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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밀알
한여름의 대낮, 차 안 전체가 마치 찜통 같았다.

시트의 가죽 표면은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을 듯 뜨거웠고, 피부에 닿을 때마다 따가운 통증이 밀려왔다.

방연서는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아 심우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아무도 받지 않았다.

차 안의 온도는 계속해서 치솟았고, 방연서의 시야는 흐려지기 시작했으며, 머릿속이 윙윙 울렸다.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여기서 죽을지도 몰랐다.

방연서는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좌석의 머리 받침을 힘껏 뽑아냈다.

그리고는 그 밑부분의 금속 끝으로 차창 유리를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내리쳤다.

쾅! 쾅! 쾅!

한 번, 또 한 번.

방연서는 남은 힘을 끌어모아서 같은 자리를 향해 내리찍었다.

쾅!

차창 유리가 마침내 산산조각 났다.

서늘한 바람이 차 안으로 밀려 들어오자, 방연서의 흐릿했던 의식이 겨우 돌아왔다.

방연서는 차창 밖으로 기어 나오듯 몸을 빼낸 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한참이 지나서야, 방연서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제야 방연서는 자신이 산길 중턱에 세워진 차 안에 갇혀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멀지 않은 비탈 위에서는 야외 캠핑 행사가 한창이었다.

방연서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심우열이 한 손으로 이현지에게 양산을 씌워 준 채, 다른 손으로는 이현지에게 다정하게 물을 먹여주고 있는 것을.

이현지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무슨 말을 했는지, 평소에는 좀처럼 웃지 않던 심우열마저 입꼬리를 올렸다.

방연서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모든 것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졌다.

시선을 거둔 방연서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다리를 끌며 한 걸음씩 산에서 내려와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심우열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왜 말도 없이 갔어? 그리고 차창은 어떻게 된 거야?]

방연서는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넌 이현지에게 양산을 들어주고 물을 먹여주려고, 나를 차에 가둬놨어.”

“내가 그 안에서 거의 죽을 뻔한 거 알아?”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미안해. 차에서 내릴 때 너무 급해서, 차 안이 그렇게 뜨거워질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현지가 행사를 하더라고. 어린애가 한여름에 그렇게 많은 짐을 옮기는데, 내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혹시 더위 먹고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

방연서는 심우열의 당연하다는 말투를 들으며, 문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심우열은 이현지가 더위 먹을까 봐 걱정하면서, 방연서가 아직 고열에 시달린 채 밀폐된 차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 방금 응급실에서 검사 받았어.”

“의사가 열사병이래. 30분만 늦었어도 돌이킬 수 없는 뇌 손상이 왔을 거라고.”

순간 수화기 너머 심우열의 숨소리가 멎었다.

[연서야...]

하지만 방연서는 심우열의 말을 더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후 방연서는 남은 정신을 억지로 가다듬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엄마 옛집을 내놔 줘. 최대한 빨리. 돈이 급해.”

이어서 방연서는 연락처를 뒤져, 진혁수를 알고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 모조리 전화를 돌렸다.

방연서는 어떻게 해서든 박수정의 수술을 위해 진혁수를 모셔와야 했다.

다음 날 아침, 심우열이 병원으로 찾아왔다.

방연서의 창백한 얼굴을 본 심우열의 눈에 미안함이 스쳤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사과할게.”

방연서가 심우열을 바라보았다.

“사과 필요 없어.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끝났어. 빨리 내 돈 8000만 원 돌려줘.”

심우열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눈가에 서린 불쾌함을 눌렀다.

“너 꼭 이런 때에 나한테 화풀이를 해야겠어?”

“제발 그만 좀 해. 꼭 어린애처럼 현지 때문에 괜한 질투나 하고.”

방연서는 반박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손등에 꽂힌 주삿바늘을 확 뽑아버린 방연서는, 이불을 걷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심우열이 재빨리 방연서를 붙들었다.

“어디 가려고? 네 상태로는 최소 일주일은 입원해서 지켜봐야 해!”

방연서는 자신의 어깨를 짚은 심우열의 손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너만 아니었으면 나는 열사병에 걸리지도 않았어. 너랑 이현지만 아니었으면, 우리 엄마도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 있지 않았고.”

심우열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 어머니가 아픈 건 우연한 일이야. 왜 자꾸 현지한테 억지를 부려? 너 제발 말이 되는 소리 좀 해.”

방연서는 비웃음을 지었다.

“좋아, 그럼 지금 당장 이현지한테 8000만 원을 돌려달라고 하든가. 아니면 진 교수를 불러서 우리 엄마 수술을 맡겨주든가.”

“둘 중 하나라도 할 수 있어?”

심우열은 입술을 깨물었다.

“말했잖아,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방연서는 냉소를 흘렸다.

“그럼 비켜.”

방연서는 심우열을 힘껏 밀쳐내고 병실을 나섰다.

그 후 며칠 동안, 방연서는 매일 바빴다.

진혁수의 행방을 찾아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중환자실에 누운 어머니를 돌봤다.

친척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결혼식 취소를 알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심우열도 바빴다.

병원 일을 처리하는 한편, 이현지의 2억짜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머니가 입원한 지 5일째 되던 저녁, 방연서는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연서야, 알아냈어!]

[진 교수님이 우리 지역에 오셨어. 오늘 밤 자선 행사에 참석하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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