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장 어색함

Author: Noona Aurora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8 17:15:48

엘리노어는 밀려오는 엄청난 수치심을 누르며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을 마구 쥐어짰다. 그녀는 눈을 내리깐 채, 눈앞에 서 있는 아치를 차마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맹세코 제가 사장님을 끌어안았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엘리노어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 자신의 심장 소리에 묻힐 지경이었다.

아치는 잠시 침묵하며 엘리노어를 내려다보았다. 마침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밖으로 길쭉한 다리를 내딛었다.

아치는 곧게 서서 입을 열었다. "서둘러 씻으세요."

아치는 몸을 돌리며 덧붙였다. "어머니께서 식당에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난 어머니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드리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엘리노어는 여전히 아치를 올려다보지 못한 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치가 침대를 벗어나는 그림자가 지나가고, 이내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엘리노어는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무례함에도 아치가 화를 내지 않아 안도감이 들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CEO와의 계약결혼   제25장 징계와 새로운 계획

    아비가일은 더 이상 몸을 지탱할 힘이 없었다. 두 무릎이 풀리며 대표이사 집무실의 대리석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오만함으로 가득했던 그녀의 얼굴은 절망으로 일그러졌다."사장님, 제 실수에 대해 깊이 사죄드립니다." 아비가일이 떨리는 목소리로 아치를 애원하듯 바라보며 애원했다. "회사에 손해를 입히려는 악의는 절대 없었습니다. 제가... 제 처벌이 너무 과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제 본래 의도는 그저 신입 직원이 리히터 컴퍼니에서 강한 정신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단련시키려 했던 것 뿐입니다."아치는 여전히 의자에 몸을 파묻은 채, 1센티미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얼음 같은 눈빛은 여인의 눈물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변명은 길게 하지 마세요, 아비가일 매니저." 아치가 짧게 잘라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지만 아비가일의 애원을 단번에 멈추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기강이라는 구실로 포장된 비위 행위에 대해 변명을 들을 흥미는 없습니다."아치는 아비가일에게서 시선을 돌려 책상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샘, 이 결정을 맡으세요. 그녀가 저지른 모든 구조적 위반에 상응하는 징계를 내리도록.""알겠습니다, 사장님." 샘이 신속하게 대답했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절망하고 있는 아비가일을 문서 더미를 든 채 바라보았다."아비가일 매니저, 데이터로 입증된 세 가지 중대한 위반 사항에 따라 경영진은 중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샘이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 낮부터 당신은 HRD 시스템에 영구 기록될 최종 서면 경고(SP3) 처분을 받게 됩니다. 향후 12개월 동안 모든 직책 수당과 연간 보너스는 동결됩니다."아비가일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현재 직책은 이번 분기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유지됩니다." 샘이 무자비하게 이어나갔다. "하지만 당신은 내부 준법 감시팀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게 됩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당신의 이름이 들

  • CEO와의 계약결혼   제24장 증거 문서

    다음 날 아침.엘리노어가 발을 들여놓았을 때 기획팀 파티션 구역의 분위기는 한적했다.지난밤 아치의 거역할 수 없는 지시에 따라, 그녀는 평소처럼 본사로 출근했다.엘리노어는 자신이 섹터 4 프로젝트 현장으로 가지 않은 것을 알아차릴 아비가일의 반응을 기다리며 약간 가슴을 졸인 채 자리에 앉았다.아니나 다를까, 정확히 오전 9시가 되자 아비가일의 방 문이 열렸다. 그녀는 비어 있을 것이라 예상한 파티션을 확인하려는 듯 턱을 높이 들고 걸어 나왔다.하지만 컴퓨터 화면 앞에서 차분하게 타이핑을 하고 있는 엘리노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아비가일의 발걸음이 뚝 멈춰 섰다.아비가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엘리노어의 책상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쿵 소리가 나도록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그 바람에 다른 직원 몇 명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엘리노어! 당신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아비가일이 치솟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내가 어제 오후에 당장 섹터 4 현장으로 나가서 조사 감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어? 감히 매니저의 지시를 거역하는 거야?"엘리노어는 타이핑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최대한 격식을 차린 태도로 아비가일을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아비가일 팀장님. 어제 밤 그 지시 서류는 수석 비서이신 샘 씨를 통해 상부 경영진 측에서 회수해 갔습니다. 해당 외근 업무는 기획팀의 권한이 아니므로 저는 본사에 남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아비가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의 권위가 완전히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엘리노어가 아치를 유혹하고 있다는 그레타의 말이 떠오르자, 그녀가 아치에게 고자질했을 것이라 확신한 아비가일은 더욱 분통이 터졌다."핑계 대면서 상부 경영진 이름 팔지 마! 그 업무는 당신 성과 평가의 일부야. 가지 않는다면 이번 분기 당신의 평가 점수는 엉망이 될 줄 알아!" 아비가일이 더욱 압박하려 들었다."여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비가일 매니저?"차가우면서도 엄숙함이

