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강서이는 입구에서 5분쯤 기다렸다.민두해가 도착했다.강서이는 직접 다가가 민두해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부축했다.민두해가 물었다.“오래 기다렸냐?”강서이는 서둘러 대답했다.“아닙니다. 방금 왔습니다.”강서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민두해는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도 민두해는 강서이의 태도가 퍽 마음에 들었다.“시간 감각이 있는 건 좋은 일이다. 큰일을 하려는 사람은 시간을 가장 귀한 자원으로 여겨야 해. 해야 할 일을 차분히 나눠서 빈틈없이 처리할 줄 알아야 하고.”민두해가 무슨 말을 하든, 강서이는 겸손하게 귀를 기울였다.두 사람이 별실에 도착했을 때, 안쪽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자리잡고 있었다.민두해가 들어서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누군가는 형님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이사장님이라 불렀다.태도는 하나같이 공손했다.오기 전부터 강서이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오늘 이 식사 자리에 참석하는 이들이 모두 대단한 인물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마주하는 것은 또 달랐다.별실 안에 앉은 사람들은 아무나 한 명만 따로 떼어 놓아도 B시 재계 전체를 술렁이게 할 만한 인물들이었다.강서이가 아는 얼굴도 있었다.어떤 이들은 방송에서만 본 적이 있었다.그런 사람들이 민두해에게 더없이 깍듯했다.그제야 강서이는 민두해에게 또 다른 직함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B시 기업인협회 이사장.B시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구성된 비영리 연합 단체였다.B시 기업인들을 지원하고, 이끌고, 하나로 묶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기도 했다.회원사는 제조, 금융, 무역, 제약, 교육, 부동산, 첨단기술, 인터넷 등 거의 모든 산업을 아우르고 있었다.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경제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협회였다.말하자면 B시에서 가장 수준 높은 비즈니스 자원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민두해는 이사장 자리에 있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꼭 필요한 회의가 아니면 먼저 모임을 주선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사실상 한발 물러나
남유환은 민도하의 또 다른 어린 시절 친구였다.물론 예전에도 남유환은 강서이에게 좋은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다만 서태우처럼 아무 때나 날뛰며 사람을 물어뜯는 부류는 아니었다.남유환은 조금 더 말로 비꼬는 쪽에 가까웠다.조금 전만 봐도 그랬다.남유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입가에 걸린 조롱 섞인 웃음만으로도 속마음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었다.아마 또 속으로 비웃고 있겠지.강서이가 민도하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었다고.예전이었다면 강서이는 못 본 척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을 것이다.민도하 곁의 사람들과 어떻게든 어울려 보려고 애썼을 것이다.하지만 강서이는 7년 동안 갖은 노력을 다했어도 결국 그 무리에 섞이지 못했다.한때는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이제야 알았다.민도하 주변 사람들은 처음부터 강서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줄곧 강서이를 선 바깥에 세워 두고 있었다.맞지 않는 사람들 틈에 억지로 끼어들 필요는 없었다.강서이는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인사도 하지 않았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남유환의 존재 자체를 무시한 채 그대로 있었다.그 태도에 남유환은 꽤 의외라는 듯했다.남유환은 낮게 웃더니, 먼저 걸어와 강서이 맞은편에 앉았다.“소식 빠르네. 도하가 여기 온다는 거 알고 따라왔나 봐?”강서이는 민도하가 이곳에 있는 줄도 몰랐다.하지만 남유환의 말투가 몹시 불쾌했다.그래서 강서이는 곧장 받아쳤다.“그렇게 혼자 소설 쓰니 재밌겠어?”남유환은 뜻밖이라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남유환이 알던 예전의 강서이는 부드럽고 분수를 알았다.화를 내지 않았고, 다루기도 쉬웠다.예전 민도하 주변 사람들은 강서이를 적잖이 비웃었다.그래도 강서이는 화를 내지 않았다.불쾌한 기색을 드러낸 적도 없었다.다시 마주칠 때마다 늘 예의를 지켰다.그런 강서이가 이번에는 날카롭게 받아쳤다.남유환은 허를 찔린 셈이었다.하지만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내가 소설까지
