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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ผู้เขียน: 재인
구승훈은 소파에 나른하게 앉아 있었다.

기분이 꽤 좋아 보였는데 그의 옆엔 어제 커피숍에서 본 그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의 치마가 너무 짧아 허벅지가 훤히 비칠 지경이었다.

강하리는 구승훈에게 다리를 바짝 들이댄 그녀를 보더니 이내 시선을 피했다.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한 듯싶었다.

그 여자는 강하리가 들어온 순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다만 구승훈이 옆에 있으니 딱히 내색하진 못했다.

구승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강하리를 쳐다봤다.

“강 부장, 용건 있어?”

강하리는 그의 옆에 앉은 여자를 힐긋 쳐다봤다.

“네.”

구승훈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댔다.

“퇴사에 관한 일이라면 바로 인사팀 찾아가면 돼.”

강하리는 잠시 침묵했다.

“퇴사에 관한 일 아니에요.”

구승훈이 가볍게 웃었다.

“그럼 뭔데? 난 또 강 부장이 날 찾아올 이유가 퇴사밖에 없는 줄 알았지.”

강하리는 애써 야유가 담긴 그의 말을 참으며 옆에 앉은 여자를 쳐다봤다.

“대표님과 따로 얘기 나누고 싶어요.”

구승훈은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둘 사이에 따로 나눌 얘기가 더 있을까 심히 의심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강하리는 심장이 철렁거렸다. 그녀는 구승훈의 성격을 잘 안다.

전에 클럽에서 그의 체면을 짓밟았고 퇴사에 관해서도 그토록 단호한 태도를 선보였으니, 구승훈은 분명 그녀를 호락호락하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경멸의 미소를 날렸다.

“나랑 강 부장 사이에 따로 나눌 얘기가 더 있어?”

강하리는 입술을 앙다물고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

“대표님, 저 퇴사하지 않겠습니다.”

구승훈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급여에 대해 대표님과 상의하고 싶습니다.”

구승훈이 두 팔을 껴안고 있다가 결국 옆에 앉은 여자에게 말했다.

“양 부장, 미안한데 우리 업무는 다음에 다시 얘기해.”

양 부장이 분노 어린 눈길로 강하리를 째려봤지만 끝내 활짝 웃으며 구승훈에게 말했다.

“네, 대표님. 일단 강 부장님 일부터 처리하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강하리를 힐긋 노려보더니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양 부장이 떠난 후에야 구승훈의 시선이 강하리에게 돌아왔다.

“할 얘기가 뭐지?”

강하리는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잠깐 망설였다.

구승훈은 매우 인내심 있게 그녀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대표님, 저 돈 좀 빌려줄 수 있나요?”

구승훈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그녀는 끝내 입을 열었다. 퇴사하지 않겠다는 말은 더 이어가지 않았고 돈 좀 빌려달라고 대뜸 말을 꺼냈다.

“풉...”

구승훈은 대놓고 야유에 찬 미소를 날렸다.

“강 부장은 지금 여기가 자선단체인 것 같아? 아니면 우리의 감정이 매우 깊어서 내가 선뜻 돈을 빌려줄 거라고 여긴 거야?”

강하리는 몹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나 그녀 예상대로였지만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을 이었다.

“꼭 갚겠습니다.”

구승훈이 양팔을 껴안고 그녀에게 쏘아붙였다.

“강 부장, 마음 정할 때까진 더 이상 찾아오지 마. 이만 나가봐!”

그의 표정은 소름 끼칠 정도로 싸늘했다.

강하리는 제자리에 서서 꿈쩍하지 않았다.

한참 후 그녀는 드디어 타협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표 내지 않겠습니다.”

구승훈의 어두운 안색이 조금은 밝아졌다.

“잘 안 들려.”

강하리는 그를 마주 보며 대답했다.

“사표 내지 않겠다고요. 전에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디 너그럽게 봐주세요, 대표님.”

구승훈이 가볍게 웃으며 드디어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리 와.”

강하리는 이제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지만 더는 물러날 길이 없었다.

3초 동안 망설인 후 그녀는 구승훈 쪽으로 걸어갔다.

구승훈은 그녀를 힘껏 잡아당겼고 갑작스러운 힘에 쏠린 그녀는 구승훈의 몸 아래에 깔리고 말았다.

“진짜 안 갈 거지?”

강하리는 그의 눈을 피하며 머리를 끄덕였다.

“나 보면서 대답해.”

그는 강하리의 턱을 잡고 강제로 얼굴을 돌렸다.

강하리는 씁쓸한 마음을 뒤로한 채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안 가요.”

“왜 생각이 바뀐 거야? 말해봐.”

구승훈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강하리는 한참 고민하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대답했다.

“돈이 필요해서요. 대표님 말곤 침대에서 편히 즐기면서 돈까지 쥐여주는 사람이 없거든요.”

구승훈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그녀의 옷 속에 손을 넣었다.

“아주 정확하게 꿰뚫었군. 말해봐, 얼마나 원하는지.”

강하리는 애써 담담한 척하며 말했다.

“오늘 건 2억이요.”

구승훈이 막 그녀의 단추를 풀려다가 동작을 멈추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가당키나 해?”

강하리도 일부러 독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뭐, 대표님이 정 그러시다면 저는 다른 주인을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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