  • CEO와의 계약결혼   제23장 은밀한 배려

    "그게... 오늘 오후에 아비가일 팀장님이 직접 주신 업무입니다, 사장님." 엘리노어가 거짓 없이 솔직하게 대답하며, 최대한 목소리를 차분하게 유지하려 애썼다. "자금 집행과 예산 효율성에 관한 모든 일은 결국 저희 부서로 귀결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현장으로 직접 나가 조사 감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아치는 두꺼운 서류를 책상 위에 툭 소리가 나도록 세게 내려놓았다. 그 바람에 엘리노어는 살짝 흠칫했다.그는 한쪽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엘리노어의 일주일을 옭아매듯 시선을 고정했다."아비가일이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군요." 아치가 감정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어조로 말했다. "리히터 컴퍼니에는 그런 궂은일을 전담하도록 거액의 연봉을 주는 현장 감독팀이 따로 있습니다. 기획팀 직원의 임무는 책상 뒤에서 완성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지, 먼지 날리는 현장에서 자재나 세고 있는 게 아닙니다."엘리노어는 긴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힘없이 늘어뜨렸다. "저도 아비가일 팀장님께 똑같이 말씀드렸습니다, 사장님. 하지만 팀장님께서는 직원은 그저 군말 없이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셨습니다." 엘리노어가 아치를 거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니 저로서는 순종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아치는 침묵했다. 깊고 검은 두 눈동자가 어제의 피로로 여전히 핏기 없이 파리한 엘리노어의 얼굴을 면밀히 살폈다.오늘 밤 당장 HRD(인사팀)에 전화를 걸어 아비가일을 책망하고 싶은 옅은 충동이 가슴속에서 일었다. 하지만 아치는 곧바로 그 자존심을 털어냈다. 소문이 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평사원의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었다.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당신 매니저가 부서를 어떻게 관리하든 내 알 바 아닙니다." 아치가 다시 얼음처럼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마치 엘리노어의 곤경에는 조금도 마음을 쓰지 않는다는 듯이. "하지만 당신은 계약 때문에 이 집에 있는 겁니다. 내일 먼지 구덩이 현장에 강제로 나갔다가

  • CEO와의 계약결혼   제22장 함께하는 퇴근길

    엘리노어는 남은 힘을 쥐어짜 내 가방에 짐을 챙겨 넣었다.아비가일과의 설전으로 머리가 지끈거렸고, 내일 아침 먼지 날리는 피곤한 현장 프로젝트 부지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마저 무거웠다.책상 위 휴대폰이 진동하며 벨라의 짧은 메시지를 띄웠다.[엘, 끝났어? 같이 퇴근하자! 나 1층 로비에서 기다릴게.]답장을 보내려 막 화면 위에 손가락을 움직이던 순간, 벨라의 알림을 가로막으며 저장되지 않은 다른 번호로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지금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요. 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아치가 보낸 메시지를 읽은 엘리노어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이 남자는 그녀가 또 늦게 귀가했다가 집에서 어머니에게 한소리를 들을까 봐 겁이라도 나는 걸까?엘리노어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거절을 허용하지 않는 단호하고 짧은 문장, Archibald Richter다운 방식이었다.핑계를 대거나 거절할 여지는 없었다. 엘리노어는 미안한 마음을 안은 채 벨라와의 대화창으로 돌아갔다.[벨라, 정말 미안해. 갑자기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아. 너 먼저 퇴근해, 길 조심하고!]메시지를 전송한 엘리노어는 서둘러 가방끈을 어깨에 메고, 아비가일이 던져준 두툼한 프로젝트 서류를 한쪽 가슴에 꼭 안은 채 지하 임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전용 엘리베이터에 빠르게 올랐다.지하 주차장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엘리노어는 아치의 검은색 고급 세단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열린 문 옆에는 전용 운전기사만 서 있을 뿐이었다."오후 잘 보내셨습니까, 엘리노어 양." 기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븠다."안녕하세요. 저기... 사장님은 어디 계신가요?" 엘리노어가 한적한 주차장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사장님께서는 هنوز 집무실에서 내려오지 않으셨습니다. 엘리노어 양께서 차 안에서 먼저 대기하실 수 있도록 모셔 오라 지시하셨습니다." 기사가 친절하게 대답했다.엘리노어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원한 차 안으로 발을 내딛으려 했다.하지만

