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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Author: 애니
노아리도 그 말을 듣자 가라앉아 있던 기분이 조금 풀렸다.

“엄마, 저랑 도하 이제 막 약혼했는데 벌써 결혼하라고 재촉하세요? 너무 급한 거 아니에요? 제가 결혼 못 해서 안달 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노아리가 이예수에게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다.

이예수는 바로 뜻을 알아듣고 입을 맞췄다.

“엄마가 좀 성급했네. 우리 아리처럼 잘난 애한테는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가 줄을 서는데, 무슨 결혼을 못 해서 안달이 나.”

그러고는 민도하에게도 잊지 않고 말했다.

“도하야, 너도 잘해야 해. 아리 인기 많은 거 알지? 전에 외국에 있을 때도 유럽 명문가 자제들이 얼마나 많이 따라다녔는데.”

“알겠습니다.”

민도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이예수는 이어서 민성그룹 이야기도 물었다. 사실상 그룹 내부 상황을 떠보는 질문이었다.

민도하가 설명했다.

“제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민성그룹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습니다. 그룹 사정은 저도 두 분이 아는 정도밖에 몰라요.”

이예수의 미간이 살짝 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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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12화

    노아리는 휴가를 마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기 시작했다.그런데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입구에서 이봉석에게 가로막혔다.사실 이봉석은 거의 보름 가까이 프라임로드투자 건물 아래를 지키고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찾아왔다.노아리가 전화를 아예 받지 않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불꽃놀이 사고가 터진 뒤 사실상 희생양으로 이봉석을 앞에 내세웠다. 모든 비난은 이봉석에게 쏟아졌고 노아리는 뒤로 빠져서 모습을 감췄다.게임은 서비스 중단 처분을 받았고,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집안 재산을 전부 털어 넣어도 그 구멍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더는 갈 곳이 없어진 이봉석은 결국 노아리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본부장님, 이제야 나오셨네요. 이번에는 정말 저 좀 살려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저 끝입니다.” 이봉석이 노아리의 재킷을 붙잡고 늘어지며 피하지 못하게 했다.노아리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졌다.“일단 놓으세요.”마침 출근 시간이라 회사 입구에는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이런 모습을 계속 보이는 건 이미지에 치명적이었다.“못 놓습니다. 먼저 해결책부터 말씀해 주세요. 저도 이제 방법이 없습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본부장님한테는 결국 돈 문제잖습니까!”이봉석도 눈치 빠른 사람이었다. 여기서 손을 놓으면 노아리를 다시 만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손을 놓지 않았다.구경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자 노아리도 당황하기 시작했다.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계속 이봉석에게 손을 놓으라고만 했다.“안 놓겠습니다! 저는 이제 정말 끝까지 몰렸습니다. 해결책을 주시기 전에는 절대 못 놓습니다!”“보안팀! 보안팀!” 노아리가 다급하게 직원을 불렀다.이봉석의 표정도 험악해졌다. “저만 버리시겠다는 겁니까? 사고가 나니까 본부장님만 빠져나가려고요?” “불꽃놀이 기획도 본부장님이 하셨고, 안도 본부장님이 내셨고, 불꽃 연출가까지 직접 섭외하셨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11화

    노아리도 그 말을 듣자 가라앉아 있던 기분이 조금 풀렸다.“엄마, 저랑 도하 이제 막 약혼했는데 벌써 결혼하라고 재촉하세요? 너무 급한 거 아니에요? 제가 결혼 못 해서 안달 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노아리가 이예수에게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다.이예수는 바로 뜻을 알아듣고 입을 맞췄다. “엄마가 좀 성급했네. 우리 아리처럼 잘난 애한테는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가 줄을 서는데, 무슨 결혼을 못 해서 안달이 나.”그러고는 민도하에게도 잊지 않고 말했다. “도하야, 너도 잘해야 해. 아리 인기 많은 거 알지? 전에 외국에 있을 때도 유럽 명문가 자제들이 얼마나 많이 따라다녔는데.”“알겠습니다.” 민도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이예수는 이어서 민성그룹 이야기도 물었다. 사실상 그룹 내부 상황을 떠보는 질문이었다.민도하가 설명했다. “제 사업을 시작한 뒤로는 민성그룹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습니다. 그룹 사정은 저도 두 분이 아는 정도밖에 몰라요.”이예수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그래도 자네는 민씨 집안의 유일한 후계자잖아. 그룹 사정은 좀 알아 두는 게 좋지 않겠니? 아버지도 연세가 있으니 네가 조금 맡아 주면 훨씬 편하실 테고.”“그룹은 전문경영인이 맡아서 운영하고 있어서 아버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십니다. 제 사업이 더 바빠서 거기까지 맡을 여력이 없어요.”민도하가 그렇게 선을 긋자 이예수도 더 할 말을 찾지 못했다.애초에 이런 문제는 적당한 선에서만 말할 수 있을 뿐, 계속 밀어붙일 처지도 아니었다.아직은 어디까지나 장모가 될 사람이었으니까.노아리가 눈짓으로 이제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이예수도 더는 그룹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다만 모녀 모두 속으로는 계산이 끝나 있었다.민도하는 민두해의 외아들이니 당연히 민성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기도 했다.이미 정해진 일이나 다름없었다. 달아날 자리도 아니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민두해는 강서이를 그로스캐피탈까지 직접 데려다줬다.강서이는 온 김에 회사를 둘러보시겠느냐고 권했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10화

