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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Penulis: 재인
강하리는 조시욱이 이끄는 대로 주택 안으로 들어섰다.

잠시 침묵하던 조시욱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구승훈 또 만났어?"

강하리는 특별한 감정 없이 담담히 대답했다.

"네, 만났어요."

조시욱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그때, 강하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구승훈 씨를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했어요."

조시욱은 입을 살짝 벌리더니 이내 피식 웃었다.

"괜찮아."

강하리는 자신이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조시욱의 얼굴엔 오히려 안도한 기색이 역력했다.

"난 네가 화낼 줄 알았어."

강하리는 눈을 내리깔며 피식 웃고는 말했다.

"화낼 것도 없어요. 게다가 선배도 다 일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요."

조시욱이 웃으며 말했다.

"근데 예전의 넌 항상 나한테 네 역린을 건드린 것처럼 느끼게 했어."

강하리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시욱은 다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하리야,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구승훈도 널 위험에 빠뜨리고 싶어 하진 않을 거고,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걱정 마. 내 임무가 뭐든 어떤 위험이 닥치든, 내가 너 지킬 거야."

그의 말은 마치 굳은 맹세처럼 유난히 진지했지만 강하리는 시선을 떨군 채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시욱 선배."

"응?"

조시욱이 조용히 물었다.

"왜 그래?"

"오늘은 가족들께 우리 사이엔 가능성이 없으니 더 이상 약혼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려고요."

그 말에 조시욱은 발걸음을 멈칫했다.

그는 강하리가 자신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심씨 가문과 진 장관 모두 구승훈과 강하리가 함께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고 자신은 강하리 앞에선 불리할지 몰라도 최소한 심씨 가문 내에서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강하리가 기꺼이 타협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하지만 강하리가 그에게 이렇게 짧은 시간만을 허락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전에 했던 말들 때문이야?"

"그것 때문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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