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천 대표님 보시기에, 이 그림 한 점이면 전시관 자리를 확보할 대가로 충분할까요?”휴대폰에서 눈을 뗀 천남현이 눈매를 가늘게 휜 채 싱긋 웃었다.“물론이지요.”송남지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천 대표님, 역시 화끈하시네요. 답례로 이따 제가 맛있는 저녁이라도 대접해 드려도 될까요?”송남지는 그저 의례적인 인사치레로 건넨 말이었다. 어차피 그림 같은 예술품의 가치는 상대방이 인정해 주기 나름이었고, 천남현이 이 그림의 가치를 그토록 높게 평가해 주었으니 당연히 예의상 몇 마디 좋은 말을 주고받아야 마땅했다.하지만 천남현은 전혀 사양하지 않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말을 꺼냈다.“마침 밥때가 다 되었는데 지금 바로 가시죠? 제가 아는 괜찮은 식당이 있는데, 격식 있는 곳은 아니라서 혹시 불편하실까 모르겠네요.”송남지가 눈꼬리를 접으며 미소를 지었다.“천 대표님, 저를 오늘 처음 보시는 건가요? 아니면 평소에 워낙 화려한 사교계 분들만 상대하시다 보니 저 같은 사람도 격식 없는 식당은 꺼릴 거라 지레짐작하신 건가요? 그렇다면 저를 과분하게 봐주신 것에 감사라도 해야겠네요.”천남현은 송남지의 재치 있는 답변에 웃음을 터뜨리며 감탄했다.“예전보다 말솜씨가 늘었네요. 귀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모든 여자들이 식당 분위기를 따질 거라 생각한 건 아닙니다. 남지 씨가 하정훈의 전처였던 사람이라 미리 조심스럽게 여쭤본 거예요.”그러자 송남지가 바로 천남현의 말을 받아쳤다.“저는 아무래도 평생 호강하며 살 팔자는 아닌가 봐요. 하정훈의 아내였을 때도 먹고 마시며 노는 일에는 통 신경 쓰지 못했거든요. 검소하다가 사치스러워지기는 쉬워도 그 반대는 어렵다는데, 저는 사치스러워져 볼 기회조차 없었으니 참 아쉽네요.”송남지는 장난스럽게 한숨을 폭 쉬어 보였다. 영락없이 영리하고 귀여운 모습이었다.천남현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송남지는 천남현의 사무실에서 십 분 남짓 기다렸고 정리를 마친 천남현이 눈짓을 주었다.“밥 먹으러 갈까요?”송남지는 흔쾌히 고개를 끄
“송 관장님을 소홀히 대할 순 없죠. 저희 대표님의 아주 특별한 귀빈이신데.”송남지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사전 예약조차 승인받지 못해 무턱대고 방문했는데 귀빈 취급이라니 가당치도 않았다.여직원이 눈을 깜빡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대표님은 원래 오늘 오후에 현장 답사를 가시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송 관장님이 오셨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일정을 온라인 영상 회의로 바꾸셨어요. 회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장 먼저 뵙겠다고 하셨으니, 이 정도면 귀빈 중에 귀빈이 맞으시죠?”송남지는 멍해졌다.문득 지난번 섬 공항에서 천남현이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설마 진심이었던 걸까?’여직원은 송남지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천남현의 바람기 때문이라 오해했는지 냉큼 대표님의 편을 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저희 대표님이 겉으로는 조금 능글맞고 가벼워 보여도, 사랑 앞에서는 의외로 일편단심이세요. 연예계나 모델계 인사는 물론이고 서경의 유명 셀럽들과도 거의 교류가 없으셨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명문가 영애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지독한 순정 호구였거든요. 최근에야 그 마음을 접으셨으니, 바람둥이일까 봐 걱정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송남지는 어색하게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신 채 더는 대꾸하지 않았다.대기실에서 이십 분 남짓 기다렸을 때, 여직원이 송남지를 천남현의 집무실로 안내했다.마침 노트북을 닫던 천남현이 고개를 들어 송남지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송남지 씨는 원래 용건이 없으면 발걸음을 하지 않는 법인데, 이번엔 무슨 일로 오셨어요?”송남지는 예의 바르게 미소 지었다. 아쉬운 소리를 하러 온 입장이니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안녕하세요, 천 대표님. 이번에는 재스민 일 때문에 찾아왔어요.”천남현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확인하니 속이 쓰린 모양이었다.“재스민 일요? 전시회? 아니면 예술 전시관 건인가요?”천남현이 짐작 가는 대로 되물었다.송남지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희