    다음 날 아침,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온 뒤 강서이는 퇴원 허가를 받았다.강서이는 누구에게도 퇴원 날짜를 알리지 않았다. 괜히 모두 데리러 올까 싶어서였다.짐을 챙겨서 아래층으로 내려온 강서이는 곧장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갈 생각이었다.병원 입구에는 민도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피하려 해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민도하의 시선이 강서이에게 향했다.강서이는 정면만 바라본 채 민도하를 스쳐 지나서 밖으로 걸어갔다.“도하야, 많이 기다렸어?”마침 노아리와 이예수도 안쪽에서 나왔다.목소리를 들은 민도하는 강서이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이예수가 들고 있던 짐을 받아 들었다. “별로 안 기다렸어. 차가 저쪽에 있는데 걸어가도 괜찮아?”“그럼.”노아리는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 모녀는 민도하와 함께 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민도하가 뒤쪽에서 짐을 싣는 사이, 이예수는 길가에 혼자 서 있는 강서이를 발견했다. 팔꿈치로 노아리를 살짝 건드리며 그쪽을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노아리는 별 감정 없는 눈으로 강서이를 한 번 훑었다.혼자 서 있는 데다 퇴원하러 데리러 온 사람조차 없다는 걸 보자, 입가에 옅은 비웃음이 번졌다.이예수도 조용히 웃으며 한마디 했다. “참 불쌍하네.”노아리도 같은 생각이었다.어제 서한승이 강서이를 그렇게 살뜰히 챙기는 걸 보고 무척 신경 쓰는 줄 알았다.그런데 퇴원하는 날 데리러 오지도 않은 걸 보니 별것도 아닌 모양이었다.‘결국 서한승 마음속에는 따로 사람이 있어.’‘강서이는 그냥 가볍게 만나는 상대일 뿐이겠지. 진심일 리 없어.’노아리가 시선을 거두려던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강서이 앞에 멈춰 섰다.노아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차를 바라봤다.뒷좌석 문이 열리더니 지팡이 하나가 먼저 바닥을 짚었다.뒤이어 민두해가 차에서 내렸다.그 모습을 본 노아리와 이예수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강서이도 민두해를 보고 놀랐다.“회장님, 어떻게 오셨어요?”“인자 아줌마한테 오늘 퇴원한다고 들었어. 그래서 데리러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9화

    낮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던 강서이는 지금 약기운 덕분에 깊이 잠들어 있었다.병실은 조용했고 커튼만 밤바람에 가볍게 흔들렸다.밤이 깊어지면서 바깥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여름밤의 비는 거셌다. 열린 창문 사이로 빗물이 쉽게 들이쳤다.간호사들은 병실을 하나씩 돌며 창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했다.강서이의 병실을 확인하던 때, 큰 천둥소리가 울리면서 강서이가 잠에서 깼다.“괜찮아요. 천둥이 쳐서 놀라신 것 같아요. 창문이 닫혀 있는지만 확인하러 왔습니다.” 간호사가 얼른 설명했다.“안 닫았어요. 오후에 좀 답답해서 환기하려고 열어 뒀거든요.” 강서이는 대답하며 창가를 바라봤다.그러다 잠깐 눈을 멈췄다.창문은 이미 꼭 닫혀 있었다.간호사도 그걸 보고 말했다. “아마 다른 선생님이 닫아 주셨나 봐요. 괜찮으니 계속 주무세요.”간호사가 나가자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강서이도 다른 간호사가 닫아 준 거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다시 눕다가 에어컨 설정 온도가 26도로 바뀌어 있는 것도 발견했다.강서이가 가장 편안하게 여기는 온도였다.오후에 창문을 열어 놓을 때 온도를 조금 더 낮췄는데, 잠들기 전에 다시 올리는 걸 깜빡 잊었다.‘창문 닫아 주면서 온도도 맞춰 준 건가?’이 병원 의료진은 원래도 세심하고 책임감이 있었다.다음 날 아침 일찍 검사가 잡혀 있어서 김설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병원으로 왔다. 강서이와 함께 검사실에 가기 위해서였다.“대표님, 어젯밤엔 잘 잤어요?”“응, 괜찮았어.”“다행이에요. 어젯밤 천둥번개가 심해서 잠을 설쳤을까 봐 걱정했거든요.”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병원 검사실 앞에는 벌써 대기 줄이 생겨 있었다.김설이 빈자리를 찾아서 강서이를 앉게 했다. “대표님은 여기 앉아 계세요. 제가 줄 서 있을게요. 차례가 되면 부를게요.”강서이가 자리에 앉자 줄 앞쪽에 서 있는 민도하가 눈에 들어왔다.상당히 앞에 있는 걸 보니 꽤 일찍 온 모양이었다.강서이는 더 보지 않고 바로 시선을 거뒀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8화

