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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지현의 선물

Author: 릴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16 17:00:42

강도진은 책상 위에 놓인 어설픈 크레파스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세 살배기 예인이 고사리 손으로 그린 '가족' 그림. 지수와 도진, 예인이 손을 맞잡은 조잡한 스케치에서 도진은 묘한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예술품으로 가득 찬 사무실에서 그 도화지는 이질적이면서도 강렬했다. 어느새 그림은 집무실 중심을 차지했고, 매일 아침 이를 응시하며 업무를 시작하는 도진의 모습에 수진의 불안은 위험수위를 갱신하고 있었다.

자신이 온갖 수단으로 빼앗은 도진의 일상이, 얼굴도 모르는 3살짜리 꼬마에게 침식당한다는 사실을 수진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도진 씨, 내일 현수와 현지 유치원에서 ‘아트 페스티벌’을 하는데……”

수진의 날 선 목소리가 적막을 깼다. 도진은 예인의 그림에서 눈을 떼고 수진의 허리를 습관적으로 안았다.

“월차는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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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149화. 새로운 이웃

    진우는 텅 빈 자신의 오피스텔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급하게 수진의 손에서 현수와 현지를 데려오긴 했지만, 모노톤의 가구들로만 채워진 삭막한 집은 아이들이 거주하기에는 영 부적합했다. 상처받은 남매에게는 숨이 막히는 사방의 벽 대신, 따스한 온기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그때 진우의 머릿속을 스친 곳이 있었다. 그동안 지수와 예인이를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수없이 드나들었던 고급 타운하우스, ‘리버파크’였다.그곳은 남향의 따뜻한 햇살이 하루 종일 거실 가득 들어차고, 아이들이 발을 구르며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개인 정원이 딸려 있었다. 무엇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는 곳이었다.하지만 진우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따로 있었다. 지수와 예인이를 언제든 지켜줄 수 있고, 숨소리마저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감. 그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진우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부드럽게 걸렸다.진우는 아이들을 데려온 바로 다음 날, 마침 기적처럼 비어 있던 지수의 바로 옆집을 구입해 곧바로 극비리에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했다.남매의 방은 진우가 직접 도면을 확인하며 세심하게 꾸몄다.첫째 현수의 방은 차분한 그린 톤의 벽지에 따뜻한 원목 가구를 배치해, 아이가 언제든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아지트처럼 연출했다. 방 한가운데에는 현수가 좋아하는 블록을 마음껏 펼쳐놓고 조립할 수 있는 커다란 아일랜드 테이블을 두었다. 그동안 엄마의 눈치를 보느라 제 장난감 하나 마음 편히 가지지 못했던 아이에게 온전한 '자유'를 선물하고 싶었던 진우의 깊은 배려였다.반면, 사랑에 굶주렸던 막내 현지의 방은 포근한 파스텔 핑크와 베이지 톤의 색감으로 채웠다. 한쪽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가득한 진열장을 짜 넣었고, 다른 한쪽에는 마음껏 낙서하며 억눌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커다란 드로잉 보드를 설치했다. 나중에

  • 가장 잔인한 축복   148화. 양육권 싸움

    “대표님, 예강 주식회사를 비롯한 우호 지분 명의로 폭락하는 CB 그룹의 주식을 빠르게 매집하고 있습니다. 도진 측에서는 현재 터진 스캔들로 주가 방어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우리가 밑바닥에서 지분을 줍줍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강이현의 차분한 보고에 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은 차가웠다. 한수진에게 사법 처벌이라는 합당한 지옥을 선물하고, 마침내 아이들을 제 품에 안은 진우의 다음 타깃은 애초부터 강도진과 CB의 경영권이었다. 그들의 거대한 성을 통째로 무너뜨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같은 시각, 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지는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도 오만의 정점에 선 강도진의 뇌 회로는 기괴한 희망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그래…… 하수진 저 여자는 돈이 모자라면 제 자식도 팔아넘기는 독하고 천박한 년이야. 저런 전과자에게 내 아이의 양육을 맡길 수는 없지.’도진은 집무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은 채 길게 담배 연기를 뱉어냈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수진이 아닌 오직 한 사람, 이지수였다. 지수는 다정하고 모성애가 깊은 여자였다. 수진이 낳을 제 핏줄을 지수에게 맡긴다면, 지수는 분명 예인이와 함께 그 아이까지 친자식처럼 품어줄 터였다.‘박진우가 현수와 현지를 데려갈 테니, 이지수가 박진우 곁에 맴돌 명분도 완전히 사라졌어. 지수도 혼자 예인이를 키우느라 슬슬 한계에 부딪혔을 테니, 내가 다시 손을 내밀면 돌아올 수밖에 없다.’수진이라는 오물은 언제든 완벽하게 치워버릴 수 있었다. 이제 지수와 재결합하여 그녀가 키워낸 제이아우라를 CB의 날개 아래 품기만 하면 모든 것이 완벽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괴하고도 거대한 착각에 사로잡힌 도진이었다.한편, 한수진의 하루하루는 펄펄 끓는 지옥의 불길을 걷는 듯했

