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송남지는 혼다 CRV에 올라타 조수석에 가방을 던져두고 내비게이션을 켠 채 고속도로에 진입했다.차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상황에서 송남지는 허기를 느꼈지만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며 음식을 먹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예전과 달리 이제는 몸 사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간을 힐끗 보니 두 시간 남짓이면 화동에 도착할 듯했다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목적지까지 30분 정도 남았을 무렵, 도저히 허기를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신호 대기 중에 가방에서 우유를 꺼내 빨대를 꽂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제야 비로소 살 것 같았다.화동의 도심은 고층 빌딩 숲과 길가에 만개한 꽃들로 가득했고 차들은 질서정연하게 흐르고 있었다.기분이 한결 좋아진 송남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혼자만의 운전 시간을 즐겼다.송남지의 눈앞 수백 미터 거리에 힐튼 건물이 들어왔다. 멀리 보이는 힐튼 간판을 이정표 삼아 도로를 따라가니, 곧바로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나타났다.호텔을 드나드는 차들은 대부분 고급 외제차였기에 송남지의 CRV는 어쩐지 그 틈에서 겉도는 느낌이었지만, 그녀는 앞선 벤츠 차량의 뒤를 따라 천천히 주차장으로 들어섰다.주차를 마친 후에야 송남지는 비로소 조수석에 둔 가방을 집어 들었다.다행히 안에는 비스킷이 있었다. 쓰라린 위산이 올라와 속이 괴로웠던 그녀에게는 지금 당장 입에 넣을 무언가가 간절했다.허겁지겁 과자 몇 조각을 삼킨 뒤,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을 찾았다.입안이 너무 말라 목이 막힐 지경이었다.마침 세련되고 값비싼 옷차림의 무리가 차 옆을 지나갔고 송남지는 그들이 차 안을 향해 던지는 미묘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차의 방음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았던 탓에 그들의 대화는 송남지의 귀에 고스란히 박혔다.“이런 똥차는 참 오랜만에 보네. 근데 저 여자 가방 봤어? 톱스타들도 못 구해서 안달이라는 그 한정판 같은데.”“에이, 저 가방 가격이면 CRV를 몇 대는 사겠다. 돈 있으면 차를 바꾸지 가방을 샀겠어?”“하긴, 척 봐
송남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미소 지었다. 어떤 말들은 평생 마음속에 묻어두고 누구에게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보탰다.“윤양은 정말 좋은 곳이야. 평생 여기서 살아도 나쁠 거 없지. 최소한 마음은 편안하니까.”소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성도에서 고생할 남편 걱정을 한가득 쏟아냈다.“사실 내 배 속에 있는 이 아이, 크게 출세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거든. 근데 남편은 자꾸 애를 제대로 못 키울까 봐 걱정이라면서, 기어코 성도에서 일하겠대. 그래야 애한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다나. 난 그냥 남편이 윤양으로 돌아와서 아무 일이나 했으면 좋겠어. 돈이야 많든 적든 상관없잖아. 가족은 함께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소윤의 모습을 보며 송남지는 문득 어떤 말이 떠올라 깊이 공감했다.‘행복에 겨운 사람만이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 수 있다.'비록 걱정과 불평, 투정 섞인 말들이었지만, 불행한 사람은 그런 말조차 내뱉을 기력이 없는 법이니까.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잠시 산책을 즐기다 송남지가 먼저 작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작은 도시의 장점은 산책하듯 걷다 보면 어느새 집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마당에 막 들어서자 여준휘의 전화가 걸려 왔다.“내일 화동에서 주최하는 교류회가 있는데 말이야, 소윤이도 배가 많이 불러서... 혹시 남지 씨가 대신 가줄 수 있을까? 별일은 아니고, 호텔 한 층 빌려서 회의 좀 하다가 애프터눈 티 먹고 오는 거야...”여준휘는 송남지가 곤란해할까 봐 조심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부담스러우면 안 가도 괜찮아. 내가 내일 일정 미루고 다녀와도 되니까.”송남지는 마당 그네에 앉아 웃으며 대답했다.“갈게요. 안 갈 이유가 없잖아요? 회의도 하고 애프터눈 티도 즐기면 전시관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재밌겠네요.”송남지의 대답에 여준휘는 마음을 놓았다.“가준다고?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참, 운전은 할 줄 알아? 내일 내 차 가져갈래?”“할 줄 알아요.”송남지가 대
윤양에서 두 달을 보낸 송남지는 몰라보게 혈색이 좋아졌다.소윤과 함께 약국 앞을 지나가다 밖에 놓인 체중계에 슬쩍 올라선 송남지는 훌쩍 뛴 숫자에 깜짝 놀랐다.불룩한 배를 안고 있는 소윤이 농담을 건넸다.“남지야, 거기서 5kg은 더 쪄야 제맛이지.”송남지는 체중계에 찍힌 숫자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서경에 살던 그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는 몸무게였다.키 170cm에 아무리 많이 나가도 52kg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거의 62kg에 육박하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살을 좀 찌워야 하긴 했지만, 이건 너무 빠른 거 아니야?”소윤이 다가와 송남지의 팔짱을 꼈다.“우리 윤양이 사람 살기 좋다는 증거지. 처음 왔을 땐 진짜 뼈만 남았었잖아.”송남지가 처음 왔을 때를 떠올리면 소윤은 아직도 마음이 짠했다.