어쩌면 지금의 서한승 재산이 민도하보다 많지는 않을지 몰라도, 그렇다고 크게 뒤처지는 수준도 아니었다.그런 서한승이 굳이 2억 원도 안 되는 차를 선물할 이유는 없었다.선물한 것이 맞다면, 결국 강서이를 그 액수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었다.노아리는 자신이 괜히 깊이 생각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래서 시선을 거두고 소리 없이 웃었다.서한승과 강서이는 전시장을 나서려던 때에야 민도하와 노아리를 보았다.서한승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강서이는 나가려면 두 사람 곁을 지나야 했다.하지만 강서이는 옆을 보지 않은 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강서이가 지나갈 때, 민도하는 노아리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다.“아주 작은 흠집이야. 보수하고 나면 거의 티도 안 날 거고. 사촌동생한테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해.”민도하는 내내 강서이를 보지 못했다.노아리는 마음이 놓였다.“내가 작은 사고라고 했잖아. 그런데도 일부러 여기까지 왔네.”민도하는 짧게 답했다.“당연한 일이야.”서한승은 두 사람 사이가 좋아 보이는 것을 보고,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옅게 웃었다.두 사람에게 인사를 마친 뒤, 서한승은 빠른 걸음으로 강서이를 뒤따라 함께 전시장을 떠났다....이틀 뒤, 강서이는 약속한 시간에 맞춰 자동차 전시장으로 차를 받으러 갔다.이번에는 제법 조용했다.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없었다.강서이는 곧장 새 차를 몰고 회사로 갔다.김설은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이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김설은 무언가를 손에 쥐여 주었다.어딘가 수상할 만큼 조심스러운 태도였다.강서이가 열어 보자, 잠시 말문이 막혔다.무사고를 기원하는 평안 부적이었다.게다가 예전에 강서이가 민도하를 위해 받아 왔던 부적과 똑같았다.다만 낡고 새것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김설이 건넨 부적은 누가 봐도 새것이었다.“B시에선 새 차 뽑으면 축하 선물 챙겨 주거든요. 제가 드리는 무사고 부적이에요. 앞으로 계속 안전하게 다니셨으면 해서요!”“고마워.
위쪽에 붙은 가격표가 강서이의 눈에 들어왔다.20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확실히 아낌없이 쓴 셈이었다.그렇다고 강서이는 부럽다거나 마음이 불편해진 것은 아니었다.오히려 직접 고른 차를 모는 쪽이 마음은 더 편했다.그 자동차 가격이 상대의 10분의 1도 안 된다고 해도 말이다.강서이가 차종을 정하자, 서한승은 먼저 시승을 해 보고 느낌이 괜찮으면 계약하자고 했다.강서이는 시승용 차를 몰고 전시장 밖을 한 바퀴 돌았다.승차감은 꽤 괜찮았다.강서이는 만족했고, 전시장으로 돌아가 구매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입구에 막 도착했을 때, 노아리와 이사랑이 문가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강서이는 시승차를 주차 자리에 세운 뒤 내려서, 영업사원과 함께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그때 노아리와 이사랑도 강서이를 발견했다.노아리는 이사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다 강서이를 보자 표정이 금세 가라앉았다.곧 시선을 거두고 다시 이사랑에게 말을 이어 갔다.“괜찮아. 서비스센터 직원이 작은 흠집 정도라 했어. 심한 거 아니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노아리가 이사랑을 안심시켰다.아침에 이사랑이 운전하다가 실수로 범퍼를 긁었다.이사랑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어 곧바로 서비스센터가 함께 있는 전시장으로 차를 가져왔다.노아리도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확인하러 왔다.다행히 작은 흠집에 그쳤다.노아리는 졸였던 마음을 내려놓으면서도, 겁먹은 이사랑을 달래는 것을 잊지 않았다.“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이 차, 형부가 언니한테 사랑의 증표로 준 거잖아. 내 손에서 진짜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나 완전 죄인 되는 거였다고!”“괜찮아. 도하는 이런 걸로 뭐라 할 사람 아니야.”얼마 지나지 않아 민도하도 도착했다.“형부,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언니 걱정 많이 되셨나 봐요!”노아리는 웃으며 민도하를 맞이했다.“작은 사고라니까. 내가 너한테 연락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사랑이가 멋대로 메시지 보냈어.”노아리가
