 낮은 소리로 외쳤다.[미쳤다.]강서이가 눈썹을 찌푸렸다.“왜?”[나 노아리 봤어.]강서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냥 전화를 끊을 걸.’한지수가 혀를 찼다.[대낮부터 저 난리네.]“너 국어 공부 많이 했구나.”[아니, 노아리가 정원 쪽에서 나오는데 걸으면서 옷 정리하고 있더라. 립스틱도 번졌어. 얼마나 급했으면 저러냐?]강서이는 어이가 없었다.“너 밥 먹으러 간 거야, 남들 사생활 구경하러 간 거야?”[밥 먹다가 우연히 생중계 본 거지. 등급 제한 걸릴 장면까지 못 본 건 좀 아깝고.]아쉬워하는 말투까지 진심이었다.강서이는 더 듣지 않았다.“그럼 구경 잘해. 난 씻으러 갈게.”이제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강서이는 전화를 끊고 바로 샤워를 했다.씻고 나오자, 한지수가 카톡을 여러 개 더 보내 놓았다.[미쳤어. 노아리 들어간 지 얼마 안 됐는데 민도하도 그 정원 쪽에서 나오더라.][둘이 진짜 그렇게 급한가?][장소도 시간도 안 가리네?]강서이는 짧게 대답했다.[밥이나 먹어.]이번에는 한지수도 답장이 없었다. 아마 정말로 식사에 집중하는 모양이었다.강서이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밀린 메일을 처리했다.밤 10시쯤 윤성미에게 전화가 왔다.SH테크와 장재영,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5화

    금융업계의 단체 채팅방에서는 관련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질투하는 사람도 있었다.[노아리 사장은 팔자가 왜 저렇게 좋아? 우리는 프로젝트 하나 따려고 발이 닳도록 뛰고 술자리 돌다가 몸 다 망가져도 저 사람한테는 비교도 안 되잖아.] [똑같은 사람인데 인생은 차이가 왜 이렇게 크냐?][그러게 좋은 집안에 태어나지 그랬어. 아버지는 고위 공직자고, 본인은 명문대 박사 학위 있고, 민 대표처럼 저렇게 챙겨 주는 남자까지 만나면 너도 가능하지.][태어나는 것도 능력이라더니. 우리는 그냥 회사 노예나 해야지 뭐.]“...”강서이는 잠시 사람들 대화를 읽다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퇴근하기 전 진인자에게 메시지가 왔다.집에 신선한 해산물이 많이 들어왔으니 저녁 먹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끝에는 오늘 강서이만 불렀고, 다른 사람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일부러 강조해 두었다.그 ‘다른 사람’이 민도하라는 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강서이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한지수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서 저녁 약속이 있는지 물었다.한지수는 이미 약속이 있다며 혼자 해결하라고 했다.강서이가 장난스럽게 물었다.“너 B시에 나 말고도 친구가 있었어? 몰래 새 절친 만든 거야?”[아, 남자긴 한데 게이야. 걱정 마. 네 자리 안 뺏어.]“알았어.”강서이는 퇴근 후 곧장 민씨 본가로 향했다.그로스캐피탈에서 본가로 가는 길은 민도하의 집 앞을 지나게 돼 있었다.퇴근 시간이라 도로가 조금 막혔다.강서이는 심심한 마음에 창밖을 보다가 이상한 장면을 발견했다.공사 인력들이 민도하의 집을 철거하고 있었다.강서이는 놀라 잠시 멍하게 바라봤다.그 집은 산 지 아직 오 년도 되지 않았다.인테리어에도 3년이나 시간을 들였고 실제로 입주한 건 이 년이 채 되지 않았다.민도하는 출장도 많아서 집에서 지낸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사실상 새집이나 마찬가지였다.그런 집을 통째로 헐고 있었다.‘왜?’‘돈 쓸 데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4화

