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송남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최보라의 말에 당혹감이 밀려왔지만 그녀로서는 딱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그녀의 능력으로는 성은 그룹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가 너무나도 어려웠기 때문이다.자신의 말이 송남지를 겁먹게 했다고 느꼈는지 최보라는 다정한 위로를 건넸다.“남지야, 너무 걱정 마. 하정훈이 지금까지 헤쳐 온 풍파가 어디 한둘이니? 그 사람 능력은 우리 모두가 잘 알잖아. 이번에도 분명 잘 이겨낼 거야.”“어.”송남지는 가볍게 대답을 남겼다. 세상 사람들은 하정훈을 두고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냉혈한 수단을 가진, 자비 없는 사자라고 입을 모아 말하곤 하지만 지금 송남지의 마음속엔 불안함이 가득했다.아무리 대단한 남자라 해도 결국 그 역시 사람이며, 견디기 힘든 고통의 순간이나 도저히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최보라와의 통화를 마친 송남지는 호텔 통창 앞에 서서 수리스의 부드러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냈다.그녀는 하정훈과의 대화창을 열어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로 메시지를 보냈다.[정훈 씨, 만약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 끝내고 나서 천천히 나를 찾아와줘요. 당분간은 계속 호텔에 머물고 있을 거니까.]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송남지는 얌전히 호텔에서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이번에 서경으로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재스민을 물려받아야 하니, 이번 여행은 그전의 휴식이라 여기기로 했다.하지만 오후 내내 휴대폰만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녀의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송남지는 호텔 근처 린트 강변으로 산책을 나섰다. 사람들을 따라 리브르와 거리까지 걷던 그녀는 즐비한 명품 거리의 인파 속에서 눈앞의 매장들을 응시하다가, 문득 무언가 깨달은 듯 급히 최보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최보라는 받지 않았다.하지만 송남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기대로 가득 찼고 흥분된 마음으로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신호음
송남지는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을 잤다.모처럼 느껴보는 깊은 휴식이었다.어제 빗속에서 떨었던 탓인지, 아니면 어젯밤의 격정적인 시간으로 체력이 다한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기지개를 켜며 옆자리의 온기를 찾아 손을 뻗었다.하지만 기대했던 촉감은 느껴지지 않았고 허공을 가로지른 손끝에 송남지의 가슴도 뻥 뚫린 듯 허전해졌다.그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애교 섞인 투정으로 그를 원망하듯 불렀다.“정훈 씨? 정훈 씨...”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그제야 정신이 든 송남지가 몸을 일으켰다.호텔 스위트룸 구석구석 하정훈의 흔적은 없었고 그는 이미 떠난 뒤였다.다만 송남지는 예전처럼 서운해하는 대신 담담하게 씻으러 향했다. 벌써 정오였으니 하정훈에게도 급한 용무가 있을 것이고 그가 곁에만 머물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씻고 나오니 호텔 직원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대여섯 명의 직원이 서 있었는데 그중 우리말이 가능한 아시아계 여성 직원이 정중히 말했다.“송남지 씨, 하정훈 씨께서 특별히 정중히 모시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이어 직원들이 줄지어 들어오며 정갈한 식사와 계절에 맞는 고가의 옷들을 들여왔다.송남지는 피식 웃음이 났다.‘하정훈은 나를 호텔 방에 숨겨두고 애지중지 키울 작정인가?’하지만 그녀도 이 상황이 그저 즐겁고 편안했다.송남지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하정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나 호텔에서 기다릴게요. 일 끝나면 바로 와요.]문자만으로는 말투를 알 수 없었지만, 거절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듬뿍 묻어나는 문장이었다.송남지는 하정훈과 상의를 하려는 게 아니었다.그녀가 머나먼 수리스까지 쫓아온 것은 결코 하룻밤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송남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하정훈의 마음속에 정말 자신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어젯밤을 보낸 뒤 그녀의 마음속엔 이미 확신에 찬 답이 내려져 있었다.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여전히
하씨 가문 정원에는 나한송이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휩쓸린 낙엽 한 장이 허공을 맴돌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하종현은 몇 초의 시간을 들여 그녀의 말을 곱씹었다. 그러나 진실을 깨닫는 순간, 그의 눈동자에 짙은 비애가 번졌다.그는 긴 숨을 내뱉으며 애써 표정을 다잡았지만, 이내 모든 힘이 빠진 듯 어깨가 처졌다.곧이어 깊은 한숨 섞인 자책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우리가 정훈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운 건 아닐까. 제멋대로 하도록 둔 게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한 거겠지.”눈시울이 붉어진 오가은은 이미란에게 수리스로 갈 채비를 시켰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종현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여보, 정훈이는 어릴 때부터 다른 집 아이들과 달랐어요. 우리가 행운아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완벽했죠. 