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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Author: 은지아
‘어떻게 내가 같은 업계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까?’

박재용은 그녀의 눈에 어린 의문을 읽어낸 듯 비릿하게 웃었다.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날 찾아올 사람이 그림쟁이들 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

요 며칠 사이 그의 집 앞마당은 업계 사람들 발길에 풀이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송남지처럼 무식하게 초인종을 눌러 대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늘도 여러 팀이 다녀갔지만 대답이 없자 다들 예의 바르게 발길을 돌렸다.

오직 이 여자만 빼고 말이다.

박재용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송남지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인물이 훤하시네. 이 바닥에서 썩기엔 아까운 미모예요.”

칭찬인지 가시 돋친 비아냥인지 모를 말투에 송남지도 입술을 삐죽이며 응수했다.

“작가님도 충분히 잘생기셨고 복근도 그렇게 탄탄하시면서, 이 일만 하기엔 아깝지 않나요?”

박재용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되물었다.

“내 복근이 탄탄한 건 또 어떻게 알았대요?”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송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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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언제나 그녀 곁에서 그녀를 헐뜯는 자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그 모습에 송남지가 무심코 미소를 흘렸다.하정훈은 그 찰나의 미소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꼈다.방금 찬물로 세수를 한 탓에 물방울이 머리카락과 뺨에 가늘게 맺혀 있었고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이마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그녀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이토록 섬세한 부분에서 빛을 발했다.송남지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화장실 쓰실 거잖아요? 그럼 통행료는 내실 건가요?”하정훈은 찰나의 욕심을 숨기려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글쎄, 일단 말해봐. 낼지 말지는 듣고 나서 결정할 문제니까.”부탁을 해야 하는 처지인 만큼 송남지의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서경 예술 전시관, 성은 그룹 소유 맞죠?”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정훈은 송남지가 요구하는 통행료가 무엇인지 알아차렸다.하정훈이 미간을 살짝 좁혔다.“그런 비주류 사업까지는 내가 관여 안 해.”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런 말은 사실상 거절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송남지 역시 한 번에 승낙을 받아낼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그럼... 안 도와주시겠다는 건가요?”하정훈은 확답 대신 되물었다.“통행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 안 해?”송남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이건 진짜 목표가 아니었으니까.그녀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빠르게 말을 이었다.“이게 너무 비싸요? 그럼 다른 거 하죠. 저한테 키스해 주세요. 그럼 비켜드릴게요.”하정훈은 그 말을 듣고 3초간 굳어버렸다. 미간을 한껏 찌푸린 그는 조건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떠나려 했지만 그 찰나 송남지가 그의 손목을 정확히 낚아챘다.송남지는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하정훈은 본능적으로 뿌리치려다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봐 저항을 멈췄다.대신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기세를 꺾으려 했다.하지만 송남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오히려 하정훈이 가만히 있자 더 대담해졌다.“설마 이 정도 통행료도 내기 싫은 거예요?”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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