그렇게 예쁘고 반듯한 아가씨가 원숭이처럼 바싹 말라서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웃어주긴 했지만 눈빛에는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동료들에게 먼저 장난을 칠 만큼 여유가 생겼고 깡마른 몸에도 보기 좋게 살이 붙었다. 무엇보다 눈빛을 채우고 있던 서늘한 그림자가 걷혔다.소윤은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한 길거리 포장마차로 송남지를 이끌며 말했다.“남지 네가 오기 전에는 이거 먹고 싶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었다니까.”동갑내기인 소윤은 윤양 토박이로 성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쭉 전시관에서 일해왔다.그러다 여준휘의 소개로 전시관 협력업체 직원과 만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다만 남편이 성도에서 일하느라 바빠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었다.4월의 윤양은 이미 완연한 봄 날씨였다.길가에 테이블을 편 포장마차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이 어우러지며 묘한 안도감을 안겨주었다.송남지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이제 좀 덜 먹어야겠어.”소윤은 윤양의 특산 요리 몇 가지를 주문했다. 이곳 사람들은 시고 매운 음식을 즐겨
전시관에는 보안 요원과 여준휘를 포함해 고작 다섯 명뿐이었다.송남지와 비슷한 또래인 한 직원은 임신 중인지 얼굴색이 아주 좋았는데 송남지를 보자마자 입이 귀에 걸릴 듯 웃으며 꽃다발을 건넸다.“정말 예쁘장한 도시 아가씨네요! 어서 앉아요. 저희가 정성껏 환영식을 준비했으니 부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긴 테이블 위에는 윤양의 향토 음식과 술,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온갖 신선한 과일들이 차려져 있었다.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진심 어린 마음이 가득 담긴 상차림이었다.송남지는 상석에 앉아 음식을 조금씩 맛보며 새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윤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로, 열정이 넘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수줍어하는 모습들이었다.식사를 마친 뒤 여준휘는 최보라가 미리 구해둔 작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송남지를 데려다주었다.“윤양에는 이런 마당 딸린 집이 많아요. 월세도 저렴하고 집값 자체가 워낙 싸거든요. 그렇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마당에서 양해 바다가 보이고 꽃도 가득 피는 아주 근사한 집이니까요. 오후에 차 마시기 딱 좋죠. 침구 같은 건 미리 새로 빨아서 준비해뒀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마음에 들 것 같아요.”송남지가 삐걱거리는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꽃향기와 함께 바다에서 불어오는 눅눅하고 따뜻한 바람이 그녀를 맞았다.그녀는 그제야 왜 최보라가 그토록 자신을 이곳에 보내려 했는지 깨달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밤바람마저 그녀의 상처투성이 몸과 마음을 꿰매어 주는 듯했다.여준휘가 차에서 짐을 내려주며 말했다.“짐이 너무 없네요. 내일 소윤이한테 모시고 가서 필요한 거 더 사라고 할게요. 전시관 예산으로 그 정도는 다 커버되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요.”송남지가 짐을 건네받으며 답했다.“관장님,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평소에 워낙 단출하게 지내서 짐이 없는 것뿐이에요. 진짜 괜찮아요.”하지만 여준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니에요. 가서 구경도 하시고 동네 지리도 익히시면 좋잖아요. 소윤이도 임신 중이라 무리한
레스토랑 사장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최보라는 그제야 송남지가 왜 무봉산행을 고집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때 하정훈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송남지는 애쓰지 않아도 티 없이 맑고 환하게 웃었을 것이다.역시, 옛 장소를 다시 찾는 건 각주구검이나 다름없으니 지나간 건 그저 지나간 대로 둬야 했다.사랑이란 건 실체가 없어서 그 감정이 머물 때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법이다.그 외의 순간에는 결코 그 흔적조차 붙잡을 수 없다.최보라는 고개를 돌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하지만 정작 송남지가 덤덤하게 다가와 말했다.“언니, 이제 가자.”무봉산을 떠나는 차 안에서 송남지는 뒷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금세 물기가 차올랐고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서경에서 남쪽의 작은 도시 윤양으로 가는 직항편은 없었기에 송남지는 중부 도시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아침 9시에 출발해 밤 7시가 되어서야 비행기는 겨우 윤양 근처에 닿았다.공항조차 없는 윤양에서 송남지는 기차로 갈아타야 했고 역에는 그녀를 마중 나온 사람이 있었다.윤양 현지의 한 전시관의 관장이었다.송남지는 인파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든 남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남자는 다소 그을린 피부에 그리 새것 같지도 낡지도 않은 정장 재킷과 청바지 차림이었고 얼굴에는 선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그 모습은 윤양이라는 이 작은 도시처럼 소박하면서도 정겨워 보였다.송남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 띤 얼굴로 가볍게 달려갔다.“송남지 씨 맞으시죠? 저는 윤양 전시관의 관장 여준휘라고 합니다.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남지 씨처럼 훌륭한 인재가 저희 전시관에 입사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전시관 식구들이 남지 씨를 위해 환영식을 준비해두었으니 어서 가시죠.”여준휘의 목소리에는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진심으로 송남지를 환영하는 마음과 혹여나 자신의 열정이 그녀를 부담스럽게 하지는 않을까