그 애가 성은 그룹을 이끌며 전례 없는 성취를 이뤄냈을 때 우리가 누렸던 그 환희를 떠올려 봐요. 그때 그토록 그 아이를 자랑스러워했다면, 지금 와서 그를 너무 오냐오냐 키웠다고 후회하지 마세요.”...수리스.식은땀을 흘리며 카드키를 손에 꽉 움켜쥔 김서윤은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호텔 객실 문을 응시했다.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소파 위에 쓰러진 남자가 단번에 시야에 들어왔다. 평소 그토록 빛나던 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생기를 잃은 채 반쯤 풀려 있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가장 처참하고 무기력한 모습이었다.숨조차 가늘게 몰아쉬며 누워 있는 그의 모습에 김서윤은 덜컥 겁이 났다.다급히 달려가 하정훈을 부축하려고 몸을 숙이는 순간, 하정훈이 힘겹게 입을 뗐다.“조용히 해, 남지 깨면 안 돼.”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송남지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들키길 원치 않았다.김서윤은 동작을 최대한 멈추고 신중하게 하정훈을 부축해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그러나 곧이어 느껴진 하정훈의 신체는 예상보다 훨씬 더 위태로웠다.하정훈의 팔이 힘없이 자꾸만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이다.김서윤은 덜컥 겁이 나 다급히 말
이미 하정훈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송남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붉은 입술을 그의 귓가에 바짝 밀착시킨 채 나직이 속삭였다.“하 선생님, 어째 체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것 같네요? 다리 다 나으면 운동 좀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송남지의 애교 섞인 투정에는 은근한 도발이 담겨 있었고 이는 하정훈의 승부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수리스의 거센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두 사람의 밤은 그렇게 끝날 줄 모르고 이어졌다.새벽 네 시가 되어서야 폭우가 잦아들었고 호텔 침실 안에는 지칠 대로 지친 두 사람만이 남았다.하정훈은 자신의 품에 안긴 송남지의 이마를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이제 열은 다 내렸군.”하정훈의 말에 송남지는 고양이처럼 그의 품으로 더 파고들며 기분 좋게 웅얼거렸다.“역시 하 선생님 처방이 제일 용하네요.”하정훈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 품 안의 송남지가 고른 숨소리를 내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비로소 안심하며 잠에 들었다.한편 호텔 로비에서 밤이 깊도록 자리를 지키던 김서윤은 몇 번이나 잠결을 헤매다 성루이야 병원에서 온 전화에 정신을 차렸다.전화를 받자마자 의사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정훈 씨의 신체 데이터가 위험 수치를 넘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건 명백한 자살 행위예요!”김서윤은 눈을 크게 뜨며 경악했다.“자살이라니요? 그게 무슨!”병원 측의 상세한 설명을 듣는 김서윤의 안색은 이미 흙빛으로 변해 있었고 엘리베이터 쪽을 응시하며 말했다.“어떻게든 설득해 보겠습니다.”의사는 다시 한번 엄중하게 경고했다.“하정훈 씨께 똑똑히 말씀드리세요. 지금 상황은 약물이나 안정만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비상 회의를 소집해서 수술 시간부터 잡아야 합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전화를 끊은 김서윤의 손이 멈추지 않고 파르르 떨렸다.그는 자신의 떨리는 손을 내려다보며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만약 하정훈이 스스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면
송남지는 억지로 문을 가로막고 있던 임승아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그러고는 입꼬리만 올린 채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임승아 씨, 지금 당장 안 가면 호텔 보안팀 부를 거예요.”임승아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으나, 송남지의 완강한 태도에 더 이상 방 안으로 발을 들일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다.방법이라면 단 하나...진실을 털어놓는 것이었다.임승아는 미세하게 눈매를 떨며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끝내 입술을 깨물며 말을 삼켰다.잠시 후 임승아는 엄숙한 표정으로 경고했다.“송남지 씨, 그 대가는 그쪽이 결코 감당할 수 없을 거예요.”송남지는 코웃음을 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호텔 방문을 닫아버렸다.‘나를 겁주려고?’송남지는 그런 협박 따위에 겁먹을 사람이 아니었다.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정훈이 욕실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렸다.욕실 유리 너머로 비치는 물보라를 바라보던 송남지는 갑자기 목이 조여오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고 얼굴이 달아올랐다.욕실 안의 물소리가 만들어낸 풍경 때문이 아니라, 빗속을 걸으며 얻은 고열이 뒤늦게 송남지를 덮친 탓이었다.하정훈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송남지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잠든 것처럼 보였다.그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오늘 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칠 거라 예상했는데 들고양이처럼 날카롭던 송남지가 이토록 조용히 쪽잠을 자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하정훈은 나직이 웃음을 터뜨리며 입술을 달싹였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 좋게 굴더니, 샤워하는 짧은 사이에 이렇게 지친 거야?”하정훈은 잘 다려진 정장을 챙겨 입고 자리를 떠날 채비를 했지만,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송남지를 돌아보았다.잠든 와중에도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송남지의 얼굴이 묘하게 사랑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하정훈은 그녀의 몸 위를 탐욕스럽게 응시하다 돌연 눈매를 좁히더니 다급히 송남지에게 다가가 몸을 굽히고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살짝 닿기만 했을 뿐인데도 손바닥 끝에 닿는 열기는 소름