    그 정도 속내를 강서이가 못 알아볼 리 없었다.다만 노아리의 연기가 조금 서툴다고 느꼈을 뿐이었다.강서이 곁에는 배우 한지수가 있었다.노아리의 연출은 한지수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티가 났다.강서이는 노아리에게 잠시 시선을 뒀다가 바로 거뒀다.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원래 관심을 주지 않았기에.회사로 돌아온 뒤 강서이는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김설에게 종합감기약을 타 달라고 했다.김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아침에는 멀쩡했는데 영승반도체 한번 다녀오더니 왜 감기에 걸렸어요?”“거긴 냉방을 무슨 전기요금 안 내는 것처럼 틀어 놨더라. 온도를 최저로 해 놓았는데 난 냉방기 바로 밑에 앉았거든.”“20분 동안 찬 바람을 그대로 맞았어. 협의가 빨리 끝나서 다행이지, 더 오래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쓰러졌을지도 몰라.”강서이는 농담하는 게 아니었다.생각만 해도 아직까지 뼛속까지 차가운 느낌이 남아 있었다.영승반도체라는 이름을 듣자 김설은 바로 기분이 나빠졌다.“내연녀 노아리 사장이 또 뭔 짓을 한 거 아니에요?”강서이가 피식 웃었다.“우리 설이 씨가 지수랑 며칠 붙어 있더니 말투까지 닮아가네.”노아리를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건 바로 한지수였다.김설도 며칠 한지수와 함께 지내더니 그 영향을 제대로 받은 모양이었다.김설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대표님은 웃음이 나와요?”강서이는 실제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주변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든 예전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노아리도, 민도하도 이제는 강서이의 기분을 좌우할 수 없었다.그래서 웃을 수 있었다.김설만 속이 상했다.“오늘 아침 기사 보셨어요? 노아리 사장이 또 박사 학력으로 기사 엄청 뿌렸던데요. 영승반도체 주가까지 다시 올랐어요. 진짜 끈질겨요.”“기사 몇 개랑 학력 하나만으로 다시 살아난 것 같아?”강서이는 이미 구조를 보고 있었다.김설이 눈을 크게 떴다.“그 뒤에서 민도하 대표가 밀어준 거예요?”강서이는 대답 대신 웃으면서 컵에 남은 감기약을 다 마셨다.어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3화

    공교롭게도 여진이 강서이에게 안내한 자리는 냉방기 바로 아래였다.찬 바람이 계속 목덜미로 파고들었다.등 전체가 서늘하게 저릴 정도였다.강서이는 앉은 지 5분도 되지 않아 코를 훌쩍이기 시작했다.추위를 오래 견디기 싫어서 업무 이야기를 평소보다 더 빠르게 진행했다.다행히 민도하도 일 처리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20분도 지나기 전에 중요한 내용은 거의 정리됐다.민도하가 서류를 덮고 업무 밖의 이야기를 꺼냈다.“‘문심’ 첫 IPO 준비한다며?”“응.”이 정도 소식은 강서이가 따로 발표하지 않아도 업계에 퍼질 수밖에 없었다.“내부 팀은 다 꾸렸어?”민도하가 다시 물었다.꽤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노아리도 그 질문에 민도하를 한 번 더 쳐다봤다.강서이 역시 민도하가 필요 이상으로 묻는다고 느끼고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건 민 대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민도하는 의외로 솔직했다.“네 첫 IPO잖아. 전 상사 입장에선 한 번에 성공했으면 좋겠어. 이쪽은 내가 너보다 경험이 많으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봐.”“마음만 받을게.”강서이의 대답은 짧았다.민도하와 더 얽힐 마음이 없다는 뜻이 분명했다.도움을 청할 생각도 없었다.그런데 민도하는 거절을 알아듣지 못한 사람처럼 계속 화제를 이어 갔다.“‘문심’이 이번에 상장하면, 내가 갖고 있던 최단기간 상장 기록을 깨게 될 거야.”민도하는 말을 멈추고 강서이를 똑바로 바라봤다.“해냈네. 축하해. 예전에 내가 네 능력을 낮게 봤던 건 미안하고.”강서이는 수상하다는 눈으로 민도하를 봤다.‘오늘 왜 이래?’노아리를 앞에 두고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 않나, 사과까지 했다.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었다.강서이가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에 여진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뒤에는 선도기술의 손 대표가 서 있었다.손규원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멋쩍은 듯이 웃었다.“어, 벌써 다 끝난 겁니까? 제가 너무 늦었네요.”늦은 데 대한 사과도 덧붙였다.민도하가 답했다.“거의 정리됐습니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2화