잠시 후, 다시 눈을 뜬 최보라는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모습이었다.최보라가 조심스럽게 송남지를 불렀다.“남지야.”송남지가 고개를 들었지만,그녀의 두 눈에는 아무런 생기도 남아 있지 않았다.“우리 남쪽으로 떠나자. 거긴 벌써 봄꽃이 피어서 따뜻하고 포근해.”송남지는 흠칫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보라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이모랑 이모부한테는 내가 잘 말씀드릴게. 재스민 일은 네가 너무 지쳐서 잠시 쉬고 싶어 손을 뗐다고 하면 돼. 하정훈 문제도, 연인 사이엔 헤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부부 사이에도 권태기가 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둘러대지 뭐. 서경에 계속 남아있어 봤자 끝없는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기만 할 뿐이야. 아무도 널 모르는 남쪽의 작은 도시로 가서 네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꽃도 보고 바다도 보면서 지내다 보면 언젠가 상처도 아물게 될 거야.”송남지는 백미러 속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 그녀가 서경에 남아야 할 유일한 이유는 부모님뿐이었지만, 엉망이 된 이 꼴로 어떻게 두 분을 뵐 수 있단 말인가.“모든 건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 넌 그저 네 마음 추스르는 데만 신경 써. 그래야 이모랑 이모부도 걱정 안 하시지.”최보라의 단호한 말에 송남지도 더는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알았어. 그런데...”송남지의 말끝이 흐려지자 최보라가 의아한 듯 물었다.“그런데 뭐?”“떠나기 전에 무봉산에 한번 다녀오고 싶어.”최보라는 송남지가 왜 굳이 무봉산에 가려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출발하기 전 오지훈을 불러냈다.무봉산이 관광지이긴 해도 밤에는 인적이 드물고 산을 오르는 차도 많지 않아 여자 둘이 가기엔 아무래도 위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지훈은 흔쾌히 동행에 응했다.하지만 지금 송남지와 한 차를 타고 가는 것만으로도 오지훈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뒷좌석에 홀로 앉은 송남지는 말없이 무봉산의 풍경만 바라보았다.사실 이 계절의 무풍산은 볼품이 없었다. 기온이 너무
다른 생판 모르는 여자가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덤볐다면, 결과는 아주 심각했을 것이다.“네가 어떻게 내 동생 이름까지 알아? 혹시 무슨 짓이라도 한 거야? 내 동생 어딨어?”최보라의 얼굴에는 격앙된 표정 대신 공포와 걱정이 가득했다.‘남지는 아직 어린데, 겨우 끔찍한 과거에서 벗어났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수는 없어.’오지훈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말했다.“이름을 아는 게 무슨 큰 죄라도 되냐?”“네가 왜 내 동생 이름을 아느냐가 문제인 거야! 만약 네가 이미 남지를 해치지 않았다면!”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송남지는 단아한 분위기의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그녀의 미간에는 의아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그녀는 하정훈을 솔직하고 직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일에 그가 저렇게 우회적으로 행동할 리 없다고 여겼다.그래서 이미란이 그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아예 그런 가능성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란의 추측이 빗나갔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아침 식사를 하기 전부터 하정훈의 모습이 어딘가 평소와 달랐기 때문이다.울적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온 하정훈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차고로 향했다.심사가 뒤틀리니 눈에 보이
송남지가 차에 오르자 하정훈은 그녀의 안전벨트를 매주었다.하지만 여전히 얼굴은 굳어 있었다.차 안은 에어컨이 너무 세게 틀어져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데다 분위기마저 북극에 있는 듯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하정훈은 운전에 집중했다. 해변 근처에 있는 공항으로 향하는 해안 도로는 넓고 시야가 탁 트였다.송남지는 창밖으로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 도로와 푸른 바다, 파란 하늘을 바라봤다.그녀는 애써 화제를 꺼내려 했다.“남성의 바다는 정말 예쁘네요.”하정훈은 고개를 돌려 아름다운 눈으로 송남지의 얼굴을 훑었다. 풍경에 시선을 머
하정훈은 무심하게 말했다.“우리가 밥을 한두 번 먹었나?”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편식이 그렇게 심했나?’그녀는 고개를 숙여 남성 특유의 신맛이 나는 요리를 한 입 먹었다. 시큼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다. 다시 고개를 들자 옆에 흰색 접시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은은한 시트러스 향수 냄새가 풍겨왔다.양나정은 마치 덜 익은 레몬처럼 약간 앙칼지면서도 청량한 목소리로 말했다.“정훈 오빠한테 들었는데 오후에 바로 서경으로 돌아가신다면서요?”송남지는 정말이지 얄궂은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레스토랑에서도 마주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