하정훈은 깊은 호흡을 내뱉으며 제 허리를 집요하게 파고든 송남지의 손을 떼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송남지는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다는 듯 온 힘을 다해 매달리고 있었다.평소 젠틀한 성품인 그는 강제로 그녀를 뿌리치지 못했고 사실 지금 그에게는 그녀를 밀어낼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자신의 허약함을 겉으로 완벽하게 감추고 있었기에 송남지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정작 하정훈은 본인의 상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결국 하정훈은 무력하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안 갈 테니까, 일단 좀 놓아줘.”송남지는 여전히 손을 풀 기미가 없었다. 그녀는 깨달았던 것이다. 순종적인 여자가 얻는 것은 그저 허울 좋은 이름뿐이지만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여자는 결국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는 사실을.그녀는 더 이상 순종적인 여자로 살지 않기로 했다.최보라의 말처럼 타인의 사춘기는 십 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서른이 되어 비로소 첫 반항기가 찾아온 듯했다.“싫어요, 안 놓을래요.”송남지의 대답은 확고했다.하정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금 그녀의 손을 내려다보았다.너무 힘주어 잡은 탓에 그녀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마음이 쓰인 하정훈의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남지야, 나 안 간다고 했잖아. 말해 봐, 여기 남아서 뭘 해주길 바라는 거야?”송남지는 눈을 깜빡이다가, 그가 떠나지 않겠다는 말에 그제야 빠르게 몸을 일으켜 그의 앞을 막아서며 외쳤다.“나랑 같이 자요!”하정훈은 순간 눈동자가 흔들릴 만큼 적잖이 놀랐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평온함을 유지했다.“그래, 여기 남아서 너랑 같이 잘게.”대답을 마친 하정훈이 천천히 침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하지만 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대로 서서 불만스러운 듯 툭 내뱉었다.“정훈 씨, 당신한테서 약 냄새 나요.”마치 은밀한 비밀이 탄로 난 사람처럼 하정훈은 찰나의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태연한 척하며 송남지를 돌아보았다.“그럼 씻고 올게.”하정훈이 욕실로 들어가자 이내 물줄기가
하씨 가문의 결혼식은 비록 소박했지만 친인척만 초대된 연회장은 극도로 화려했다.하씨 가문과 연이 닿은 사람들은 대개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 정도의 호화로움은 하씨 가문이 새로 맞이하는 며느리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증거임을 잘 알고 있었다.현재 하씨 가문은 하정훈이 이끌고 있으므로 하씨 가문과 가까워지려면 사모님에게 흠 잡힐 일은 만들지 않아야 했다.그래서 송남지가 마주친 사람들은 거의 다 그녀에게 살갑게 대했다.심지어 최미경에게까지 특별히 친절하게 굴었다.핑크색 장미를 들고 있던 송남지는 윤해진과의
윤해진은 눈빛이 음울해지며 말했다.“그 여자가 정말 그런 더러운 짓을 했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허상미는 윤씨 저택으로 돌아와 손윤영 앞에서 죽네 사네 난리를 쳤다.손윤영은 깜짝 놀라 허상미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 송남지에 대한 괘씸함이 더욱 커졌다.그녀는 밤에 윤해진을 따로 불러내 매섭게 말했다.“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송남지는 절대 윤씨 가문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야!”윤해진은 손윤영을 어르고 달래며 말했다.“엄마, 이번 일은 남지가 잘못한 게 맞지만 그래도 나와 남지는 부부잖아요. 엄마가 들어오지
그들 중 한 명이 길을 막는 데 쓰였던 쓰레기통을 잡아끌었다.그러자 경멸하는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쓰레기통은 끌지 마, 시끄러워.”그 사람의 말투는 마치 허세준이 쓰레기통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듯했다.허상미는 윤씨 저택에서 허세준을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내일은 그녀의 생일이었기에 손윤영과 함께 가련한 척 연기를 펼친 끝에 겨우 병원에서 윤씨 저택으로 돌아오라는 허락을 받아냈다.그녀는 속셈이 있었다.윤씨 저택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의사에게 남편과의 은밀한 관계가 가능한지 조심스럽게 문의했고 의사는
‘설마, 이것 때문에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저런 태도를 보인 건가? 그렇다면 하씨 가문에서 나를 굳이 며느리로 삼으려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겠지. 둘 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니, 적어도 그 문제로 부딪힐 일은 없을 테니까.’송남지는 하정훈이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 후, 친구들을 만나러 갈 거라고 생각했다.‘요즘 사람들은 다들 총각 파티 같은 거 하니까. 어제 일이 있어서 못 갔으니 오늘은 가겠지.’송남지는 집에 들어서자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하정훈을 보고 당황하여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안 나가세요?”하정훈도 약간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