  • 가장 잔인한 축복   147화 신사들의 새로운 사교의 장

    성수동 구시가지에 자리 잡은 멀티 플렉스숍 ‘the moon’.이곳은 정식 오픈식 전부터 이미 강남의 내로라하는 자산가들과 남성 커뮤니티 사이에서 은밀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그 안에서도 특히 제이아우라 존에 자리잡은 프리미엄 바버숍과 프라이빗 라운지를 결합한 ‘man cave’는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였다.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발걸음해야 하는 쇼핑의 성지로, 그루밍에 눈을 뜬 입문자부터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전문가들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공간. 무엇보다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 만한 고급 정보가 오가는 최고의 사교 장소였다.지수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이상적인 공간이 마침내 완벽한 형태로 구현되어 가고 있는 셈이었다.한편, 이 ‘man cave’는 또 다른 의미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유부남들 사이에서 ‘가정의 수호’를 위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알려진 탓이었다.“김 사장님, 사흘 뒤에 있을 사모님 생일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정갈하게 가위질을 하며 헤어를 정리하던 바버 정우진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 말에 거울 속 김 사장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 아차. 사흘 뒤가 와이프 생일이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탓이다.김 사장은 베테랑 사업가답게 놀란 표정을 능숙하게 감추며, 은근 슬쩍 우진에게 정보를 요구했다.“에이, 귀도 밝군 그래. 그렇지. 하지만 웬만한 명품은 다 선물해 본 탓에 올해는 뭘 해줘야 할지 도통 감이 안 와서 말이야.”우진은 거울을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고급 정보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았다.“저희 매장 바로 옆에,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가 막힌 실력을 갖춘 조향사가 새로 입점했습니다. 사모님께서 워낙 향에 민감하셔서 시중의 일반적인 향수는 쓰지 못하신다고 들었는데, 오직 사모님만을 위한 세계 유일의 맞춤 향수를 선물하시는 건 어떨까요?”김 사장은 흥미로운 듯

  • 가장 잔인한 축복   146화. 사면초가(四面楚歌)

    CB 대표실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강도진은 책상 위에 놓인 아스테리아의 공식 서한을 노려보며 연신 마른침을 삼켰다. 루체른과 원석 공급 계약을 파기한 지금, 브랜드 신뢰도를 위해 고개를 숙이고 다시 아스테리아의 문을 두드려야만 했다.과거 아스테리아는 CB에 시장가의 70%라는 파격적인 특혜 가격으로 원석을 공급해 왔었다. 하지만 돌아온 그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시장가보다 20% 인상된 금액이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도진이 서류를 집어던지며 포효하자, 태준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올렸다.“대표님, 하지만 아스테리아 측에서 보낸 세부 조항을 보셔야 합니다. 우리가 최근 블랙 다이아몬드 독점 입찰에 성공한 것을 감안해, ‘VVIP 우대 할인’ 명목으로 10%를 차감해 주겠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시장가보다 10% 높은 금액으로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뜻입니다.”“우대 할인?”도진이 실소를 터트렸다. 겉으로는 대단한 혜택을 주는 척 생색을 내고 있지만, 실상은 시장가보다 10%나 비싼 값에 원석을 넘기겠다는 교묘한 폭리였다. 과거에 받던 공급가와 비교하면 CB가 감당해야 할 원가 부담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태준은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예전에 루체른과 함께 저희 회사의 원석 공급을 위해 비공개 입찰을 했던 프랑스 공급사, ‘오렐리 주얼리’에 연락해 보는 건 어떨까요? 거긴 최소한 시장가에 원석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겁니다.”도진은 태준의 말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서류의 가장 마지막 장에 붉은 직인과 함께 찍힌 서슬 퍼런 공문 한 줄을 바라보았다.

  • 가장 잔인한 축복   145화. 덫의 서막

    도진이 블랙 다이아몬드 VVIP 쇼케이스 준비로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수진은 진우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수진을 기다리는 것은 차가운 기계음뿐이었고, 진우는 수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그녀의 최근 동향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그러자 독이 오른 수진에게서 결정적인 미끼가 날아왔다. 아이들 문제로 상의하고 싶다는 메시지였다. 현수와 현지. 진우의 유일한 역린이자 전부인 아이들의 이름이 나오자, 진우는 그제야 차가운 눈을 빛내며 수진이 일방적으로 정한 약속 장소로 향했다.약속 장소로 향하며 진우는 수진의 자료를 다시 상기했다. 수진은 도진의 모친인 김미자에게 임신을 핑계로 30억 원을 받았고, 진단서 사건 이후 그 돈을 당장 돌려주어야 하는 처지라는 점이었다.‘이혼 후 한 번도 연락이 없던 여자가 갑자기 만나자고 한 이유가, 결국 그 30억 때문이었군.’수진은 장미처럼 화려하게 빛나던 예전의 모습이 아닌, 온통 어울리지도 않는 명품으로 도배한 추한 임산부의 모습으로 진우를 기다리고 있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마주 앉은 수진은 차가운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뻔뻔하게 본론을 꺼냈다.“당신, 현수랑 현지한테 애착 많잖아. 솔직히 강도진은 제 핏줄도 아닌 애들한테 관심도 없어요. 내가 두 아이 양육권, 당신한테 순순히 넘겨줄게요.”진우는 대답 없이 팔짱을 끼고 수진을 응시했다. 그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수진이 침을 삼키며 본색을 드러냈다.“대신, 나 이혼할 때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나왔잖아. 그 위자료 셈 치고, 깔끔하게 50억 줘요. 그럼 나도 애들 문제에서 완전히 손 뗄 테니까.”자신의 친자식들을 삼십억 빚을 탕감하고 남은 돈을 챙길 ‘담보’로 던지는 여자. 진우는 속에서

