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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작가: 재인
어떤 새X면 어때서.

정주현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그래도 구승훈보단 안전할 것 같았다.

그리고 뭐, 쫄래쫄래 따라가?

택시 잡아 집에 갈 거었거든?

강하리는 제멋대로 넘겨짚는 구승훈 때문에 화가 났지만, 해명조차 귀찮았다.

“주현 씨가 흑심 품고 있단 거 말하고 싶은 거였어요?”

“알면서 따라가는 거야?”

구승훈이 으르렁대듯 물었다.

강하리가 고개를 들어 그와 마주 보았다.

“흑심이라면 구 대표님도 만만치 않으신 것 같은데요.”

구승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강하리를 잡아끌고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강하리는 안깐힘을 썼지만, 구승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주위 사람들이 이쪽을 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강 부장?”

구승훈이 차에 욱여넣다시피 강하리를 태우자, 운전석에 앉아있던 구승재가 놀란다.

그제야 강하리가 저항을 멈췄다.

구승재 앞에선 구승훈이 조금은 얌전해질 거니까.

“형, 강 부장, 어디로 갈까요?”

“아파트.”

“로터스가든이요.”

강하리가 대답한 곳은 손연지의 집 주소, 구승훈의 대답은 전에 둘이 같이 살던 그 아파트.

엇갈리는 두 사람의 대답에 구승재는 웃음을 터트렸지만, 별 다른 말 없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도중에 정주현의 전화가 걸려왔다.

강하리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받았다.

“하리 씨, 구 대표가 데려갔어요?”

옆에서 똑똑히 들은 구승훈의 얼굴이 차가워졌다.

저 새끼가.

“강 부장님”에서 “하리 씨”로 바뀐 호칭이 그렇게 귀에 거슬릴 수가 없다.

“네. 별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알겠어요. 집에 도착하는 대로 연락 줘요.”

“네.”

“정 걱정되면 운전해 쫓아오든가.”

빈정대듯 끼어든 구승훈의 한 마디.

정주현이 술을 마신 걸 뻔히 알면서 하는 소리다.

강하리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멈춰섰고, 강하리가 흠칫했다.

아파트 주차장.

“난 일이 있어서 이만.”

주차를 마친 구승재는 도망치듯 사라져 버렸다.

차 문을 열려는 강하리의 손목을 낚아챈 구승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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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구승훈이 강하리의 다치지 않은 손을 잡더니 자기 옷에 가져다 댔다.“풀어.”목소리에는 욕망이 가득 담겨 있었고 한껏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강하리는 원래 손을 빼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다시 그녀의 손을 끌어오더니 외투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자기야, 천천히 벗겨줘.”“승훈 씨...”강하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그만해.”그러나 구승훈은 외투를 벗은 뒤에 이번에는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벗어버렸다.순간 남자의 다부진 가슴이 눈에 들어온 강하리는 정신이 아찔해지기 시작했다.그녀에게 군복 입은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기 싫었던 구승훈은 벗은 상의를 그대로 소파 쪽에 던져버렸다.그리고 벨트를 풀고 바지도 벗었다.원래 환자복을 입고 있던 강하리도 어느새 구승훈에 의해 옷이 벗겨졌다.그렇게 서로의 살결이 닿은 순간 강하리는 또다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구승훈이 마치 며칠을 굶주린 짐승처럼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베어 물었다.그러나 막상 입에서 내뱉는 말은 사람을 어이없게 만들었다.“자기야, 첫 번째 유니폼은 오늘 이미 보여준 거야.”강하리는 겨우 남은 이성으로 그를 다시 밀어내려고 했지만 구승훈은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강하게 밀어붙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얽히고설키면서 잠시 황홀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강하리는 병실 밖에 사람들이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게 구승훈이 아무리 거칠게 몰아붙여도 그녀의 손과 얼굴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마음속의 방어선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지만 강하리는 더 이상 업무를 보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깊은 밤.구승훈은 욕실 가운 하나만 걸친 채 강하리의 눈에 입을 맞추며 나지막하게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자기야, 잘 자.”그리고 말을 마치자마자 소파 쪽에 걸어가더니 아까 벗어둔 제복을 정갈하게 갠 뒤 병실 밖으로 나갔다.병실 밖.준봉과 몇몇 부하 직원들은 이 순간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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