밤은 그렇게 뒤숭숭하게 흘러갔다. 아침 해가 갓 떠오를 무렵 송남지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깼다.머리가 지끈거리고 무거운 기분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지난밤 꿈속에서 나눈 통화가 떠올랐는데, 너무나 생생했던 탓에 마음이 쓰여 베개 밑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통화 기록을 확인해 본 송남지는 숨을 들이켰다. 꿈이 아니었다. 진짜였던 것이다.송남지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무슨 다섯 살 어린아이도 아니고 악몽을 꿨다고 달래줄 사람이 필요하다니...”하정훈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하던 송남지는 씻으러 들어가면서 그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양치질을 하던 중, 민지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천 대표님이랑 약속 시간은 잡으셨어요?”송남지는 입안 가득 거품을 문 채 웅얼거렸다.“아니요.”민지현이 낄낄거리며 농담을 던졌다.“누가 입에 양말이라도 쑤셔 넣었어요?”“양치하고 있어요.”양치를 끝내고 나서야 송남지는 휴대폰을 제대로 귀에 갖다 댔다. 거울 속에 비친 안색을 보니 날이 갈수록 불그스레하니 생기가 도는 듯했다.정말 이곳 서경의 풍수가 체질에 맞는 것일까 싶었다.“예약도 없이 대체 어쩔 셈이에요? 그 천남현이라는 분이 만나기 힘든 걸로 악명 높긴 해도, 일단 찔러는 봐야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요.”송남지는 립밤을 집어 들어 붉은 입술 위에 꼼꼼하게 발랐다. 서경의 날씨는 여전히 건조해서 입술이 트기 십상이었다.외출 채비를 마친 송남지가 민지현에게 대답했다.“약속은 못 잡았고 그냥 오늘 직접 찾아가 보려고요.”민지현은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감탄을 쏟아냈다.“와, 역시 관장님 추진력은 알아줘야 해요! 역시 머리 아프게 잔머리 굴릴 필요 없이, 예약이고 뭐고 무작정 찾아가서 얼굴 들이미는 게 최고죠!”송남지는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며 피식 웃었다.“그만 좀 놀려요. 진짜로 그 사람 비서랑 연락이 닿질 않아서 그래요. 아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약속을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지난번 실장님이 알려준 주소
하정훈의 얇은 입술이 칼날처럼 일자로 굳게 닫혔다.눈가에 힘을 준 채 하정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꾸했다.“생각해본 적 없어.”유경태가 눈썹을 슬쩍 치켜세웠다.“그럼 지금이라도 한번 생각해 봐. 어쩌면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될지도 모르잖아.”엘리베이터가 지하 2층에 도착하자 하정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가며 내뱉었다.“현재의 내 판단을 뒤흔드는 생각 따윈 안 해. 그건 스스로 고민을 사서 하는 짓일 뿐이니까.”유경태는 입술을 삐죽이며 엘리베이터에 기댄 채 급히 내려가지 않고 멀어지는 하정훈의 등 뒤에 대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고민을 사서 한다고? 하지만 정말로 그런 날이 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미리 고민해 두는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겠지?”하지만 하정훈이 이 말을 들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어찌 됐든 한정판 벤틀리에 올라타는 하정훈의 모습은 감탄이 나올 만큼 멋졌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유경태는 혼잣말을 했다.“저 자식은 저렇게 멋진 차를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집들이 모임은 밤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사람들을 모두 배웅하고 난 뒤, 송남지는 휴대폰으로 병원 예약을 시도했다.수리스에서 돌아온 이후로 계속 위와 장이 좋지 않다고 느꼈는데, 오늘따라 그 증상이 눈에 띄게 심해졌기 때문이다.조금 걱정스럽기도 하고, 하루라도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하지만 서경의 병원들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름 좀 있는 큰 병원들은 기본적으로 일주일 뒤에나 예약이 가능했다.송남지는 혹시라도 일주일 동안 병을 키워 더 복잡해지지는 않을까 덜컥 겁이 났다. 만에 하나 희소병이나 몹쓸 병이라도 걸린 거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해야 손을 쓸 수 있을 테니까.게다가 일주일 뒤는 마침 전시회 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라, 그때가 되면 한동안 또 정신없이 보낼 게 뻔했다.방금 전 헤어진 유경태가 떠오른 송남지는 연락처를 뒤져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남지 씨? 내가 뭐 흘리고 간 거라도 있어요?”