  • 가장 잔인한 축복   144화. 검은 유혹

    ‘새로운 태양’ 프리미엄 라인의 디자인으로 겨우 강도진의 신뢰를 되찾은 수진은, 다시 그의 카드를 손에 쥐게 되면서 물질적인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백화점 명품관을 돌며 닥치는 대로 긁어대던 영수증만이 그녀의 얄팍한 자존심을 채워주었다. 하지만 쇼핑백이 쌓여갈수록 마음 한구석의 무거운 돌덩이는 도리어 커져만 갔다.도진의 부모, 강 회장 부부에게 받았던 30억 원. 그것이 여전히 수진의 발목을 단단히 옥죄고 있었다.다행이라면 도진의 입김 덕분인지 김미자가 당장 돈을 돌려달라고 사납게 재촉하지는 않는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도진의 무정자증 진단서가 세상에 공개된 이후, 아이의 친부에 대한 추잡한 의문은 유령처럼 수진의 뒤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있었다.게다가 수진을 가장 미치게 만드는 것은 도진의 애매한 태도였다.그는 여전히 자신의 집과 수진의 처소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인 준비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수진을 찾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배도 불러오는데 회사 출근해서 스트레스받지 마. 특별한 일 없으면 집에서 쉬어.”배려를 가장한 도진의 말은 수진의 귀에 날카로운 배제(排除)로 들렸다.‘이래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내가 어떻게 이지수를 몰아내고 이 자리까지 왔는데……! 왜 아직도 나는 떳떳한 안주인이 아니라 내연녀라는 더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하지?’수진은 잘게 떨리는 손가락으로 손톱을 거칠게 물어뜯었다. 불안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올랐다.‘설마 강도진, 그 인간…… 내 디자인만 쏙 빼먹고 날 버리려는 건 아니겠지?’‘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아니야, 이 아이는 강도진의

  • 가장 잔인한 축복   127화 베이비샤워 2

    파티 당일, 한수진은 자신의 배가 은근히 드러나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도진의 손을 잡은 채 손님들을 맞이했다. 목에 걸린 '새로운 태양'의 안젤라이트가 화려하게 빛났지만, 최근의 크랙 논란을 의식한 듯 수진의 미소는 어딘가 과장되어 있었다. 그 곁의 도진 역시 차분한 베이지색 정장 차림으로 A국의 최상급 인사들과 CB의 주요 거래처 가문들을 대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홀에 모인 손님들이 샴페인을 곁들이며 사교를 즐길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파티는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하지만 식사 시

  • 가장 잔인한 축복   120화 든든한 내 편

    지수가 처음 예인이를 입양한다고 했을 때, K국에 있는 부모님과 오빠가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온전히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입양 과정에서 이정환과 서윤주가 적극적으로 도와준 결과, 예인이는 현재 리버파크에서 가장 좋은 방에 머물고 있었다. 화이트와 딸기우유 색으로 사랑스럽게 인테리어된 자신만의 방에서, 아이는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엄마, 아빠 고마워요."

  • 가장 잔인한 축복   105화 우연한 만남

    지수의 가벼운 발걸음은 지현이 묵고 있는 호텔로 향하고 있었다. 지현이 처음 A국에 도착했을 때 지수는 리버파크에서 함께 지내자고 권했었다. 하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성인 남녀가 한집에 있으면 스캔들 나기 딱 좋다며 지현이 한사코 거절했던 탓에,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거처를 쓰게 되었다.오전에 통화했던 엄마의 격앙된 반응으로 봐서는, 분명 입 가벼운 오빠가 진작에 다 이른 게 분명했다.‘지 집안 일 아니라고 낼름 고자질을 해?’ 이 헐랭이 고자질쟁이에게 오늘 저녁은 눈물 쏙 빠지게

  • 가장 잔인한 축복   67화 평온이라는 이름의 올가미

    200억이라는 거금을 쏟아붓고 나서야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집무실을 가득 채웠던 비난의 화살들이 연기처럼 사라진 밤, 도진은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면서도 도진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지수에게 이 추잡한 스캔들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평소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던 그녀의 차가운 시선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구두를 벗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도진은 위축되어 있었다.하지만 어두운 거실에서 그를 맞이한 지수의 얼굴에는 예상했던 분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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