    배준석의 아버지는 일 처리가 빨랐다. 오래 지나지 않아서 답을 줬다.이미 누군가 위쪽에 이야기를 해 둔 상태라고 했다. 다만 누가 손을 쓴 것인지는 알려 주지 않았다.어쨌든 문제가 해결되자, 배준석은 곧바로 강서이를 찾아왔다. 빨리 이 소식을 전해서 마음 놓고 치료에만 집중하게 해 주고 싶었다.분명 반가운 소식이었다.강서이는 배준석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그런데 배준석의 시선은 어느새 서한승에게 가 있었다. 남자로서 상대 남자를 재듯 조용히 살피는 눈이었다.서한승도 그 시선을 느끼고 배준석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눈이 맞붙자 말없는 긴장감이 번지기 시작했다.다만 강서이가 있는 자리라 둘 다 티를 내지는 않았다.각자 평소의 점잖은 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걱정 하나가 해결되자, 강서이는 또 다른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파졌다.남유환에 서한승만으로도 벅찬데 이제는 배준석까지 더해졌다.‘이걸 대체 어떻게 감당하지?’고민하고 있던 때 주치의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주치의는 병실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단호하게 말했다. “환자분은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너무 오래 대화를 나누면 회복에 방해가 됩니다. 문병이 끝난 분들은 이제 돌아가 주세요.”의사의 말에는 세 사람도 더 버틸 수 없었다. 얌전히 강서이에게 인사하고 병실을 나갔다.강서이는 드디어 혼자 조용히 쉴 수 있게 됐다.오후에는 진인자가 찾아와서 영양까지 고려해서 푸짐하게 챙긴 음식을 건넸다.강서이는 자신이 입원한 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다.진인자는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 “도하가 말해 줬어.”강서이는 민도하가 무슨 생각으로 알린 건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서 더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진인자가 돌아가서 민두해의 저녁 식사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강서이는 일찍 들어가 보라고 재촉했다.진인자는 내일 다시 오겠다며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 보라고 했다. 자기가 직접 만들어 오겠다고 했다.진인자의 성격을 잘 아는 강서이는 손이 많이 가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07화

    서태우의 대답에 노아리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아주 미세한 변화였지만, 노아리는 그 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래도 최대한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다. “나도 친구니까 한마디 해 주는 거야.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판단해.”바로 어젯밤에도 이사랑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강서이가 다시 B시 여성 자산가 1위 자리를 되찾았다는 소식이었다.노아리의 이름은 강서이 아래로 밀려나 있었다.불꽃놀이 사고의 여파로 영승반도체 주가는 연일 떨어졌고, 노아리의 자산 가치도 계속 줄었다. 강서이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졌다.꿈결엔진도 소송과 손해배상 문제가 줄줄이 걸려 있었다.우천시 쪽에서도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온라인에서는 노아리가 평생 강서이를 넘지 못할 거라는 말까지 나돌았다.가슴속에 뭉친 분노가 계속 타오르는 것 같았다.노아리는 스스로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내겐 도하가 있어. 아직 진 게 아니야.’‘강서이가 사업 감각은 좀 있을지 몰라도 딱 거기까지야.’‘출신도, 학력도 결국 한계가 될 수밖에 없어. 더 높은 곳까지는 못 올라가.’‘그러니까 능력 하나 빼면 강서이가 나보다 나은 건 아무것도 없어.’그 이야기가 끝난 뒤 두 사람 사이에는 긴 침묵이 내려앉았다.결국 서태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 피곤하지 않은지 물으면서, 병실로 돌아가 쉬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노아리는 기다렸다는 듯 그러자고 했다.서태우는 휠체어를 돌려서 병실 쪽으로 향했다.산책로 맞은편에는 작은 인공호수가 있었고, 그 주변은 제법 붐볐다.노아리는 그 앞을 지나며 무심코 호수 쪽을 봤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서한승이었다.서한승은 호숫가 잔디 위에 떨어진 모자 하나를 줍더니, 묻은 풀잎을 꼼꼼히 털어 낸 뒤 반대편으로 빠르게 걸어갔다.노아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서한승을 따라갔다.결국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 눈에 들어왔다.노아리의 눈에 비웃음이 스쳤다.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서태우에게 조금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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