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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Author: 윤소정
강지현은 말을 하다가 방금 할머니를 돌보던 가정부가 옆에서 몰래 그들을 훔쳐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김태하에게 눈짓했다. 김태하는 곁눈질로 슬쩍 바라봤지만 굳이 볼 필요도 없이 이미 알아챘다.

“우리 집 두 어르신이 다 이런 식이에요. 익숙해지면 돼요. 다음에 불편하면 그냥 거절해도 되고요.”

강지현은 고개를 저었다.

“사실 오늘 저도 태하 씨를 뵙고 싶었어요. 주상 그룹 프로젝트를 제가 맡아 처리했잖아요. 태하 씨 덕분이 크고, 원래 감사 인사드리고 싶었거든요.”

김태하는 낮게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태하 씨에게 뭔가 해드리고 싶어요. 뭐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좋을지...”

강지현은 말하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가진 것이 많은 김태하는 감사 인사로 뭘 받으면 좋을지 잠시 생각이 필요했다.

“감사요?”

김태하는 강지현이 이런 말을 꺼낼 줄 몰랐지만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

“태하 씨, 저녁 안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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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날 사람은 붙잡아도 못 붙잡아. 천해 그룹이 작정하고 우리를 노린다면 돈으로 맞서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주단우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이참에 끝까지 함께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있고.”모두 놀랐다. 현재의 위기 앞에서 주단우가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현다영만은 그 뜻을 곧바로 이해했다.강지현이 주상 그룹을 주단우에게 맡긴 건 현명한 판단이었던 모양이다.인재 영입 제안은 천해 그룹이 주상 그룹 핵심 인력을 흔들기 위한 첫 단계에 불과했다. 연봉 경쟁을 벌인다면 일부는 붙잡을 수 있겠지만 회사 전체가 동요할 터였다.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천해 그룹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지 않아도 주상 그룹이 계속 끌려다니게 된다.주단우는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 주되, 회사를 향한 신뢰와 책임감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었다.여러 조건을 따져 보고도 남는 사람은 더 믿을 만할 것이다.당장은 인력을 잃을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핵심 조직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다른 직원들까지 휘둘릴 일도 줄어들 터였다.모두 침묵하자 현다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주 대표님 의견에 찬성합니다. 지현 언니랑 통화했는데요. 지금 주상 그룹의 대표이사는 주 대표님이니 모든 일은 주 대표님 판단에 따르라고 했어요.”현다영이 강지현의 뜻까지 전하자 일은 무리 없이 통과됐다.뒤이어 주단우는 천해 그룹의 신약 관련 발표에 대응할 업무도 몇 가지 지시했다.현재 자신들은 노출돼 있지만 상대의 속내는 알 수 없었다. 상대의 패를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주단우는 반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바깥에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원래 계획대로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홍보도 당분간 조용히 진행하되 앞으로 비용을 줄일 방안을 새로 마련할 생각이었다.신약은 모두 특수 의약품이라 주상 그룹의 가격도 이미 낮은 편이었지만 포장과 외부 협력 비용은 더 줄일 여지가 있었다.국민을 위한 의약품을 만들겠다는 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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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980화

    한 시간 뒤 강지현은 응급처치실 밖에서 문 위에 켜진 불빛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눈길을 돌리면 불빛마저 꺼질 것 같았다.침착하려 애썼지만 온갖 끔찍한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은주희가 보낸 메시지였다.[12시간 뒤 도착할 거야.]김태하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태는 위독했다. 병원은 곧바로 위독하다는 통보를 하고 가족에게 연락해 서명받으라고 했다.강지현은 망설이다 결국 은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만약에라도...마지막 얼굴은 봐야 하니까.하지만 강지현은 여전히 김태하가 생기 없는 얼굴로 응급처치실에 실려 들어가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제발 이 모든 게 악몽이었으면... 하늘은 왜 이렇게 함께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까. 너무 행복하면... 오래가지 못하는 걸까?]“김태하.”강지현은 고개를 숙여 아랫배를 감쌌다.“우리 세 식구 계속 함께하자고 했잖아. 약속 어기면 안 돼.”복도 끝 창문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날이 밝았다.하지만 강지현의 세상은 여전히 캄캄했다....같은 시각, 해원시.“이 집은 전망이 정말 좋아요. 해원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맞은편에는 서운각도 보여요. 차로 10분이면 서운각 정원에 갈 수 있죠. 나라에서 지정한 공원이라 자연환경도 훌륭해요.”분양 담당자가 꼼꼼하게 설명했다.이곳은 최고급 단독 별장이었다. 서운각을 지은 건축팀과 설계자가 같은 기준과 규격으로 만든, 서운각과 같은 계열의 고급 주택이었다.서운각보다 나중에 지어져 내부 시설은 오히려 새것이었다.면적과 명성만 서운각에 못 미칠 뿐 다른 모든 면에서는 더 나았다.“그럼 여기로 하지.”이도운은 나직이 말하며 옆에 선 여자의 허리를 감쌌다. 눈빛으로 의견을 물었다.“어때?”“너무 좋아요! 마음에 들어요.”이서가 다정하게 웃었다.“자기가 좋다면 나도 다 좋아요.”두 사람이 계약을 결정하자 분양 담당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오늘 제대로 운이 터졌다.두 사람은 중개인을 통해 서운각에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9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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