하정훈은 거실 쪽을 슬쩍 바라보았다.송남지는 민지현 일행과 속닥거리며 때로는 미소 짓고 때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는데, 성격처럼 참 다채롭고 생기발랄한 모습이었다.너무나 활기찬 그 모습에 하정훈은 되레 쓸쓸한 마음마저 들었다.결국 유경태의 제안을 거절하며 그가 말했다.“아니야, 일이 있어서 바로 가봐야 해.”말을 마친 하정훈은 손목시계를 슬쩍 보았다.눈치 빠른 곽지민은 그 시계가 하정훈의 시계 진열장에 들어갈 만한 물건이 아님을 대번에 포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정훈의 시계 진열장에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이 들어있을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객관적으로는 전혀 저렴한 시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언제부터 이렇게 서민적인 스타일을 고집했어?”곽지민이 시계를 유심히 뜯어보며 물었다.정밀하기로 이름난 어느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었다.하정훈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2천만이 훌쩍 넘는 시계인데 이게 어떻게 서민 스타일이야?”곽지민은 그저 피식 웃을 뿐이었다. 그전까지 하정훈이 차던 시계들은 죄다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초고가 제품들이었으니까.“됐다, 너희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 회사에 일이 밀려서.”하정훈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오지훈이 붙잡았다.“정훈아, 네 사생활이야 우리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친구로서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야겠어.”이야기가 거기에 이르자 유경태의 표정에도 염려가 담겼다.“맞아, 정훈아, 무리하지 말고 아저씨와 아주머니께도 좀 나누어 맡겨라. 두 분은 아직 충분히 도우실 수 있잖아. 믿을 만한 핵심 인재들을 더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고.”곽지민도 옆에서 거들었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네 몸이야. 다른 건 다 부질없어. 설령 성은 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게 되더라도 말이야.”하정훈은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한 기색을 보였으나, 성은 그룹의 패권을 내려놓는 것만큼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하정훈이 대꾸했다.“알았어, 나 먼저 갈게
식사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 이야기를 들었다.다들 하정훈이 왜 이런 사소한 도움조차 주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사람들 모두 그녀가 크게 실망했을 거라 짐작하던 순간, 정작 당사자인 송남지는 담담하게 사람들을 위로했다.“괜찮아요. 도와주든 안 도와주든 상관없어요. 앞으로 재스민이 마주할 난관이 한둘이 아닐 텐데, 그 사람이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해서 매번 기댈 수는 없잖아요. 괜찮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요.”최보라가 송남지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역시 남지 네가 쿨하다니까.”민지현도 더는 그 일로 끙끙대지 않고 송남지의 몸 상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관장님, 왜 그래요? 내가 만든 생선 요리가 맛없어요? 다들 농담처럼 말하지만 요리사 입장에서는 엄청 신경 쓰인단 말이에요. 혹시 내가 만든 생선 요리 때문에 속이 안 좋은 건가 싶어서...”송남지가 고개를 저었다.“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민지현이 조심스레 짐작해 보았다.“관장님, 설마...”