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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강하리의 안색이 확 바뀌었다. 분노에 찬 눈길로 구승훈을 노려보았다.

“그런 시시껄렁한 얘기나 할 거면 나가세요.”

“말 다했어?”

구승훈의 눈매가 급 가늘어졌다.

강하리가 주해찬에게 고개를 돌렸다.

“선배, 나 배고파요.”

주해찬이 옆에 놓았던 보온통에서 죽 한 그릇을 담아냈다.

“연지 씨가 끓인 거야. 일단 이거 먹고 이따가 맛있는 거 사올게.”

강하리가 고개를 끄덕였고, 주해찬이 죽그릇과 숟가락을 들고 강하를 마주하고 앉았다.

그리고 한 숟갈씩 강하리에게 죽을 떠 먹이기 시작했다.

구승훈의 무거운 눈길이 숟가락을 쥔 주해찬의 손과 오물오물 죽을 받아먹는 강하리의 입술 사이를 방황했다.

“강하리, 강찬수가 죽었어.”

구승훈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한 마디.

강하리가 굳어졌다. 숟가락을 쥔 주해찬의 손도 허공에 멈춰졌다.

“뭐라고요?”

“너 병원에 데려다 놓은 뒤에 승재한테 찾으라고 시켰는데, 오늘 찾았어. 시체를.”

강하리의 입매가 꽉 조여졌다.

강찬수의 죽음에 대한 가슴 아픔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었다.

엄마를 밖으로 밀어내던 그 인간에게 죽으라고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는데.

도박에 술에 흥청망청 놀면서도 목숨만은 질기던 인간이.

물어볼 게 생기자마자 죽었다고?

“어떻게 죽은 거예요? 사망 원인은요?”

“몰라. 지금쯤 부검 중일걸. 나중에 경찰이 너 찾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사실대로 다 말해.”

강하리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 속을 솜뭉치로 틀어막은 듯 답답한 느낌이었지만, 일단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주해찬의 핸드폰이 울렸다.

오늘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이었지만, 다 제쳐두고 강하리에게 달려왔던 그였다.

외교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안 받을 수는 없었다.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잠깐만.”

주해찬이 나간 뒤, 구승훈이 입을 삐죽였다.

“저 사람이 혹시 네 로망 속 남자친구야? 저 프로뒷북러가?”

“맞는데요. 프로참견러 님.”

“뭐어? 야, 너 일 날 때마다 곁에 나타나준 게 누군데!”

“나한테 일 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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