    노아리는 시간이 아주 늦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뜻밖에도 이예수는 아직도 자지 않고 있었다.현관문이 열리자 이예수가 벽시계를 먼저 봤다.새벽 3시였다.이예수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여긴 네가 밖에서 살던 곳이 아니야. 행동 좀 조심하면 안 되니?”노아리는 흥이 깨졌다는 듯 가방을 소파에 던졌다.몸도 그대로 소파에 늘어뜨렸다.입에서는 건성으로 대답이 흘러나왔다.“알았어요.”이예수는 노아리 목깃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미간을 잔뜩 찌푸렸지만 당장은 지적하는 대신 주의를 줬다.“내일은 목 올라오는 옷 입어. 도하가 보면 곤란하잖아.”그 말을 듣고서야 노아리가 뒤늦게 목을 만졌다.이예수는 다시 말했다.“네가 재수 없는 기운을 몰고 온다는 소문도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야. 빨리 분위기를 바꿀 방법을 찾아. 헛소문이 사실처럼 굳어지면 작은 일이 큰일이 돼.”이예수가 잠을 못 이루고 있던 이유도 그 문제 때문이었다.요즘 상류층 사모님 모임에서 계속 은근한 따돌림을 받고 있었다.특히 변수린을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이 심했다.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를 써도 그 사람들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아직 그 모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예수에게 내세울 수 있는 건 ‘민도하의 장모가 될 사람’이라는 애매한 지위뿐이었다.그마저도 약혼 상태라 큰소리를 칠 수도 없었다.오늘도 누군가가 빈정거리듯 말했다.약혼은 약혼일 뿐 결혼은 아니고, 민씨 집안 문턱을 정말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힘 있는 집안끼리 약혼했다가 깨지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마지막까지 가기 전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노아리는 피곤한 듯 눈을 감았다 뜨며 말했다.“내일 기사 나가요. 안 좋은 소문은 어느 정도 덮일 거예요.”이예수는 조금 안심했지만 또 다른 부분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둘 다 잡아야 해. 도하 쪽은 진전이 없어?”노아리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딸의 표정만 보고도 이예수는 대강 알아챘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51화

    서한승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거실 소파에 서태우가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서태우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잠시 동안 서한승을 봤다.“왜 이제 와? 한참 기다렸잖아.”“무슨 일인데?”서태우는 바로 게임을 껐다.팀원들에게 욕을 먹든 말든 지금은 서한승의 대답이 더 중요했다.“점심때 통화에서 아리가 한 말. 그거 진짜야?”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래서 아예 서한승 집까지 찾아와서 직접 확인하려고 했다.물론 오는 동안 나름대로 추측도 해 봤다.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였다.서한승이 노아리를 일부러 자극하려고 그런 말을 한 거라는 것.이유는 흔한 남자 심리라고 생각했다.전 여자친구가 완전히 자기 사람이 아니게 되면 괜히 빼앗긴 기분을 느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상대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는 식이었다.서태우는 자기 추측이 맞다고 믿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거짓말이지? 아리가 열받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잖아. 강서이를 좋아할 리가 없지.”서한승은 물을 반 잔 정도 마신 뒤 천천히 답했다.“누가 거짓말이래?”평소보다 말투는 느렸지만 확신은 더 선명했다.서태우의 머릿속이 텅 비었다.곧 귀 안쪽에서 웅웅 울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충격이 몰려왔다.전화 너머로 들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서한승의 입으로 직접 확인하니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서태우는 입만 벌린 채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겨우 목소리를 되찾은 뒤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을 말했다.“그럼 아리는?”“아리는 너 곁에 6년이나 있었잖아. 인생에서 6년이 몇 번이나 있다고.”서한승은 냉담한 표정으로 답했다.“아리가 하는 말을 다 믿냐?”“하지만...”서태우는 뭔가 증명하고 싶었지만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서한승이 먼저 물었다.“걔가 나 따라서 외국까지 갔고, 거기서 6년 동안 곁을 지켰으니 마음이 깊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서한승의 눈에는 냉기가 비쳤다. 말끝에는 짙은 비웃음도 묻어났다.“난 아예 다른 나라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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