“내가 말만 하면 도하는 분명 도와줄 거야.”노아리의 목소리는 꿀처럼 달콤하다 못해 끈적하게 들릴 정도였다.“형부는 언니한테 진짜 말이 필요 없다니까!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고! 얼마나 통이 큰지 몰라. 어느 날 회사까지 언니한테 준다고 해도 난 안 놀랄 것 같아.”이사랑은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노아리가 웃었다.“도하는 나한테 원래 아끼는 게 없어.”“인터넷에서 그러잖아. 남자가 여자를 충분히 사랑하면, 반드시 그 여자를 위해 뭔가를 해 주고 돈도 쓴다고. 그것만 봐도 형부가 언니를 진짜 많이 아낀다는 거지.”강서이는 속으로 생각했다.‘나중에 손 대표님께 말씀드려야겠네. 선도기술 엘리베이터 점검 좀 하시라고.’너무 느렸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마자, 이사랑은 노아리에게 차를 빌려 달라고 했다.“언니, 그 차 나 한 번만 몰아보면 안 돼? 나 그렇게 비싼 차는 한 번도 운전해 본 적 없단 말이야. 언니는 이 기회에 형부 불러서 데리러 오라고 하면 되잖아.”노아리는 차와 민도하 사이에서 민도하를 택했다.노아리는 차 키를 이사랑에게 건네며 조심해서 운전하고, 차를 아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어쨌든 그 차는 민도하가 노아리에게 준 선물이었다.노아리는 그 차를 무척 소중히 여겼다.차 키를 받은 이사랑은 신이 났다.“알겠어! 형부가 준 사랑의 증표, 내가 목숨 걸고 지킬게!”노아리는 자연스럽게 민도하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와 달라고 했다.민도하가 승낙했는지 아닌지는 강서이가 알 수 없었다.강서이와 하장현은 이미 사람들 틈에 섞여 건물을 빠져나온 뒤였기 때문이다.그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었다. 퇴근길 러시아워가 시작된 뒤였다.하장현이 강서이를 데려다주면 길에서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될 터였다.강서이는 하장현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겠다고 고집했다.하장현은 끝내 강서이를 설득하지 못했다. 대신 조심히 가고, 집에 도착하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했다.하장현을 보낸 뒤, 강서이는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편
전화를 받은 사람이 민도하가 아니라면, 진인자는 더 통화할 이유가 없었다.진인자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작별 인사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민두해의 표정은 조금 전보다 더 차갑게 굳어졌다. 잠시 말을 멈췄다가 민두해는 강서이에게 물었다.“이번 주말에 시간 있냐?”“네, 있어요.”“그럼 화한리조트로 와.”민두해가 예전에 약속했던 일이었다. 강서이에게 지인들을 소개해 주겠다는 말.강서이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았다.“네. 꼭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병원을 나설 때, 진인자는 끝까지 강서이를 배웅하겠다고 했다. 병원 입구까지 함께 걸어 나왔다.사실 배웅이 목적은 아니었다. 진짜 목적은 강서이와 민도하 사이가 어떻게 된 건지 확인하는 데 있었다.강서이는 진인자에게 분명하게 말했다.민도하와는 끝났다고.완전히 끝났고, 다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진인자는 마음이 아픈 듯 중얼거렸다.“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걸까요?”진인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강서이는 오후에 하장현과 선도기술에 가서 협업 건을 논의하기로 되어 있었다.동선이 편하도록 하장현이 직접 병원으로 강서이를 데리러 왔다.그래서 강서이가 병원 밖으로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하장현이 바로 다가왔다.“끝났어요?”하장현은 그렇게 묻는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보온병을 강서이에게 건넸다.“정민이가 끓인 따뜻한 흑설탕 생강차입니다. 강 대표 꼭 다 마시는지 제가 봐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습니다.”어젯밤 집에 돌아간 뒤, 강서이는 생리 전 증후군 증상이 꽤 뚜렷했다.유산을 겪은 뒤로 생리 때마다 강서이는 참기 힘든 통증에 시달렸다.어젯밤 하정민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서이는 무심코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한 것이 전부였다.그런데 하정민은 그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일부러 흑설탕 생강차까지 끓여 하장현에게 챙겨 보낸 것이다.정성이 고마웠다.“정민이한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강서이는 그 마음을 기꺼이 받았다.하장현이 다시 말했다.“날씨가 또 추워졌습니다.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