  • CEO와의 계약결혼   제21장 확장되는 업무

    미화원은 친절한 미소를 유지하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저는 그저 이것을 엘리노어 씨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뿐입니다. 부디 받아주십시오.""하지만 대체 누구한테서 온 건가요? 저는 정말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누군가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는데요,"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을 받는 것이 불편했던 엘리노어가 부드럽게 거절했다."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저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라서요. 그럼 이만," 미화원은 말을 빠르게 잘랐다. 엘리노어가 더 따져 묻기도 전에, 남자는 몸을 돌려 파티션 구역을 떠나버렸다.엘리노어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책상 위에 놓인 따뜻한 도시락 상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서둘러 벨라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벨라? 혹시... 네가 내 자리로 음식 보낸 거야?"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엘리노어가 직구로 물었다.전화기 너머로 벨라가 음식을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식? 아니, 엘. 나 이제 막 구내식당에서 점심 다 먹어가는데? 왜 그래? 누가 너한테 음식이라도 보냈어?""아, 아니야. 그냥 물어본 거야. 그래, 맛있게 먹어, 벨라," 엘리노어는 서둘러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가만히 서서 프리미엄 도시락 상자를 다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길이 용기 상단에 찍힌 금빛 로고에 꽂혔다. 회사 건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유명 5성급 레스토랑의 로고였다.엘리노어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했다.이 정도로 고급스러운 음식은 평범한 직장 동료가 보냈을 리 없었다.다음 순간, 아치볼드 리히터의 차가운 얼굴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엘리노어는 의자에 앉은 채 얼어붙었다.설마... 그 남자가 보낸 걸까? 엘리노어는 아치가 자신의 점심 따위에 신경 쓸 만큼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살짝 내저어 그 생각을 털어내려 했다. 하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궁금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엘리노어는 음식을 내려다보았다. 만약 이 음식을

  • CEO와의 계약결혼   제20장 숨겨진 배려

    리히터 컴퍼니 건물의 최상층.샘은 노크를 한 뒤 대표이사 집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아치가 앉아 있는 커다란 집무용 책상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사장님," 샘이 나지막이 불렀다. "엘리노어 씨에 대해 보고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아치는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멈추었지만, 모니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는 않았다. "말하세요.""방금 5층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정보입니다. 엘리노어 씨가 여전히 파티션 구역에 머물러 있으며 점심 식사를 하러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샘이 차분한 목소리로 보고했다.아치는 하던 일을 완전히 멈추었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파묻고 차가운 눈빛으로 샘을 바라보았다. "기획팀에 일이 얼마나 많길래 직원들이 점심 먹을 시간조차 없는 겁니까?""전체 직원이 아닙니다, 사장님." 샘이 목소리 톤을 낮추며 대답했다. "오직 엘리노어 씨뿐입니다."아치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하고 차분해 보였지만, 깊고 검은 두 눈동자 속에는 미세한 놀람의 기색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그는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무심한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기획팀으로 음식을 보내세요."샘은 상사의 숨겨진 배려를 확인하고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썼다.아치처럼 뻣뻣한 남자가 회사에서의 격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아내의 건강을 이토록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이 퍽 흥미로웠다.하지만 샘은 서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기에, 아치가 자신을 위압적인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뭘 더 기다리는 겁니까, 샘?" 아치가 차갑게 물었다. 낮지만 단호함이 실린 목소리였다.샘은 흠칫 놀라며 미소를 즉시 거두었다. "아, 아닙니다, 사장님! 지금 바로 가서 처리하겠습니다."샘은 서둘러 고개를 숙인 뒤, 상사가 참을성을 잃기 전에 서둘러 몸을 돌려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한편, 기획팀 사무실 안에서는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엘리노어의 유일한 동무가 되어주고 있었다.갑자기 그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