의중을 떠보는 눈길에 송남지가 민지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요. 그럴 리 없으니까.”하지만 민지현이 끈질기게 물었다.“그럴 리 없다는 건... 안 하셨다는 뜻이에요?”최보라가 피식 웃었다.“했든 안 했든 그게 뭐가 중요해요. 지현 씨, 우리 송 관장님은... 예전에 의사한테 임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진단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지현 씨가 만든 생선 요리 때문...”송남지가 최보라를 흘겨보며 한숨을 쉬었다.“언니는 내 아픈 곳을 꼭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꺼내야 속이 시원해?”평소 털털하기만 하던 최보라도 이번에는 조금 무안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에이, 어차피 우리 사이에 뭐 어때. 괜히 임신했냐고 오해받는 것보다는 그냥 솔직하게 밝히는 게 낫잖아.”그렇게 횡설수설하던 최보라가 갑자기 어떤 대목에서 멈칫했다.그러더니 식탁을 탁 치며 경악스러운 얼굴로 송남지에게 물었다.“너 아직도 그 사람이랑... 하고 있어?”송남지는 정말이
“이 난초가 재물을 불러들이는 데 최고래. 내가 며칠이나 기다려서 겨우 구한 귀한 품종인데, 신기하게도 난초를 주문하자마자 네가 성은 그룹 프로젝트를 따냈잖아. 잘 키워서 앞으로 더 큰돈을 벌어보자.”윤해진은 잔뜩 짜증이 난 얼굴로 현관에 놓인 난초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엄마, 성은 그룹 프로젝트는 물 건너갔어요.”손윤영은 한창 허상미가 좋아하는 음식을 뭐 해줄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어젯밤 송남지가 또다시 소동을 피운 탓에 허상미는 또다시 유산할 뻔했고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였다.그래서 윤해진이 프로젝트가 망했
김서윤의 정중한 태도는 윤해진에게 착각을 불러일으켰다.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성은 그룹과의 협력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말이다.그는 계속해서 거들먹거리며 말했다.“개인적인 사정은 모른다고 치더라도 공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당신들 마음대로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는 없습니다. 어젯밤에 분명히 이번 프로젝트 파트너로 기흥을 선정했다고 통보해 놓고, 단 하룻밤 사이에 변동 사항이 생겼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요.”김서윤은 여전히 형식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상부에
하정훈도 불안했지만 지금은 최미경을 안정시키는 게 먼저였다.그는 침착해야 했다. 최미경은 도움을 받으려고 자신을 불렀지 혼란을 가중시키려고 부른 게 아니었다.하정훈은 침착하게 최미경의 손목을 잡고 물었다.“이건 사고일 뿐이에요. 어머니가 잘못하신 게 아니라고요. 남지가 연락이 끊기기 전에 윤씨 가문 사람들을 만난 적은 없어요?”최미경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만난 적 없어. 자네 생각에는 이 일이 윤씨 가문 사람들이랑 관련이 있다는 거야? 윤씨 가문 사람들이 남지를 함부로 대하긴 했지만 이런 범죄를 저지를 정도는
하정훈은 사람을 시켜 태블릿을 가져오게 했다. 그 안에는 결혼식 전체의 디자인과 기획안이 담겨 있었다.송남지는 고개를 숙이고 꼼꼼히 화면을 살펴보았다. 사실 그녀는 모든 걸 하씨 집안 뜻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자신에게 보여 주었으니 대충 넘길 수는 없었다.하정훈은 송남지 옆에 앉아 소파가 살짝 꺼진 자리를 내려다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만들어진 자국이었다.송남지는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집중하고 있었고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이 볼에 닿았다. 하정훈은 자연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